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항공, 나락에서 다시 꺼내든 증자 카드...흥행 전망은 '글쎄'
입력 2020.09.15 07:00|수정 2020.09.14 17:38
    720억 유증 재도전…시장은 냉담
    대주주 외 참여주체 유인 적어
    홀딩스 자금조달 방식에도 의문
    "흥행보단 생존기간 연장이 중요"
    • 티웨이항공이 유상증자에 재도전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티웨이항공의 대주주인 티웨이홀딩스는 이번엔 주주배정물량을 전부 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금을 마련했다는 입장이지만, 자금 출처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재무 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업황 부진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 시장에서는 티웨이홀딩스 외엔 유상증자에 참여할 주체가 있을지 모르겠다는 우려도 나온다. 티웨이홀딩스를 통한 자금 수혈만이라도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지만 재무적 어려움은 계속될 것이란 평가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0일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72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새로이 발행되는 주식수는 4500만주로,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 전액은 운영자금에 쓰인다. 예정 발행가액은 기준주가 2643원을 바탕으로 1600원으로 정해졌다. 또한 1835만주 가량을 액면가 500원에 무상증자한다. 주당 신주배정 주식수는 0.2주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 8월 한 차례 유상증자를 철회한 데 이은 재도전이다. 당시 티웨이항공은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지만 티웨이항공 지분 58.32%를 보유한 최대주주 티웨이홀딩스의 청약 참여율이 25.61%에 그치면서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마중물을 대줘야 할 대주주 티웨이홀딩스가 충분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이후 주가는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해 말 4000원대였던 주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타격이 가시화하던 6~7월 점점 하락하다 2000원대 중반의 주가로 가라앉았다. 이후 3000원대로 회복하는 듯 보였으나, 증자를 철회한다는 소식에 주가는 다시 2000원대로 주저앉았다.

    • 티웨이항공이 유상증자에 재도전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는 다시 하락곡선을 그리고 있다. 11일 기준 티웨이항공의 주가는 전일대비 6.72% 하락한 2500원을 기록했다.

      현 시점에서 대주주 외에는 유상증자에 참여할 유인이 부족한 상황이다. 항공업황의 부진으로 주가 추가 하락이 점쳐지고 있는 까닭에서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8월 중순 유상증자에 1조3000억원 가량의 자금이 몰렸다. 당시 모집가액은 기준주가 1만7800원을 기반으로 1만2400원으로 결정됐으나, 현재 주가는 지속 하락해 1만2800원으로 큰 차이가 없어졌다.

      티웨이홀딩스가 청약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한 방법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점도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티웨이홀딩스의 자금조달 방안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나온다. 먼저 티웨이항공이 임직원 휴직을 통해 절감한 인건비가 꼽힌다.  티웨이항공은 올해 2분기까지 전체 임직원 중 71%인 1300명을 유급 휴직하게 하고 운항승무원의 무급휴직을 시행하며 월 32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한 바 있다. 티웨이홀딩스는 올해 상반기 반기보고서를 통해 올해 9월까지 약 170억원의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보유한 자산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추측도 나오지만 티웨이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자산은 모두 대여(리스)한 것이어서 현금화가 불가능하다. 또한 현재 정부가 항공산업에 대해 정류료, 착륙료 등의 감면기간을 8월 말에서 12월 말로 연장해주는 것 외엔 항공산업 지원 묘수가 없는 상황이다. 티웨이홀딩스가 외부로부터 차입했을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유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지난번 유상증자 실패 이후 어떤 대안을 찾았는지 모르겠지만 홀딩스에서 100% 청약 가능한 정도로 자금조달을 해놓았다고 했다"며 "티웨이홀딩스가 어떤 자산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관건인 것 같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은 무상증자도 함께 진행한다. 무상증자는 자본잉여금이나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긴 뒤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것으로 회사의 주가 관리에 흔히 활용된다. 필요한 자금은 티웨이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1497억원 가량의 주식발행초과금을 활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티웨이항공의 기타자본잉여금은 지난해 대비 5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었고 이익잉여금은 마이너스(-)인 상태기 때문이다. 녹록지 않은 업황으로 인해 무상증자에도 불구, 주가 띄우기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환경이 좋지 않음에도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이유에 대해 업계에서는 티웨이항공의 생존기간 연장 목적성이 짙다는 평가다. 티웨이항공은 당장 버틸 자금을 모아야 하는 상황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티웨이항공은 주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생존이 중요한데 보유한 현금이 바닥나는 상황이어서 어떻게든 자금조달을 해야하는 상황"이라며 "대주주 이외에 누가 유상증자에 참여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대주주로부터만이라도 자금 수혈을 하게 되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기한이 늘어나니 생존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