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우버와 JV 설립 추진…모빌리티 부문 협력
입력 2020.05.22 07:00|수정 2020.05.27 16:54
    SKT-우버, 모빌리티 시너지 노릴 듯
    '카카오T' 독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 촉각
    • SK텔레콤과 글로벌 최대 승차공유 업체 ‘우버’(Uber)가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T는 김앤장법률사무소를 선임해 우버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법률실사 후 상호간 지분율 등 세부 사항을 놓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 사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우버의 핵심 서비스인 카풀이 국내에서 불법으로 규정된데다 회사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의 재무 여력도 악화하고 있는만큼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한국이 모빌리티와 ICT분야에서 아시아의 '테스트 베드(Test Bed)' 역할을 하는 데다 SKT가 여러차례 모빌리티 시장 주도권에 대한 욕심을 내비쳐온 만큼 기대감도 만만치 않다.

      SKT는 T맵과 T맵택시 등의 모빌리티 사업을 운영중이며 이 가운데 택시 호출 서비스인 T맵택시는 2015년 4월 출시된 후 카카오T(카카오택시)와 경쟁해왔다. 이미 카카오가 플랫폼사업자로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라 점유율을 높이는 데 고전해왔다. 지난 2018년엔 카카오의 기술이 구글의 스마트카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오토’에 도입되면서 박정호 SKT 사장이 직접 구성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우버도 지난 2013년부터 한국에 진출했으나 택시업계의 반발과 서울시의 규제 등으로 일부 서비스가 제한됐다. 2015년 3월엔 카풀인 ‘우버X’ 가 ‘불법영업’ 판단을 받고 한국 사업을 철수했다. 이후 지난해 4월부터는 택시와 손잡고 카카오T, T맵택시처럼 ‘우버택시’로 일반 중형 택시 호출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음식 배달 앱인 '우버 이츠'도 한국 배달업체와의 경쟁에 밀려 지난해 10월 한국 진출 2년만에 사업을 철수했다.

      SKT는 글로벌 모빌리티 기업과 JV 설립을 이어가고 있다. SKT는 지난해 1월 동남아 최대 차량 공유 기업인 그랩(Grab)과 JV인 '그랩 지오 홀딩스(Grab Geo Holdings)' 설립했다. 그랩은 자사 전용 맵(Map)과 내비게이션 서비스 확보 등 경쟁력 강화가 필요하고, SKT는 성장 잠재력이 큰 동남아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면서 손을 잡았다.

      또 SKT는 지난 2월엔 글로벌 미디어 그룹 컴캐스트와 e스포츠 산업 공략을 위해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기업과 JV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현재 국내 모빌리티 업계는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여객법) 개정안으로 서비스를 잠정 중단하면서 카카오가 사실상 ‘독주’ 기회를 잡게 된 상황이다. 카카오는 적극적인 법인택시 회사 인수와 제휴에 나섬과 동시에, 로펌 등 자문사를 고용해 규제 대응을 준비하는 등 본격적인 모빌리티 부문 수익화 모델 구체화에 힘쓰고 있다.

      이번 JV 체결로 SKT와 카카오의 국내 모빌리티 시장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SKT와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약 3000억원 규모 주식을 교환하면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사업 및 서비스, R&D 협력까지 전방위적인 협력을 예고했다. 다만 양사가 음원, 모빌리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 구도에 놓여 있는 만큼 과연 ‘지속 가능한 우군’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