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방어 위해 추가 자본확충 필요…악순환 빠진 CJ CGV
입력 2020.09.04 07:00|수정 2020.09.07 07:20
    CJ CGV, 코로나 장기화로 재무안정성 저하 지속
    신평사 "추가 재무개선 방안 하반기 내 나와야"
    유상증자·지분 처분·영구채 발행…그 다음은?
    • CJ CGV가 신용도 방어를 위해 하반기 내로 추가 재무 개선 방안을 내놓아야 할 전망이다. CJ CGV는 상반기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는 등 자본확충 노력을 이어갔지만 재무안정성 저하가 지속됐다. 이미 여러 차례 재무 개선책을 진행한 상황이라 악순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 지 주목된다.

      CJ CGV의 2분기 CGV의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91.4%가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1305억원을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분기별 1000억원 내외의 영업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현재와 같은 영업부진이 계속된다면 등급 하향을 예방하기 위해 CJ CGV와 CJ그룹 측에서 하반기 내에 추가 재무 개선 방안을 구체화해야 할 것으로 보고있다. CJ CGV는 올해 1분기 하향검토를 거쳐 등급이 ‘A+’에서 ‘A’로 떨어졌다. 현재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12월에 정기 리뷰에 들어갈 예정이고 그 전에도 회사 펀더멘털이 우려되면 수시평가에 들어갈 수 있다. CJ CGV에서 추가 개선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하지만 아직 명확하게 전달받은 바는 없는 상황인데, 적어도 11~12월까지 공식적으로 현금확보가 될 거란 근거가 나와야 평가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한 NICE신용평가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CJ CGV는 등급 하향조정 검토 요인 지표를 충족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CJ CGV의 등급 하항조정 검토 요인으로 ▲순차입금 의존도 65% 초과 및 총차입금/EBITDA 6.0배 초과 ▲코로나의 부정적 여파 지속 및 비경상적 현금유출이 지속된다고 판단되는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하향 가능성 증가 요인으로 ▲코로나 영향 실적부진 장기화 ▲해외 사업의 투자 규모 대비 가시적인 영업성과 창출 지연 ▲연결기준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 8.6배 초과 지속을 제시하고 있다. 한신평은 수요와 실적 회복이 기대 이하로 나타나면 조정순차입금/EBITDA 지표가 2021년까지도 8.5배를 초과할 것으로 추정했다.

      내년 5월 터키법인 마르스 관련 TRS 계약 만기일이 다가오고 있어 대규모 현금 유출도 우려된다. TRS와 관련된 평가손실은 회계 상으로는 이미 반영 됐으나(6월 말 기준 3136억원) 내년 만기가 오면 실제 현금 상환 부담이 생긴다. CJ CGV 측은 이와 관련해 재무적투자자(FI)들과 만기 연장을 협의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 회사 측에서도 추가 등급 하향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신용등급 강등 시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나 악순환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CJ  CGV는 2분기 실적부진과 더불어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돼 당기순손실 174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부진이 계속되면 외부차입 증가로 금융비용이 늘어나고, 부채 규모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또 CJ그룹이  지난해 말부터 비상경영 선포 이후 비주력 사업부 정리, 자산 매각 및 유동화 등으로 계열사들의 신용 위험을 줄여온 만큼 ‘마지막 변수’인 CJ CGV의 부담이 클 것이란 평가다.

      남아있는 ‘카드’가 별로 없는 점은 문제다. 지난해 말 CJ CGV는 자회사 CGI홀딩스 지분을 활용해 3346억원을 조달했지만 직후 코로나 발발로 증자 효과가 무색해졌다. 이후 그룹 차원의 직접 지원책으로 7월 지분 39%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CJ㈜를 포함한 기존 주주들이 참여해 220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다만 상반기 누적 당기순손실 규모가 2935억원으로 유상증자 규모를 상회한다.

      CJ CGV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룹과도 소통하고 있지만 당장 7월 유상증자를 단행한 만큼 또 다시 그룹의 직접 지원을 고려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우선 CJ CGV는 다음달 1000억원 규모의 영구채(신종자본증권)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보유 중인 CJ베트남컴퍼니 지분(324억원)도 전량 처분했다.

      결국 ‘수요 회복’이 최선책 이지만 단기간 회복 가능성은 예측이 불가하다. 7·8월 개봉이 미뤄졌던 외화가 개봉하는 등 본격 여름 성수기 시작으로 관객 회복 기대감이 올랐다. 그러나 최근 국내에서 확진자가 다시 급증해 정부는 지난 23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전국으로 확대했고 현재 ‘3단계’ 격상까지 거론되고 있다. 3단계가 시행되면 지침상 ‘중위험시설’인 영화관은 영업을 중지해야 한다. 중국 및 일부 해외 지역 영업이 재개되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관측이다.

      CJ그룹이 비주류 계열사를 정리하고 CJ제일제당(식품), CJ대한통운(물류), CJ ENM(콘텐츠)의 주요 계열사 위주로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서는 분위기가 전해지면서 시장에서는 CJ CGV의 매각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회사는 현재 매각 계획은 없다고 밝힌 상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만약 매각하려 해도 영화관은 현재 정당한 사업가치 평가도 힘든 상황이고, 코로나가 얼마나 갈 지 몰라 매수자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CJ CGV는 TRS 계약 등 얽혀있는 신용 이슈가 여럿이라 매수자 입장에서도 고려할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