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PER 300배 전세계서 제일 비싼 게임주됐다
입력 2020.09.10 14:21|수정 2020.09.11 10:48
    상장 직후 24000원→62400원…매수대기만 2조
    '따따상' 시 시총만 6조…코스닥 2위 기업 코앞
    작년 순익 기준 PER 316배, 고평가 부담 부각
    급등한 주가 유지할 수 있을진 의문
    • 카카오게임즈가 상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직행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전반 기술주 조정 우려 속에서도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공모주 과열 분위기 속에서 기업공개(IPO)에 대한 환상은 한층 확대할 전망이다.

      카카오게임즈 주가의 단기과열 우려는 고민이다. 게임산업 특성 상 이전 SK바이오팜 대비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된다는 평가다. 성장성을 감안하더라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게임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

      10일 카카오게임즈는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직후 상한가인 6만2400원을 기록하고 있다. 개장 이후 10분여 만에 상한가 매수대기 물량만 3000만주를 넘기며 2조원 가까운 자금이 몰렸다. 시가총액은 총 4조5680억원으로 코스닥 5위권에 진입했다.

      공모 기회를 놓친 매수세와 제한적인 유통주식 물량을 고려하면 '따따상(공모가 2배 상장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을 점치는 목소리가 많다. 최근 글로벌 대형 기술주를 비롯해 국내 인터넷·게임사 주가가 조정을 받았던 것과는 별개의 분위기다. SK바이오팜에 이어 공모주 대박 신화를 이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가 폭등하는 만큼 예상보다 빠른 시일 내 고평가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말 지배주주 순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카카오게임즈의 주가수익비율(PER)은 오늘 하루만에 316.75배까지 치솟았다. 따따상(약 8만1000원)을 기록할 경우 PER은 410배 이상으로 확대된다. 카카오게임즈 주식 한 주가 주식 가격만큼 돈을 벌기까지 316년이 걸린다는 이야기다.

      카카오게임즈가 공모가 산정을 위해 유사회사로 선정한 경쟁사와 비교할 경우 더 잘 드러난다. 같은 기준으로 PER을 구하면 국내 최대 게임사인 엔씨소프트는 49.16배, 중국 최대 플랫폼인 텐센트홀딩스는 48.91배 수준이다. 현재 주가가 유지될 경우 내년 1000억원 이상 당기순이익을 내도 대형 경쟁사보다 비싼 가격을 유지하게 된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게임즈의 적정 기업가치를 2조2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 사이로 보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플랫폼 효과 및 신작 흥행 가능성을 높게 잡아 후하게 평가하더라도 3조원 안팎을 적정 기업가치 규모로 판단한다"라며 "현재 주가를 설명할 수 있는 건 카카오게임즈의 본질 가치보다는 시중 유동성과 IPO 효과에 가깝다"라고 설명했다.

      SK바이오팜과 비교했을 때 급등한 주가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기관 수요예측 당시 의무보유 확약(락업) 물량 절반 이상인 560만여주가 한 달 이내 출회할 수 있다. 락업 물량 절반 이상이 6개월 이상이었던 SK바이오팜에 비하면 기관의 단기차익 실현 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수급 호재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코스닥 시가총액 5위로 올라섰고, 또 상한가를 기록한다면 2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다. 이 경우 국내외 각종 지수에 편입이 유력하다. 지수 편입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는 신작이 모두 흥행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이에 따른 실적성장 규모는 예측 가능한 범위 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