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존재감'…포스코케미칼 부상에 '乙' 된 계열사들
이시은 기자 | see@chosun.com | 2020.07.10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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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케미칼, 시총 4조7000억원 돌파
2018년 고점 보다 '내실있는 급등' 평가
2차전지 비중 증가…포스코 영향권서 이격
포스코인터·포스코ICT 등은 고전 지속

포스코 내부

포스코케미칼의 주가와 실적 성장세가 뜨겁다. 당초 포스코그룹의 제철소 내부에서 쓰이는 재료(내화재) 공급만을 담당하다가, 다각화된 투자를 거쳐 최근엔 2차 전지 소재 산업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철강 경기에 휘둘리며 사업 성과가 정체된 타계열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그룹 내 계열사간의 역학 관계에 변화가 찾아왔다는 평가다.

최근 포스코케미칼의 주가는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하고 있다. 코로나발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지난 3월, 여타 상장사들과 마찬가지로 연중 최저가(주당 3만3000원)를 기록했지만, 이후 반등을 거듭해 지난달부터 코로나 사태 이전 주가를 훌쩍 넘어섰고 현재는 8만원대에 근접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의 시가총액은 4조7327억원으로 포스코(15조7808억원)에 이어 그룹 내 2위다. 다른 계열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1조7643억원), 포스코ICT(6598억원), 포스코강판(786억원)과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포스코케미칼의 주가 반등은 과거와는 다른 양상이다. 2018년 9월 ‘포스코켐텍’이란 사명으로 코스닥에 상장돼있던 포스코케미칼은 이른바 ‘2차 전지 수혜주’와 ‘남북 경협주’의 대표격 회사로 거론되며 장중 8만1300원을 돌파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 주가는 실적이 기반이라기보단 막연한 기대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평가와 함께 내리막길을 걸었다.

포스코 수정 표

최근 본격적인 2차 전지 소재의 투자 성과가 가시권에 들어오며 시장의 평가가 달라졌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케미칼의 양극재 매출액은 광양 신규 라인 가동 효과로 전년 대비 273% 성장한 4691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음극재 매출액 역시 2-1, 2-2공장의 가동으로 지난해에 비해 70%가 늘어난 2048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전체 매출에서 2차 전지 소재 비중은 내년도 49%에 달한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소재 담당 연구원은 “과거 포스코케미칼 매출 중 2차전지 비중은 2016년이 2%, 2017년이 5%, 2018년이 11% 정도로 사실상 미미했고 특히 2018년 반등은 회사 본연의 실적만으로 올랐던 주가가 아니었다"며 “이제는 2차 전지 소재의 비중이 크게 올라와 내화재(제철소에 쓰이는 재료) 공급사가 아닌 제대로 된 2차 전지 유관사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케미칼이 사업 다각화의 폭을 넓혀가는 사이, 그룹 내 다른 주력사들의 정체는 심해졌다. 포스코그룹은 주력사인 포스코 이외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강판, 포스코ICT 등이 상장돼 잇다. 이들 계열사는 코로나 여파로 인해 글로벌 철강 수요가 침체된 후로 주가와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그룹을 지배하는 포스코의 사업 방향에 따라 생겨난 회사들이라, 이들은 자연스럽게 캡티브(Captive)물량을 받아내며 성장해왔다. 문제는 굳건했던 철강 수요가 지난 2018년도부터 꺾이기 시작하고, 동시에 원자재 단가가 올라가면서부터였다. 불황의 조짐이 이어지던 와중, 코로나 여파는 적자의 도화선이 됐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별도 영업손실은 852억원으로 적자 전환할 예정이다. 대표 판재류인 열연강판의 2분기 수출 단가는 전분기 대비 톤당 44달러 하락했으며, 타 품목 역시 비슷한 인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사의 철강 트레이딩 업무가 주력인 포스코인터내셔널, 그룹의 ICT솔루션을 책임지는 포스코ICT 모두 여파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부분별 매출 비중은 철강원료와 비철, 철강을 합쳐 통상 65% 전후를 기록하고 있다. 포스코ICT 역시 포스코의 스마트팩토리 발주로 인해 그룹의 매출 의존도가 70~80%가량이다. 이들 역시 미얀마 가스전 등 에너지 사업 부문을 늘리는 등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포스코의 실적에 좌우되는 사업 구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어 주가 회복도 더딘 상황이다.

또 다른 증권사 철강 담당 연구원은 “포스코그룹에서 포스코의 실적에 영향을 받지 않는 회사는 존재하진 않지만, 주요 상장사들 대비 포스코케미칼이 영향권에서 벗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보호무역주의와 코로나 여파는 중장기적으로도 철강 업황의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에, 다른 계열사 대비 포스코케미칼의 기대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05일 09: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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