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LG유플러스, CJ ENM-JTBC 합작 OTT '티빙' 합류 추진
입력 2020.07.02 07:00|수정 2020.07.03 09:54
    통신사(KT, LG유플러스)-콘텐츠사(CJ ENM-JTBC) 협력 추진
    反 웨이브(지상파·SKT) 모델 출범 두고 관심
    직접 지분투자 또는 매출 공유 등 협력방안 내부 논의 중
    콘텐츠 부족에 부진 중인 웨이브, 입지 더 좁아질 듯
    • KT와 LG유플러스가 CJ·JTBC의 OTT 합작 OTT '티빙(Tving)'에 합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통신과 방송사 등 이들 4개사의 OTT 부문 통합이 성사될 경우, 지상파와 SKT간 합작모델인 ‘웨이브(Wavve)’ 에 강력한 대항마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내부적으로 CJ-JTBC의 합작 OTT에 합류하는 방안을 두고 검토 중이다. 현재 KT는 ‘시즌’, LG유플러스는 U+TV등을 통해 자체 OTT를 꾸리고 있지만, 기존 자사 통신 가입자 외 외연 확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구체적인 논의 시점은 CJ ENM과 JTBC간 합작법인인 티빙(Tving)의 기업결합신고 및 공정거래위원회의 허가 등 세부 절차가 마무리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통신사 양사가 직접적으로 합작사에 지분을 넣을지, 아니면 느슨한 수준의 매출 공유(Revenue share) 모델을 택할지 등은 여전히 내부 논의 중이다. 업계에선 교차 투자를 통해 상호간 콘텐츠를 공유하는 방식이 유력하지만, 일각에선 OTT 플랫폼 자체를 통합하는 방식도 거론되고 있다.

      CJ ENM과 JTBC간 합작사 '티빙'은 이르면 오는 8월 출범할 예정이다. CJ ENM이 자사 OTT ‘티빙’ 사업부를 물적분할하고 JTBC가 신설법인에 2대주주에 오르는 방식이다.

      양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연초부터 통신사 측에서 먼저 제의해 논의가 이어졌다”라며 “다만 현재 합작사 설립 절차가 진행되는 만큼 절차가 마무리 된 후 논의가 재개될지, 합작사 설립 발표와 동시에 합류할지 여부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 4사간 연합 모델이 탄생할 경우, 지상파와 SK텔레콤간 연합 모델로 탄생할 ‘웨이브’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를 전망이다. 웨이브는 과거 SKT의 옥수수(Oksusu)와 지상파 3사의 푹(POOQ)간 합작모델로 탄생했지만,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사의 확장세에 좀처럼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올해 5월 월간활성이용자(MAU)가 지난해 10월 대비 8.8% 하락한 지표가 공개되며 성장세를 둔 우려가 커지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 대비, 웨이브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오리지널 컨텐츠의 부재를 꼽고 있다. 웨이브는 디즈니 등 해외 콘텐츠 사업자와의 제휴를 자신해왔지만 출범 이후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콘텐츠 부문에 강한 CJ와 JTBC의 몸값은 치솟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박정호 SKT 사장이 웨이브 출범 직전 CJ와 JTBC의 합류를 자신한다 밝히기도 했지만, 양 사 입장에선 각 사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선 독자 모델 구축이 가장 합리적인 판단으로 거론됐다.

      여기에 더해 국내 2·3위 통신업체와 연합에 성공할 경우, 웨이브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KT와 LG유플러스는 지난 2017년 서로 손을 잡고 음원서비스 지니뮤직에 공동투자를 단행해 운영한 경험도 있다. 국내 OTT 서비스의 월 순이용자 수(5월, 닐슨코리안클릭 집계)는 웨이브(약 340만명) 선두에 올라 있고, 그 뒤를 티빙(254만명), 시즌(230만명), 유플러스모바일(170만명)가 잇고 있다. 물리적으로도 각 사 서비스가 통합할 경우 웨이브의 이용자 수를 배 이상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SKT입장에선 지상파와 손을 잡고 글로벌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OTT 서비스를 가장 먼저 내놓는 게 당시로선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지만, CJ와 JTBC 입장에선 지상파가 먼저 합류한 이상 자사의 콘텐츠가 종속될 수 있는 ‘웨이브’에 합류하긴 어려웠던 상황”이라며 “각 사별로 가장 최적화된 전략을 짠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