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서 잇단 사고들…정작 금융사는 리스크관리 인력 안 키운다
이지은 기자 | itzy@chosun.com | 2020.06.29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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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사고에 '대응' 리스크관리부 중요성↑
'구색 맞추기용' 계약직 채용에 실무진 무지
리스크관리 전문가도 부족…"중요성 인식돼야"

핀테크 업체의 보안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며 이에 대응할 리스크관리부의 '역할론'에 주목된다. 정작 실상은 녹록지 않다.  리스크관리 중요성에 대한 실무진의 인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기업은 해당 인력을  '계약직'으로 채용하는 등 구색만 갖추려 하고 있다. 대형 금융사에서도 리스크 담당 인력은 양성에 큰 관심이 없다보니, 외부 영입도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다.

지난 2주간 토스(Toss), 카카오뱅크 등 주목받아온 핀테크 기업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토스에서는 고객이 모르는 사이 1000만원 정도가 결제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카카오뱅크에선 체크카드에서 결제가 여러번 이루어지는 부정결제 사태가 있었다. 핀테크 기업의 금융사고 이슈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반 은행에서 해당 일이 있었다고 하면 이것 만큼 이슈가 안 됐을 것인데 토스라는 핀테크 기업에서 사고가 터지자 충격이 큰 모습"이라며 "아마 다른 핀테크 기업에도 과거보다 이목이 더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잇단 금융 사고에 핀테크 기업의 리스크관리 체제는 어떻게 갖춰지고 있는지 관심이 모아진다. 아직은 핀테크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크게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지적이다. 아직 리스크관리에 투자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잘 알려진 핀테크 기업의 경우에도 전문가가 경영진에게 AML(자금세탁방지 시스템) 업무에 필요한 조치를 설명했는데, 그런게 필요하냐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핀테크는 물론 대형 금융사 경우에도 실무진들이 리스크관리에 대한 인식은 초보적인 단계"라며 "늘 돈을 벌어오는 영업팀 등이 높게 평가되는 반면 리스크관리부는 취급을 좋게 받질 못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애초에 지속 가능한 조직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대부분 계약직 형태로 리스크관리부 직원을 채용하는 까닭이다. 한 리스크관리업계 관계자는 "계약직은 의견 피력이 어려운 고용 형태인데 구색을 맞추려 잠깐 채용하는 것"이라며 "고작 3년 일하고 나가는 사람의 말을 위에서 잘 들어준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핀테크 기업들이 시행착오를 겪어나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은행업에 진출한 카카오 등은 금융업에 실제로 진출하고 나서야 이렇게 규제가 심한 산업이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다른 인력과는 달리 리스크관리 경력직을 금융권에서 데려오는 것은 쉽지 않다는 평가다. 금융업계 내 리스크관리 전문성은 과거부터 높지 않았다. 책임이 크지만 따르는 보상이나 명예가 적은 탓에 오래 해당 직무를 하려는 인력이 많지 않다. 업계에 몸을 담궈봤던 인력들을 차출해 부서를 꾸려야 하는 핀테크 기업들에게는 '인재 부족' 현상이 불가피한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토스 등 핀테크 기업에서의 금융사고가 발생해 시장에 충격이 있던 만큼 리스크 관리부의 중요성이 조금이라도 인식됐으면 좋겠다"며 "처우가 개선되거나 실무진이 중요성을 알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소비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21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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