미래 투자 vs 주주 관리…현대차의 우선순위는?
정낙영 기자 | naknak@chosun.com | 2020.03.25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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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폭락에도 투자 적기 놓칠 수 없는데
올해만 10조투자…현금흐름 악화 불가피
미래투자 불확실성에 투자자 불만도 가중
주주 관리 나서기도 힘든 상황…"생존 문제"

글로벌 경기침체(Recession) 우려로 현대자동차 주가가 연일 하락세다. 60조원 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미래사업 선점과 기존 사업 수익성 확보까지 과제가 산적해 있지만 중장기 청사진에 대해 투자자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12월 CEO 인베스터데이에서 2025년까지 6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6년간 기존사업 경쟁력 강화에 41조원, 미래기술에 20조원 규모로 올해부터 매년 10조원 안팎을 투입해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2년까지 34조5000억원가량 원가절감을 달성하고 올해 영업이익률을 5%까지 끌어올리는 등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투자계획의 한 축인 업황이 악화하며 현대차 주가는 바닥을 논하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떨어졌다. 최근 현대차 주가를 두고 금융권에서는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고 평가하면서도 언제 회복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주 관리의 중요성이 재차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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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계획과 많은 것이 바뀌었음에도 현대차는 미래 모빌리티 투자를 지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최근 들어 현대차가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지금이 투자의 적기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12월 전동화 투자를 기존 대비 3배 늘어난 약 10조원으로 책정했다.

현대차 담당 한 연구원은 "전동화 경쟁이 본격화한 올해 초 현대차의 유럽시장 전기차 점유율은 예상치를 웃돌고 있다"며 "현대차의 투자여력이 경쟁사보다 낫고, 경쟁우위를 나타내는 지금 시장점유율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기존 계획을 그대로 따르기에는 경기 전망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전동화 외 R&D·지분투자에 9조원을 투입할 경우 영업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올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돈보다 투자지출로 빠져나가는 돈이 1조5000억원가량 많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나 2월 울산공장 가동중단을 시작으로 코로나 사태가 해외시장 수요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투자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는 그 이상일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보유 현금까지 사용해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 규모나 시기 및 재원확보와 관련해 현대차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해외시장 수요 감소로 인한 타격을 가늠하기 힘든 상황에서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의 재무구조는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자본시장 불확실성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에서 보유현금을 소진하는 것이 맞느냐는 시각도 있다. 그룹 사업 전반을 이끄는 현대차로선 상대적으로 위기에 취약한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룹 차원에서 100조원을 투입할 예정인데 증가하는 불확실성을 감안하면 현대차 독단으로 투자를 감행하기도 어려울 수 있다.

비교적 가시성이 높은 전동화 투자도 손익분기점(BEP) 도달 시기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미래사업 선점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재원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의 현금창출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리턴 시기가 불분명한 투자지출을 지속하는 것에 대해서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현대차 주가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악화한 수준으로 한때 6만원때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 사이에선 현대차가 수소비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심심찮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지금 현대차 주가가 정말 싼 가격이지만 언제 오를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늘어날 전망인 가운데 이들을 붙들어 놓을 만한 마땅한 방책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로 현대차가 당장 배당이나 자사주 정책을 통해 주가 관리에 나선다고 해도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4일까지 주주환원책에 따라 자사주 매입을 마쳤지만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가 당장 주가 방어에 나서기 위해 추가로 재원을 투입하기도 쉽지 않다.

위 관계자는 "주주관리 또한 소홀히 할 수 없는 영역이지만 글로벌 기업들도 현금확보를 위해 자사주 매입을 포기하는 상황"이라며 "리세션에 진입한 것이 맞다면 생존을 위한 대처 방안 마련이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3월 17일 17:08 게재 ㆍ 3월24일 업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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