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라이프도 매각 가능성?...격해지는 금융지주ㆍPE '눈치싸움'
입력 2020.08.31 07:00|수정 2020.09.02 10:09
    최근 매각설 다시 거론…회사 측은 "사실무근" 부인
    잠재 매물 생보사 우르르...우리ㆍ하나금융지주 후보 유력
    자본확충 부담 없는 매물 선호...메트라이프 등은 선호대상
    • 경영권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는 생명보험사 매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주요 외국계 생보사들이 KB금융지주로 팔린 푸르덴셜생명보험 매각 성공사례를 지켜봤다는 이유가 거론된다. 최근 다시 주목 받는 외국계 생보사는 한국메트라이프생명(이하 메트라이프)다.

      26일 투자업계와 금융권 주요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메트라이프생명 본사의 한국 메트라이프에 대한 매각 실사 가능성이 최근 다시 언급되고 있다.

      다만 매각이 공식화된 상황은 아니다. 회사 측도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한국메트라이프는 "다른 외국계 생보사처럼 미국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자본확충 부담도 크지 않은데 왜 자꾸 매각설이 나오는지 이해하기 어려우며 매각은 전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같은 회사 측 설명에도 불구, 투자업계와 금융권에서는 메트라이프 매각에 대해 "시작시기가 언제냐"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실제 진행이 이뤄질 경우 푸르덴셜생명보험 매각 당시와 마찬가지로 골드만삭스나 JP모건을 위시한 주요 글로벌 IB의 '뉴욕팀'에서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아직까지는 매각주관사 선정 과정도 공식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기적인 문제도 남아 있다. 현재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실제 거래가 진행될 경우 입국시 의무 격리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해 원활한 진행이 어려운 상황도 언급된다. 아울러 지난 수년간 때마다 매각설이 불거져 나온점도 회사 측으로서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국내 생보사 '예상매물'들이 누적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행여 메트라이프 매각이 공식화되면 매각 가능성이 언급되는 국내 소재 생보사는 모두 6곳으로 늘어난다. 이미 안방그룹 계열 동양생명ㆍABL생명을 비롯해 홍콩계 AIA생명이 언급돼왔다. 그리고 회사 측은 매각여부를 공식 부인했지만 미국계 라이나생명의 매각설도 자주 언급됐다. 자금모집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지만 KDB생명 매각도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 중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큰 교보생명도 잠재 매물 리스트에 들어가 있다는 평가다.

      인수후보들의 목록도 정해져 있다. 일단 우리ㆍ하나 금융지주다.

      저금리 시대에 수익성은 점차 떨어져가고 있지만, 생명보험업은 금융그룹 입장에서는 가져가지 않을 수 없는 핵심 사업 포트폴리오로 통한다. 만기가 긴 상품이 주로 포진해 긴 호흡으로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까닭이다. 믿을만한 보험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대형 금융지주 중 생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다. 하나금융지주 계열 하나생명은 오가닉 그로스(Organic-growth)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규모와 덩치가 작다. 2015년 DGB금융지주가 우리아비바생명을 인수하는 등 3대 지방금융지주들도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ㆍ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전했던 MBK파트너스나 한앤컴퍼니 같은 대형 PEF들도 주요 인수후보로 꼽힌다.

      과거 흥행에 성공한 오렌지라이프와 푸르덴셜생명의 비결은 재무건전성이 우수해 추가 자본확충 부담이 덜하다는 점이 꼽혔다. 메트라이프는 이런 맥락에서 매물로 나온다면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메트라이프는 지난해 말 기준 22조원의 총자산 중 절반인 11조원이 변액보험 자산이다. 변액보험은 신국제회계기준(IFRS14)에서도 부채로 분류되지 않아 자본확충 부담이 덜하다. 지급여력(RBC)비율도 2019년말 기준 225%로 생보사 평균 281.2%보단 낮지만, 당장 급하게 자본이 필요한 상태는 아니다.

      2018년 내놓은 달러종신보험이 '빅 히트'를 기록하며 신계약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다른 외국계 생보사들도 비슷한 상품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아직까진 메트라이프의 달러보험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국내 일부 대형 금융지주는 이전부터 메트라이프에 인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최근 라이나생명 매각설이 주목받았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라이나생명의 RBC비율은 311%로 매우 우수하고, 텔레마케팅(TM) 시장의 절대 강자로 수익성이 우수하다. 지난해 라이나생명은 35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며 자기자본이익률(ROE) 20.9%를 기록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에 매각된 푸르덴셜보험(ROE 4.8%)의 4배에 가깝다.

      아직까지 그 어느 회사도 공식적으로 매각이 시작되지 않은만큼, 생보사 매물에 관심이 많은 원매자들 사이의 눈치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만약 올해 말 교보생명의 재무적 투자자(FI) 지분까지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 업계의 판도가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반대로 중량급 매물을 이미 품에 안은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이 같은 흐름에서 거리를 두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메트라이프를 위시한 일부 외국계 생보사들이 실제 매각이 진행될 경우, 과거에 비해 후보군들이 드러난터라 일부 후보를 초청해 제한적 경쟁을 진행하는 프라이빗딜(Private deal)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