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승계 불확실성 확대…투자자 피로감 누적
정낙영 기자 | naknak@chosun.com | 2020.07.07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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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은 회장 독자행보에 의견 분분
재판 앞두고 승계과정 불확실성 확대
LS 주가 우하향…투자자 눈높이 우상향
LS엠트론 부진까지…잡음 커질 가능성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이례적으로 독자적인 현장경영 행보를 가졌다. 재판을 앞두고 그룹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재계에선 2인자인 구 회장의 거취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2022년으로 점쳐지는 승계 시점까지 큰 변수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에서는 승계 명분을 두고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실정이다.

구자은 회장은 지난 23일 LS니꼬동제련 온산 스마트팩토리를 찾았다. 코로나 19 위기 극복을 위해 임직원을 격려하고 성과 창출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그간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국내는 물론 해외 현지법인을 방문하고 구자은 회장은 2인자로서 동석해온 것과 대비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이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승계 시점이 가까워 오는 만큼 존재감을 키우는 거라는 접근이다. 구자은 회장은 지주 내 신설조직인 미래혁신단장을 역임하며 LS그룹 중추 전략인 애자일 경영기법을 설파하는 등 지난해 이후 위상을 강화해온 바 있다.

다른 하나는 다가올 재판 일정과 연관지어 바라보는 시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는 LS그룹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심리하기 위해 1차 공판준비기일을 내달 3일 진행한다. 도석구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사장도 대주주 일가의 지분 양도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구자은 회장이 LS니꼬동제련을 찾은 것도 재판 및 경영공백 우려로 뒤숭숭한 현장 분위기를 살피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해석은 분분하지만 구자은 회장으로의 승계전망 자체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그룹의 승계를 둘러싼 시장 눈높이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LS그룹 대주주 일가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당한 상태다. 그룹 주요 원자재인 전기동 수급 과정에서 통행세 수취 법인을 설립해 약 14년 동안 21조원 규모의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한 혐의다. 구자은 회장은 이번 혐의에 직접적으로 연루돼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를 변호인단으로 선임한 상태다.

LS는 "국가적인 차원에서 동 산업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LS글로벌을 설립해 정상적인 가격으로 거래해왔다"라며 "공정위 및 검찰과의 입장 차이는 현재 진행 중인 행정소송 및 향후 형사재판을 통해 성실히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일가가 대부분 지분을 보유한 LS글로벌에서 발생한 배당소득이 경영권 유지 등에 사용되었느냐로 좁혀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S그룹은 지난 19일 기준 구자열 회장 외 39인이 지분 35.74%를 보유하고 있다. 소유주식 변동 공시가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는 곳 중 하나다. 구자은 회장이 지난 수년간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것은 물론 현재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3세의 지분구도까지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본격적인 재판 일정에 들어가기도 전부터 주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지주사인 LS 주가가 지난 10년간 우하향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그룹의 경영환경이 크게 악화하지 않았음에도 주가는 오를 기미가 보이지 않아 시장으로부터 소외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주 입장에서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이 달갑지 않은 이유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미래사업 추진 등 경영환경 개선 노력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지만 주가 측면에서 가시적인 결과물은 없는 상황"이라며 "동시에 대주주 일가의 지분 사고팔기는 지속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측면도 있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재판이 지배구조 측면의 위협으로 떠오른 상황에서 경영성과가 승계 과정에서 재차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 지배구조 관련 전문가는 "LS그룹의 지배구조는 같은 사촌경영 체제인 두산그룹과 비슷한 면이 있다"라며 "일각에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과 두산건설의 사례를 구자은 회장과 LS엠트론에 대입해 바라보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LS엠트론은 트랙터와 사출기를 주력으로 하는 LS그룹 계열사로 적자를 지속해왔다. 지난해 부실자산을 대규모 상각하며 올 1분기 7분기만에 영업익 2억원가량을 달성하며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그간의 부진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인 가운데 사업상 계절적 변수가 커 하반기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는 평이다.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의 그룹 내 역할이 확대되며 실질적으로 사업을 챙기는 건 김연수 사장과 구본규 부사장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동박사업부 매각 이후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자은 회장의 경영성과 측면에서는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지적이다. 사촌간 승계 방식을 따라 구자은 회장이 지배구조 정점에 서게 될 경우 명분이 부족할 수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트랙터와 사출기가 사양산업으로 분류되는 만큼 성장성이 높은 편은 아니기 때문에 LS그룹이 영위하기엔 부적합하다고 보는 편"이라며 "연결기준으로 지주회사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투자자는 사실상 사업 철수를 요구하는 분위기지만 그룹 차원에서 부담이 가는 결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LS전선 등 타 사업부가 선전한 것과 비교해 LS엠트론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라며 "LS그룹이 보여준 형제 공동경영의 미덕을 인정하지만 LS엠트론의 성장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안고 가는 것은 투자자 입장에서 책임경영으로 보기 힘든 측면이 있다"라고 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6월 28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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