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카카오, 등급상향은 언제?…여전히 신사업이 문제
입력 2020.07.06 07:00|수정 2020.07.07 10:16
    과거 '신규사업 불확실성' 리스크로 꼽혀
    공격적 M&A·투자 후 수익창출 단계 진입
    평가지표 등 변경…"중장기로 지켜봐야"
    • 카카오가 주식시장에서 '언택트 대장주'가 된 가운데 카카오를 바라보는 신용평가업계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최근 각 신사업부문의 고속 성장과 더불어 ‘카카오톡’ 등 주요 사업에서 수익성이 제고되면서 등급 상향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분위기다. 다만 카카오의 대표적인 크레딧 리스크로 ‘신사업의 불확실성’이 꼽혀온 점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이를 완전히 해소하길 기대하긴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카카오(AA-/안정적)의 등급 주요 평가지표(KMI;Key Monitoring Indicators)를 변경했다. 기존 KMI지표인 ‘영업이익률’을 ‘영업이익 창출규모’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한신평은 “과거에는 카카오가 영위하는 사업이 광고, 게임 등에 제한돼 우수한 수익성 유지 여부가 중요 모니터링 대상이었다”며 “이후 카카오가 인수합병(M&A)과 직접 투자 등을 통해 신사업을 확장하고, 다각화된 포트폴리오를 갖게 된 점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영업이익률’ 유지 여부 보다는 성장과 다각화된 수익기반 확보를 통한 ‘영업이익 창출규모’가 회사의 이익창출력 측정에 보다 적합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등급 상향 가능성 증가 요인’ 세부 내역이 조정됐다. 기존에는 ▲플랫폼 경쟁력 제고와 신규사업의 수익창출 확대 ▲연결기준 매출 2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25% 수준 유지 ▲순차입금이 마이너스(-)로 감소하고 절대가치가 EBITDA의 2배 이상으로 확대될 경우가 상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제시됐다. 여기서 ‘영업이익률 25% 수준 유지’ 부분이 ‘영업이익 창출규모가 5000억원 수준을 상회’로 수정됐다.

      이처럼 ‘달라진 사업구조를 고려해’ 평가지표가 변경되자 시장에서는 최근 수익 창출 궤도에 들어간 카카오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이 커진 것 아니냐는 의견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평가지표 변경이 등급 자체에 당장 영향을 끼치진 않는다. 달라진 사업 환경에 따라 ‘가능성’ 요인을 조정하는 것일 뿐, 반드시 등급 조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또 카카오의 신규사업들이 이제 막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적인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카카오가 그동안 수익성과 실적 측면에서 상향세를 보인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3조원을 기록하면서 2015년 9322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늘었다. 올 1분기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영업이익 882억원, 매출액 868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19%와 23% 늘었다. ‘톡비즈’ 등 카카오톡 광고 매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크게 올랐다는 분석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도 10.2%로 두 자리수대를 회복했다.

      통상 2~3년 장기적 관점에서 전망하는 신평업계의 관행을 고려하면 카카오를 향한 시각 변화가 '빠르다’는 의견도 나온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신평업계에선 카카오의 ‘수익성’ 등 신용도 평가 요소를 둘러싸고 다소 의심의 여지가 있는 분위기였다. 대표적으로 ‘신규 사업들의 불확실성’이 언급됐다. 카카오는 2018년 1분기엔 신사업 진출 등 공격적인 투자 영향으로 영업이익률이 1%대로 떨어지기도 했는데, 앞서 2017년 6월 평가에서 한신평은 카카오의 등급 하향가능성 확대 요인으로 ‘연결기준 영업이익률 10% 미만으로 하락’을 제시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던 2016년, 한국기업평가는 연말 카카오의 등급을 ‘AA-‘로 유지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당해 3월 로엔엔터 지분 76.4%를 1조 8743억원에 인수하면서 재무부담이 큰 폭으로 증가해 무차입 재무구조가 훼손됐다는 이유였다. 당시 2016년 3분기말 연결기준 카카오의 총차입금 및 순차입금 규모는 각각 1조원, 3439억원에 달했다.

      주력사업의 실적부진 기조가 이어지면서 공격적인 확장전략에 의한 비용부담 증가, 이에 따른 수익성 저하도 우려 사항이었다. 당시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되면서 빠른 외형성장과 광고수익에 집중된 매출 구조가 신사업 중심으로 분산되는 추세였다.

      한기평은 “영위사업 특성상 빠른 시장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비용부담이 내재돼 있으며, 이로 인한 수익성 및 재무구조의 급격한 변동 가능성이 신용위험 측면의 우려요인이다”라 평가하면서 “모바일 서비스시장의 경쟁심화 기조 및 빠른 시장환경 변화 속도를 감안하면 향후에도 사업경쟁력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한기평은 2017년  12월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자회사 투자유치 등을 통한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포털사업 실적 부진과 신사업 수익성이 저조해 영업현금창출력 개선 속도가 더디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식의 자본확충이 변동성을 완충해 우수한 재무구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단기간에 카카오의 신용등급 상향 여부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카카오가 현재 등급 수준에서 중기적으로 안정적인 지표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진행중인 신사업들로 아직 비용이 나가고 있고 투자를 하고 있으므로 성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