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건설 논현동 사옥 매각 티저레터 발송
입력 2020.04.29 11:31|수정 2020.05.01 08:19
    주관사에 JLL·에비슨영
    하나대체운용 지분 81% 대상
    ‘책임 임차인 확보 해야’…매각해도 재무구조 영향 제한적
    4000억+α 두산타워 매각이 관건, 현대百 등 SI 관심
    • 두산건설이 논현동 본사 사옥을 매각하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돌입했다. 올해 말 준공 예정인 판교 사옥으로 이전하기 위한 것으로 최근 주관사를 선정해 책임임차(마스터리스)가 가능한 투자자를 물색 중이다.

      일단 매각 대상 지분(81%)은 외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그룹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두산그룹이 부동산 매각을 통한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보기 위해선 동대문에 위치한 ‘두산타워’를 최대한 비싼 값에 매각하는 게 급선무란 평가다.

      두산건설과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글로벌 부동산 관리회사인 존스랑라살(JLL)과 에비슨영(Avison Young)을 주관사로 선정해 논현동 본사 사옥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최근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안내서(teaser memorandom)를 발송했고, 티저레터를 통해 ‘강남권역 내 안정화된 우량자산 매입을 희망하는 투자자들에게 보기드문 절호의 기회’로 설명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지난 2013년 일산 위브더제니스를 비롯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회사채 만기에 쫒겨 논현동 사옥 지분 81%를 하나대체운용에 매각했다. 그 과정에서 세일앤드리스백(매각 후 재임차) 형식으로 오는 2028년까지 책임임차 하기로 계약했다. 매각 6년차인 올해부터는 두산건설이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매각이 성사되더라도 두산건설에 유입되는 자금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로운 임차인, 즉 두산건설의 책임임차 계약을 대체할 투자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회사는 2028년까지 매년 약 100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꼬박꼬박 지급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준공을 앞둔 판교 신사옥에 두산그룹 대부분의 계열사 입주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자금소요를 줄이기 위해서라도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수년 새 프라임 오피스 거래가 상당히 활발해 향후 매물로 등장할 오피스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두산건설 논현동 사옥은 지리적으로 상당히 이점이 매물이기도 하다”며 “코로나의 여파 등으로 장기 임차인을 확보하기가 쉽지많은 않아 결국 우량 임차인 확보 여부에 따라 매각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두산그룹의 자구안 가운데 부동산 매각은 자회사 및 사업부 매각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두산그룹의 상징과도 같던 동대문 두산타워가 대표적이다. 현재는 두산타워에서 면세점을 운영 중인 현대백화점그룹을 비롯한 전략적투자자(SI) 일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관건은 가격이다. 두산그룹은 두산타워를 담보로 과거 40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확보한 바 있다. 만약 동대문 지역의 지리적 이점을 노린 투자자가 통큰 베팅에 나선다면 4000억원의 채무를 갚고 일정 수준의 유동성 확보도 가능할 것이란 평가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