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저축은행 매각, '1.6배 PBR' 두고 막판 줄다리기 돌입
입력 2020.09.11 07:00|수정 2020.09.14 15:11
    김앤장, 15일 지분 100% 대상 매각 본입찰 진행
    JB금융, 한국캐피탈 등 주요 인수후보진 두각
    부동산PF로 낮던 몸값, 수도권 프리미엄에 회복
    •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지휘하는 JT저축은행 매각이 이번 달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당초 큰 흥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많았지만 지방금융지주사와 캐피탈사 등이 후보로 급부상했다. 수도권 영업망 프리미엄과 저축은행에 대한 보수적 가치평가 사이에서 막판 줄타기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M&A 업계에 따르면 일본계 J트러스트그룹은 오는 15일 JT저축은행 지분 100% 매각 본입찰을 진행한다. 지난달 치러진 예비입찰에서는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 6곳가량이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는데 JB금융과 한국캐피탈 등이 적격예비인수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김앤장은 이번 거래에서 법률자문은 물론, 매각 주관까지 함께 맡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JT저축은행의 몸값이 어디까지 오를 것이냐에 모이고 있다.

      매각자는 앞서 수의계약 방식 매각도 염두에 두고 원매자들과 접촉했다. 당시 거론되던 가격은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초반, 1500억원 내외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은행은 최근엔 PBR 1~1.2배 수준에서 값이 정해지는 사례가 많았다. JT저축은행의 작년 자본총계는 1266억원이다.

      이에 매각측도 거래가에 큰 욕심을 내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이후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과 이자상환유예 조치의 여파, 부동산PF 대출에 관한 부실화 위험도 커지는 터라 저축은행을 보유할 매력도 줄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업권 별 고객군을 감안하면 특히 부동산PF 대출 관련은 사이클에 따라 저축은행 업권이 영향을 먼저 받을 수밖에 없다”며 “아직 부실화가 실현됐다고는 말할 수 없으나, 분양율 자체가 올라오지 않아 요주의 분류된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인수후보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모양새다. 일부 원매자들이 실사 기간을 더 달라며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실사는 어느덧 7주를 넘어섰다.

      JB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상 광주은행, 전북은행 외에 비은행 순이익 비중 확대가 중요하다. 아울러 JB금융의 인수의지는 익히 시장에 알려졌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한국캐피탈 역시 저축은행과의 협업이 필요한 탓에 대표이사 차원의 사업 확장 전략을 내부에 공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뱅커스트릿PE등 일부 사모펀드 역시 주요 LP를 상대로 투자자금 마련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진다.

      매각과정에서는 앞서 매물로 나왔던 민국저축은행의 배수(1.6배)가 비교 선상에 오르고 있다. 저축은행은 지역균형 발전 목적 상 수도권 출점에 엄격한 규제를 받는다. 상대적으로 민국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의 경우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영업하고 있어 다른 곳보다 매력이 높다.

      일부 원매자들은 PBR 1배 초반 금액을 써내고도 이탈했다. 소모되는 시간 대비 다른 경쟁자의 의지를 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 보니 매각가가 좀 더 높게 형성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경쟁이 부각되면서 이로 인한 가격 상승을 원매자들이 얼마나 납득하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는 수의계약 당시 거론되던 금액에서 최소 500억원 가까이 뛴 2000억원이 거론되기도 하는데 이를 각 사 경영진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또 다른 투자업계 관계자는 “JB금융이나 군인공제회 산하의 한국캐피탈이나 금액을 더 써내는데에 대한 절차와 심사가 매우 복잡한 곳들”이라며 “경쟁이 과열되면 저축은행 인수에 이만한 가격이 지불되는 점을 최고 경영진들이 어떻게 판단하는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