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캐피탈 매각 '가격 격차' 여전…후보들 "PBR 1배는 무리"
입력 2020.08.26 07:00|수정 2020.08.27 09:46
    28일 본입찰…내달 15일 전 우협 선정 예정
    PBR 1.3배 가격 거론하다 일정 촉박해진 효성
    가격 눈높이 차이 여전…코로나로 매력도 저하
    • 효성캐피탈 매각작업이 막바지 줄다리가 예고되고 있다. 더 이상 시간을 끌기 힘든 효성그룹이 속도를 높이고 있지만 원매자들과의 시각차는 여전히 큰 상황이다. 주요 후보자들이 인수가격을 보수적으로 변경하는 가운데, 효성그룹이 적정선을 제시하지 못하면 일부 후보들의 인수포기 가능성도 거론된다.

      2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효성캐피탈 매각주관사 BDA파트너스는 다음달 15일 이전까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계획 아래 원매자들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본입찰 예정일은 오는 28일로, 지난 10일 예비입찰 이후 5곳의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한 상태다. 코로나로 변동성이 커졌지만 일정대로면 당초 거론되던 10월경에는 매각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효성그룹은 매각을 서둘러야 하는 처지다. 지난해 1월 지주사로 전환하며 금산분리 규제를 적용받고 있다. 금산분리에 관한 공정거래법에 따라 ㈜효성은 지주사 전환 시점으로부터 2년 안에 보유중인 효성캐피탈 지분(97.5%)을 전량 처리해야 한다. 올 연말이 마지막 시한으로 인수자 선정과 잔금 납입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지난해 효성캐피탈의 매각이 공식화될때만 하더라도 ㈜효성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가량인 약 4000억원 선도 염두하며 거래를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올해 크레디트스위스(CS)로 매각주관사를 교체하고 잠재 인수후보들과 접촉하며, PBR 약 1.3배 수준인 5000억원 상당까지 되려 가격폭을 올렸다. 이런 기조는 지난 5월 매각주관사를 BDA파트너스로 다시 교체하면서도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 때문에 업계와의 눈높이 차이는 여전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당초 효성이 밸류에이션을 높게 잡을 때만 하더라도, 효성에 다소 우위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모펀드(PEF)가 인수하면 국내 금융지주로의 엑시트가 용이하고, 전략적투자자(SI)는 정체된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효성캐피탈의 순이익도 꾸준히 늘고 있었다.

      하지만 원매자 입장에서는 이 가치를 온전히 인정해주기 부담스럽다는 점이 거론된다. 일단 효성캐피탈의 사업 경쟁력은 뚜렷하지만 절대적인 점유율을 가진 것은 아니다. 순이익 증가도 일부는 자산매각 등 구조조정에 의한 면이 있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6월 '이익창출능력과 자산건전성의 열위'를 이유로 효성캐피탈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시켰다. 웰투시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한 아주캐피탈(PBR 0.7배 거래), 베어링PEA가 인수한 에큐온캐피탈(PBR 0.9배 거래)보다도 1~2단계 낮은 등급이다.

    • 국내 금융지주들이 효성캐피탈에 대해 다소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는 점도 원매자들에게 고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효성캐피탈이 강점이 있는 분야는 기계류를 다루는 설비금융 쪽인데, 국내 캐피탈사들이 잘 다루지 않는 분야다 보니 자동차나 소매 캐피탈 뿐인 몇몇 지주들에겐 꽤 매력적일 수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현재 코로나로 전방산업이 무너지면서 굳이 비싼 값에 해본적 없는 분야를 뛰어들 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분석했다.

      현재도 효성 측은 에스티리더스PE, 뱅커스트릿 등 후보들과 개별 협상 방식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후보들이 예비입찰 당시 1배를 소폭 상회하는 가격을 써냈음에도, 효성 측이 원매자간 경쟁을 노리며 보다 높은 가격을 고수 중인 탓이다. 이 때문에 과정 간 일정이 자주 변경되자 인수 후보들 사이에서는 “시간 끌기가 과하다”는 불평도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원매자들은 1배 이하가 힘들다면 인수전에서 발을 빼는 안까지 고심하고 있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효성 측이 원하는 가격이 안나오니까 시간을 계속 끄는 경향이 있었지만 PBR 1배 이상은 도저히 맞춰줄 수가 없다는 인식도 후보들 사이에 팽배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