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엔 코로나가 '기회'?…등급하향 피한 롯데렌탈
이상은 기자 | selee@chosun.com | 2020.05.26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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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發 공유경제 '위기론' 나오지만
렌터카 업계는 오히려 긍정적 영향도
다만 경쟁 심화에 수익성 전망은 '물음표'

한국기업평가는 정기평가에서 국내 렌터카 업계 1위 롯데렌탈(AA-)의 등급을 유지했다. '부정적' 등급 전망은 유지됐지만, 최근 등급이 떨어진 기업들이 워낙 많아 유지한 것도 ‘선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기평은 롯데렌탈이 하향 등급변동요인을 충족했으나 레버리지배율 상승세가 둔화된 점과 최근 차입금 증가가 유동성 확보 목적의 한도대출 실행에 기인하는 점을 고려해 추가 모니터링을 실시한다고 설명했다. 레버리지배율과 수익성이 유의미한 수준으로 개선되는지 여부 등을 고려해 하반기 중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렌터카 업계에 코로나가 미치는 영향 정도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코로나 확산으로 이동 제한이 생기면서 렌터카 수요를 향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 코로나가 롯데렌탈의 1분기 실적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나타났다. 한기평에 따르면 보유차량의 90%를 장기렌트로 운용하고 있어 전체 매출이 급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단기렌트(30일 이하) 가동률이 10%대로 하락해 2분기 이후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는 예상이다. 코로나 확산이 장기화하면 신규영업 부진과 렌탈료 연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문제다.

코로나 여파로 글로벌 렌터카 업체가 파산위험에 직면하는 등 ‘공유경제’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기도 했다. 미국의 렌터카 업체 허츠(Hertz)는 코로나로 이동제한이 시작되자 ‘직격탄’을 맞았다. 관광객이 급감하고 재택근무 확산으로 이동이 줄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재무 부담이 늘면서 현재 160억달러 수준의 차입금 상환이 어려운 상태다. 허츠는 이전부터 미국시장에서 우버와 리프트 등 공유차량 업체들의 등장으로 2017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다만 국내 렌터카 업체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렌터카 업체의 대부분은 단기렌트보다는 장기렌트가 차지하는 부분이 많아 ‘공유경제’의 성격과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렌터카 업계는 공항에서 차량을 빌리는 등 관광객(단기렌탈)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또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하기 보다는 빌려 타려는 성향이 높아지고 있어 렌터카 시장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렌터카 인가 대수는 총 95만9057대로 전년 대비 12.4% 늘었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5.2%에 달한다.

코로나로 오히려 법인들이 차 구매보다 장기렌탈을 선호하면서 실적이 안정적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장기렌탈은 세금 등 등록 부가 비용, 보험 가입 비용 등을 낼 필요가 없어 비용절감에 나선 법인들이 렌터카를 찾는 경우가 많아졌다는 것이다. SK네트웍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18.5% 늘어난 413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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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진입 장벽이 낮다 보니 시장 경쟁이 치열한 점은 문제다. 한기평은 이번 정기평가에서 차 렌탈 업계의 경쟁강도를 고려하면 롯데렌탈의 수익성 전망이 밝지 않다고 평가했다. 대기업 및 오토리스 업체들의 장기렌트 부문 시장에 참여하면서 가격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판관비 부담도 불가피하다.

특히 올해부터는 경쟁 강도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롯데렌탈이 ‘독주’했지만 강력한 라이벌이 등장했다. 지난해 1월 2위 사업자인 SK네트웍스는 업계 3위 AJ렌터카의 지분 42.24%를 3000억원에 인수했다. 이어 올해 1월 SK네트웍스는 자사의 렌터카 사업부문(SK렌터카)과 AJ렌터카를 합친 별도 법인 ‘SK렌터카’를 공식 출범했다. 올 1분기 기준 두 회사의 점유율을 합치면(20.70%)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의 시장점유율(22.70%)을 턱밑까지 추격한 상황이다.

이달엔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동차 렌터카 시장 진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가 기존 렌터카 업체와 협력해 플랫폼 서비스만 제공할지, 아니면 자체 차량을 구매해서 별도의 렌터카 브랜드를 내놓을지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그러나 플랫폼 파워가 막강한 카카오가 직접 렌터카 브랜드를 내놓으면 급속도로 점유율을 늘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렌터카 시장은 의외로 코로나 타격이 적게 나타나고 있는데, 요즘 차를 소유하기보단 장기로 빌려 타는 추세가 확산되는 등 전망이 밝다고 본다”며 “다만 사업적으론 진입장벽이 낮다 보니 자본력 있는 대기업들이 가격 경쟁에 뛰어들어 ‘치킨게임’으로 흘러가면 수익성 제고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5월 24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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