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시간 번 LG디스플레이, 하반기에 신용도 방향성 갈린다
입력 2020.09.11 07:00|수정 2020.09.14 15:12
    신용도 '상반기가 갈림길' 예상 나왔는데
    코로나로 변동성 큰 폭으로 증가해 '지켜봐야'
    상반기 '최악' 실적, 하반기엔 회복 예상
    OLED 투자성과, 재무건전성 회복 등 관건
    • LG디스플레이의 신용도 하방 압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 방향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신용평가사 두 곳에서 ‘부정적’ 등급 전망을 부여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다. 다만 디스플레이 업종 역시 상반기 코로나로 변동성이 컸고, 그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남은 기간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코로나가 터지기 전부터 올해 상반기가 LG디스플레이의 ‘신용도 갈림길’이란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올해 ‘OLED 대전환’을 맞아 상반기 내 OLED관련 수익성 개선을 보여야 추가적인 신용 리스크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해부터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은 하향세였다. 지난해 ‘AA’에서 ‘AA-‘로 떨어졌고, 이후 올해 초 결국 ‘AA-‘에서 ‘A+’로 한 단계 내려왔다. 현재 한국기업평가는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부여하고 있지만, NICE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여전히 ‘부정적’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코로나까지 더해지면서 LG디스플레이는 1, 2분기에도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갔다. 1분기 영업적자 규모는 전 분기보다 다소 줄었지만, 영업매출은 2009년 1분기 이후 11분기만에 최저치(4조7000억원)를 보였다. 2분기 영업적자는 5000억원으로 2019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손실 규모다.

      사실상 ‘최악의 시기’를 보낸 셈이지만, 본격적인 신용도 영향은 연초 예상과 달리 이제부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코로나 사태가 예상보다 장기화하고 있어 변동성을 고려하면 당장 방향성이 정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란 분석이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실적과 영업환경이 코로나로 워낙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서 일단은 3, 4분기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코로나 사태 전부터 신용위험이 계속된 회사라 수시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는 상황이고, OLED 관련 성과가 지속적인지, 재무 부담이 완화가 되는지 검토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코로나로 인해 오히려 일부 사업부문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고려 요소다. 비대면 플랫폼 확산에 따라 노트북과 태블릿, 모니터 등의 패널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산성이 우수한 IT용 LCD 패널 판매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2분기 전방 수요감소와 생산 차질로 패널 출하량이 면적기준으로 전년동기 대비 32% 감소했지만, IT용 고부가가치 패널제품 수요 증가로 면적당 평균판가가 상승해 출하량 감소로 인한 영향을 일부 상쇄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선 3분기 LG디스플레이가 ‘6분기 연속 적자’를 벗어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3분기 실적은 매출 6조7000억원, 영업이익 340억원으로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며 “2분기말부터 발생한 IT패널의 러시 오더(order)가 계속되고 있고, P-OLED 생산량이 대폭 증가해 손실폭이 줄었고, 8월 LCD TV 패널 가격의 상승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이루어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3분기 흑자를 보여도 ‘턴어라운드’가 되긴 부족하다는 평이다. 4분기에는 변수가 더 많고, 내년 상반기는 모바일 P-OLED 공백기에다  IT패널 수요도 다소 주춤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여전히 신용도 방어의 ‘핵심’은 OLED 부문 실적 개선 여부다. 신용평가사들은 하반기 OLED 투자성과 가시화 여부와 함께 사업 펀더멘탈 회복 여부와 신용도 방향성을 결정하겠다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7월 본격 양산이 시작된 중국 광저우 공장의 대형 OLED 생산능력 확대와, 북미 주요 거래처의 신규 스마트폰 제품 출시에 대응한 모바일용 패널 출하량 증가를 통한 중소형 OLED 생산효율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물론 높은 차입부담으로 악화된 재무 건정성 회복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OLED 증설투자가 대부분 마무리돼 올해 상반기 설비투자 규모는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영업수익성 부진과 EBITDA 창출력 감소로 6월 말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2019년말 대비 9000억원 증가한 11조원을 기록했다. NICE신용평가는 “당분간 잉여현금흐름 창출을 통한 유의한 차입금 감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수익창출력 대비 높은 차입부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하반기 중 등급적정성 검토 계획을 밝히면서 “OLED 출하량 증가를 통한 하반기 영업실적 개선 및 수익구조 회복 전망이 LG디스플레이의 현 신용도를 뒷받침하고 있지만, 설비투자로 인해 확대된 재무레버리지 부담 등으로 등급 유지여력이 낮은 수준에 위치하고 있어 OLED 성과부진 속 단기적인 수익성 및 재무구조 저하 폭이 예상을 상회하는 경우 신용도 하방 압력은 가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