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산ㆍSDS만 '이재용 관련주'? 대국민 사과에 엇갈린 계열사 주가
입력 2020.05.06 18:59|수정 2020.05.07 09:36
    승계문제 핵심 삼성물산 장중 한때 10% 이상 올라
    이재용 전격 사과발표에 삼성SDS도 3시 이후 급등
    승계와 무관한 종목 발표와 무관한 주가 흐름 보여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문 발표는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삼성물산 등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부 계열사는 '불확실성 해소'를 테마로 급등세를 보였다. 정작 관심이 집중된 삼성전자는 큰 변동이 없었다. 삼성중공업이나 금융계열사엔 아예 별 이슈가 되지 못했다는 평가다.

      6일 삼성물산과 삼성SDS 등 이재용 부회장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높은 종목의 주가는 대국민 사과가 보도된 3시를 기점으로 급등세를 보였다. 이날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보다 6.61% 오른 10만6500원, 삼성SDS는 3.51% 오른 16만2000원에 상승마감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라며 "제 아이들에게도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과는 지난 3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 부회장을 직접 지목한 권고안에 따른 조치다.

      이 부회장의 발언에 대한 주식시장의 반응은 삼성그룹 내 승계 관련 종목에 집중해 나타났다.

      이는 이번 사과문의 내용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위법사실을 정면으로 다루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장 급격한 상승폭을 보인 삼성물산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이 부회장의 재판의 핵심에 위치해 있다. 사실상 그룹 지주회사 격인 데다 이 부회장이 4세 경영을 포기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상황에서 투심도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의 경우 그간 시장에서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자금줄 평가를 받아왔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의 지분 9.20%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삼성SDS에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제기돼왔던 만큼 사과 이후로는 이 부회장 보유 지분을 승계에 활용할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해소된 상황이다.

      반면 이재용 부회장 직접 보유지분이 미미하거나 승계 과정에서 중요성이 떨어지는 종목일 수록 대국민 사과와 무관한 주가 흐름을 보였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전기는 각 7.21%, 4.57%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오후 3시를 전후해 변동폭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사 모두 개장과 함께 상승 출발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였지만 2차전지 및 소재 이슈에 따른 급등으로 해석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와 관련지어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특히 금융주의 경우 유가증권시장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날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삼성화재(1.64%)·삼성증권(1.21%)·삼성생명(0.96%) 순으로 더딘 상승폭을 나타냈으며 삼성카드의 경우 그룹을 통틀어 유일하게 전일보다 주가가 하락(-0.69%)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1.76% 상승했다.

      삼성중공업 등 그룹 핵심 사업에서 빗겨나있는 계열사 역시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를 기대했던 일부 주주들은 온라인 공간에서 아쉬운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장마감 직전 매수세가 몰리긴 했지만 1.44% 상승하는데 그치며 시장 대비 낮은 성장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배구조 이슈보단 반도체 업황이 주가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데다, 덩치가 커서 일부 테마주 수요 유입만으론 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 힘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