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CGV·롯데컬처웍스·메가박스, 신용위기 탈출구 찾기 '골머리'
입력 2020.08.13 07:00|수정 2020.08.14 09:36
    상반기 영화관3사 매출 급감하면서
    CGV·롯데컬처웍스 하향검토 지표 충족
    메가박스 'BBB급'으로 강등…IPO 불투명
    • 영화관 업황 부진이 계속되면서 대표 영화관 사업자 3사 CJ CGV, 롯데컬처웍스, 메가박스중앙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반기에도 올해 상반기 수준의 손실이 이어지면 현재의 등급을 지키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는 영화관들의 손실 규모가 본격화했다. 상반기 국내 전체 영화관람 관객수 및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0% 하락했다.

    • 영화관 사업자 1위인 CJ CGV(A/부정적)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1.4% 감소한 41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1분기 716억원에 이어 1305억원으로 적자 폭이 커졌다. 당기순손실이 계속 누적되고 있어 손실규모를 고려하면 상반기 유상증자가 없었다면 현재 등급 유지가 어려웠을 것이란 관측이다.

      NICE신용평가에 의하면 상반기 기준 CJ CGV의 재무 상황은 등급 하향조정 검토 요인 지표를 충족했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당기순손실 누적 및 외부차입 증가 추이 등을 고려하면 하반기에도 등급 하방압력이 커질 것으로 판단했다.

      최근 터키 리라화가 다시 추락세인 점도 재무 부담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다. 리라화 가치는 올해 들어 달러화 대비 20%가량 떨어지면서 2018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내려가고 있다. CGV는 2016년 터키 극장 사업 인수 과정에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리라화 가치에 연동돼 CGV는 매 분기 말 환율 변동에 따른 공정가치를 손익에 반영해 오고 있다.

      다만 TRS 관련 평가손실은 거의 상각된 상태라 남아있는 금액 규모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해당 TRS 계약은 내년 4월 만료된다. CGV는 해당 계약 관련 2018년, 2019년 총 2600억원 규모의 손실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터키 TRS 관련해 이미 대부분 평가손실로 계상이 돼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고 지금은 사업안정성 면에서 매출 타격이 문제가 더 크다. 현재 흐름이 이어지면 하반기에도 분기별로 영업손실이 1000억원 정도 예상되고 ,이자비용 부담도 생겨 재무안전성이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며 “회사 측은 그룹과 소통하는 등 올해 안으로 추가적인 자본확충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는 입장인데, 시행까지는 4분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에 손액 규모, 재무확중 정도 등 종합적으로 등급 리뷰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영화관 사업자 2위인 롯데시네마의 롯데컬쳐웍스(A+/부정적)도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컬처웍스는 공격적인 해외사업 확대 전략을 펼친 CJ CGV에 비해 보수적으로 운영해오면서 양호한 재무안전성을 유지해왔다. 올해 3월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으로부터 분할 이후 영화관 3사 중 유일하게 순현금기조를 유지(리스부채 제외)하고 있고 2019년 중 선제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재무안정성 저하를 제어하고 있어 재무완충력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로 여파가 길어지면서 절대적인 재무지표가 과거 대비 빠르게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다.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82.2% 감소한 31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506억원으로 1분기의 344억원에서 그 폭이 확대했다. 부채비율은 2019년 말 195.6%에서 올해 6월말 355.1%까지 올라갔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재무안정성이 CJ CGV에 비해 좋긴 하지만 재무지표 저하속도는 더 빠른 상태다. 롯데는 비용 컨트롤을 많이 해와서 상반기 코로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현재 상황이 계속되면 하반기에 순손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비상장사이기도 하고 롯데그룹 기조가 보수적이라 정보가 공개가 잘 안돼 계열 지원 계획 등에 대해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메가박스는 등급이 B급으로 떨어졌다. 이달 한국신용평가는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을 'A-'에서 'BBB+'로 강등했다. 등급전망은 ‘부정적’을 유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2017년부터 메가박스의 등급을 A-로 유지해왔다. 올해 4월 정기평가에서 A-를 유지했으나 이번 수시평가에선 하향을 피하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65% 이상 하락해 별도기준 35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2015년 이후부터 신규 출점 등 전략적 투자를 확대해오면서 순차입금 규모가 확대했다. 올해 들어서도 계획된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코로나 확산으로 실적이 악화하면서 6월말 기준 순차입금이 5689억원으로 확대했다. 부채비율은 700%를 상회하면서 재무부담이 커졌다.

      상장 계획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계약상 메가박스의 상장 기한은 내년 4월이다.합의를 통해 6개월 연기할 수도 있지만 업황 회복 시기와 정도, 또 그에 따른 신용도 회복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IPO 준비와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는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등급 하향이 투자자들 입장엔 심리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