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올 하반기 '악몽' 예고...구조조정 매물 잇따를 듯
입력 2020.04.24 07:00|수정 2020.04.23 17:49
    실물경제 악화 우려로 계약 해지
    독립계 금융사 M&A 활발해질 것
    • 저금리, 연체율 상승으로 은행·보험·카드·캐피탈사를 비롯한 금융사 전반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코로나 실물경제 영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하반기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구조조정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은행, 보험사, 제2 금융권의 정기예금 및 보험 해지가 줄을 잇고 있다.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은행의 정기예금 해지액은 개인고객 기준으로 지난달 6조6763억원, 적금 해지액은 1조626억원으로 둘이 합쳐 7조7389억원에 달했다.

      보험업계의 계약해지도 느는 추세다. 삼성·한화·교보 등 3개 생보사와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손해보험 5개사의 해지환급금이 3월에 3조162억원을 기록했다. 2월까지만 하더라도 2조원 수준이었지만 3월부터 해지환급금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 등 제 2금융권의 예적금 중도해지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처럼 금융권의 계약해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실물경제의 어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자영업자들의 계약해지가 늘고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실물경제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금융기관의 수익하락 및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IBK투자증권은 2013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던 은행의 순이익이 올해 감소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실물경기 악화 우려로 정부의 금리인하 분위기 속에 이자수익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은 이를 반영하여 최근 금융주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 한 금융사 관계자는 “하반기부터는 코로나 사태의 영향이 수치로 드러날 것이다”라며 “금융기관들의 수익감소 및 연체율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보험업계에는 구조조정 이슈가 본격화 할 수 있다. 미국계 보험사인 푸르데셜생명이 회사를 KB금융에 팔고 한국에서 철수했다. 저금리 고착화와 성장둔화에 따른 외국계 보험사의 이탈이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내 빅3 보험사도 구조조정에서 예외가 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내 금융사가 처한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한화생명·손보는 자본확충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현재와 같은 저금리 구조가 이어진다면 조단위의 자본확충 필요성마저 거론되고 있다. 회사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주식은 주가순자산비율(PBR) 0.1배 에서 거래되고 있다. 투자자들의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다.

      코로나 사태와 더불어 교보생명은 하반기엔 주주간 소송의 결론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재재판에서 재무적투자자(FI)의 손을 들어줄 경우 경영권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M&A 업계에선 국내 3위 보험사의 매물 출회 가능성을 예의주시한다.

      성장성 저하에 직면한 카드사들도 코로나 사태에 직격탄이 예상된다. 소비심리 저하로 카드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소비는 줄고, 연체율은 올라가는 ‘삼중고’가 예상된다.

      캐피탈사들은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가 우려된다. 경기부진에 직격탄을 맞는 금융업종이다 보니 신용위험도가 높다. 자금조달 경색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신용도마저 하락한다면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어려움이 따룰 수 있다.

      이처람 하반기 금융사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M&A가 활발할 것이란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금융사들의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금융지주의 덩치키우기는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KB간의 리딩금융지주 경쟁에 우리·하나까지 가세하려고 한다. 특히 우리 하나는 포트폴리오가 약한 증권, 보험, 카드 쪽의 확장을 원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려움에 직면한 독립계 금융사의 구조조정성 매물 출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사의 수익성 저하가 예상된다”라며 “독립계 금융사의 경우 대주주의 자본여력이 많이 저하되고 있다는 점에서 M&A 매물로 내놓은 경우가 많아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