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 승계 열쇠로 부상한 'CVC' 타임와이즈
양선우 기자 | thesun@chosun.com | 2020.07.31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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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아이레저산업, 타임와이즈 지분 100% 확보
이선호 부장, 씨앤아이레저산업 지분 51% 보유
계열사들도 출자 통해 타임와이즈 후방지원

CJ그룹의 승계 키워드로 그룹 내 벤처캐피탈(VC)인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이하 타임와이즈)가 부각되고 있다. 타임와이즈의 모회사 최대주주가 이재현 회장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란 점에서 승계 지렛대로 활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주요 계열사들이 타임와이즈의 투자자(LP)로 나선 점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실어준다.

타임와이즈는 2000년 설립된 CJ그룹 계열 전문투자사다. 2014년 CJ창업투자에서 사명을 현재의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로 바꿨다. 출범 당시에는 영화전문 투자사로 '범죄의 재구성', '낭만자객' 등에 투자했다. 최근엔 벤처투자로 투자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3월에는 지난해 결성한 ‘콘텐츠 커머스 융합펀드’를 ‘글로벌 혁신성장펀드’로 이름을 바꾸고 약정총액을 692억원으로 늘렸다. 이 펀드를 통해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유니콘 기업을 키우겠단 계획이다.

펀드 출자자 면모도 화려하다. 처음 펀드를 결성할 당시에는 CJ ENM과 타임와이즈인베스트먼트 2곳이 출자했다. 이후 CJ대한통운, CJ올리브네트웍스, CJ CGV, CJ제일제당이 출자하면서 출자금이 늘었다. 그룹의 주요 계열사 대부분이 출자자로 나선 셈이다.

타임와이즈가 주목 받는건 펀드 규모 증가뿐만이 아니라 주주 구성에 있다.

타임와이즈 출범 당시에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분 10%를, 지주회사인 ㈜CJ가 지분 90%를 보유했다. 2011년 CJ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행위제한 요건 때문에 ㈜CJ가 보유한 지분 90%를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매각한다. 이후 2016년 이재현 회장과 씨엔아이레저산업은 각각 10%, 41%를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대표에게 넘긴다. 이때까지만 해도 씨앤아이레저산업은  골프장 등을 관리하는 부동산개발회사로 그룹에서 존재감이 없는 회사였다.

지난해 이재환 대표는 타임와이즈의 지분 전량을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넘겼다. 이로써 씨앤아이레저산업은 타임와이즈의 지분 100%를 보유하게 됐다. 현재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이 지분 51%를 보유한 대주주다.

이선호 지분

벤처업계에선 타임와이즈의 투자가 CJ그룹의 승계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타임와이즈 기업가치 증대가 이선호 부장의 지분가치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주요계열사들이 타임와이즈의 출자자로서 회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VC라기 보단 승계 수단으로 활용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타임와이즈는 출자자인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회사 기업가치 증대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선호 부장은 지난해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 과정에서 ㈜CJ의 지분을 처음으로 취득했다. 이와 함께 이재현 회장의 신형우선주 증여도 이뤄졌다. 신형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감안하면 현재 이 부장의 ㈜CJ 보유 지분율은 5.1%다.

이 부장이 ㈜CJ 지분을 확보한 상황에서 타임와이즈의 투자성과는 출자자인 각 계열사로 이전되고, 이는 추후 배당을 통해 ㈜CJ의 수익으로 이어진다. ㈜CJ는 이선호 회장이 지분을 취득한 이후 배당성향을 크게 올린 바 있다.

글로벌 혁신펀드가 투자 테마로 꼽은 푸드테크, 뉴미디어 및 콘텐츠 등은 CJ제일제당, CJ ENM 등 그룹 핵심 계열사가 출자뿐만 아니라 유통·배급 등을 통해서 후방 지원해 줄 수 있다. 해당 펀드의 투자를 받은 회사는 직간접적으로 CJ그룹 우산 아래 들어가는 구조다. 계열사들은 해당 펀드 투자를 통한 수익을, 타임와이즈는 계열사의 지원을 받아 투자 실패의 가능성이 낮아지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 과정에서 타임와이즈 투자지분을 시스템통합(SI)업체인 CJ올리브네트웍스에 남긴 것도 추후 투자유치 시 기업가치 상승을 꾀하기 위함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선호 부장이 직접 지분을 갖고 있는 CJ올리브영의 매각가능성도 시장에서 계속 거론된다. CJ올리브네트웍스 인적분할을 통해 ㈜CJ 지분을 확보한 이 부장은 CJ올리브네트웍스 투자유치를 통한 배당수익, CJ올리브영 매각시 지분 현금화를 통해 승계작업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한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타임와이즈가 통상적인 VC가 아닌 승계를 위한 투자건만 살핀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CJ 관계자는 “다른 대기업들도 유망한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VC를 운영하는 사례가 많다”며 “CJ 계열사들의 타임와이즈를 통한 벤처 투자 역시 중장기적 신성장 동력 발굴 목적으로, 경영승계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7월 22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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