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신용도, 9월 LA호텔 '1조원' 리파이낸싱이 관건
입력 2020.09.01 07:00|수정 2020.09.02 10:08
    9·10월 총 1조원 규모 자회사 차입금 만기
    유동성 위기 넘겼지만 실적 불확실성 여전
    리파이낸싱 추진 중, 실패 시 자금부담 커
    • 하반기 대한항공의 유동성 위기 대응의 핵심인 대한항공이 LA윌셔그랜드호텔의 '1조원' 차입금 만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해당 차입금 리파이낸싱(재융자) 성사 여부가 하반기 대한항공 신용도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여전히 영업실적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리파이낸싱 실패로 1조원의 대규모 자금 부담이 생기면 대한항공에 미칠 영향이 클 것이란 우려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전액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는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의  총 9억불(약 1조600억원)의 차입금의 만기가 9월부터 돌아온다. 해당 차입금의 만기는 각각 9월 28일 3억불(약 3600억원) , 10월 18일 6억불(약 7100억원)이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대한항공의 대규모 우발부채 발생 위험을 지적하고 있다.

      한진인터내셔널코퍼레이션은 대한항공의 100% 자회사로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재 월셔그랜드센터를 소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89년 해당 자회사를 통해 이 호텔을 인수한 뒤, 2009년부터 8년 간 10억달러(약 1조5300억원)를 투입해 호텔·오피스·상업시설로 이루어진 복합 건물로 재건축했다. 현재 운영은 인터컨티넨탈에 위탁을 맡기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대한항공의 하반기 신용평가 계획에서 “관련 차입금의 리파이낸싱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대규모 우발부채 발생 위험이 존재한다”며 “호텔업의 경우 코로나 확산에 따른 객실점유율 하락으로 전반적인 영업환경이 매우 부정적인 상황으로, 단기적으로 만기도래 차입금에 대한 대응방안과 이에 따른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을 검토해 신용등급 결정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대한항공은 윌셔그랜드센터를 담보로 리파이낸싱을 추진하기 위해 투자자들과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기존 담보대출보다 많은 금액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확한 진행 상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기 전까지 리파이낸싱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회사측에서 노력 중이라고 답변해온 상태고, 9월 돌아오는 사채는 수출입은행 보증채로 최근 정부의 항공업 지원 기조를 봐도 해줄 확률이 높다고 보지만 10월 만기의 6억불은 해외에서 해온 것이다 보니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라며 “일부 상환이라면 몰라도 1조원 전체 상환이 필요해지는 상황이 오면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 유동성 위기에는 사업부 매각이나 유상증자로 어느 정도 대응 했다고 보는데, 만약 윌셔그랜드센터 우발채무가 대규모로 터지면 수시평가 대상이 된다”며 “하반기엔 리파이낸싱만 잘 넘기면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코로나 추이를 예측하기 어려워 내년에도 영업실적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현재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BBB+’다. NICE신용평가는 ‘부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고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부정적 검토 대상’을 유지 중이다. 하반기 정기 평가는 12월이지만 ‘부정적 검토’ 대상인 곳에서는 3분기 실적을 확인 후 수시 평가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7월 유상증자를 시행해 1조 1270억원의 자본을 확충했고 8월 25일 한앤컴퍼니에 기내식 및 기내면세품 판매사업을 9906억원에 매각한다고 공시했다. 유상증자를 포함해 약 2조원 내외의 대규모 현금유입을 통한 자본을 확충한 셈이다. 추가로 송현동 부지 매각, 왕산레저개발 지분 매각 등이 추진되고 있어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재무안전성 저하에 일부 대응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