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토스도 마다했던 신한...금융권-테크핀 협력 걸림돌은 '몰이해'
이지은 기자 | itzy@chosun.com | 2020.09.17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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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핀도 협력 절실…일부 금융사 거절
신사업 투자·데이터 공개에 회의적인 탓
"우월 의식·개발자 중심 사업이 걸림돌"

금융사테크핀 협력 특성화이미지 왼쪽

몸집이 커지고 있는 테크핀(Techfin) 기업들이 기존 금융사와의 협업을 요청해왔지만 일부 금융지주사들이 이를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금융사들은 테크핀 기업의 신사업 성패 여부에 불확실성을 느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나 자원들을 빼앗길 수 있다는 불안감이 크다. 그럼에도 테크핀 업체들은 규제산업인 금융업에 경험이 부족한 만큼 기존 금융권의 도움이 절실하다.

테크핀 기업의 성장에 발맞춰 기존 금융사들도 이들과 협업하는 것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테크핀 기업들이 전반적으로 금융권보다는 우위에 있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다 조직 문화도 기존 금융권과는 많이 달라 협력을 하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은 앞서 네이버파이낸셜과 토스의 협업 요청을 거절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은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캐피탈과 협업했고 토스는 하나은행을 주주로 맞이했다.

카카오뱅크도 한국금융지주의 자회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지분 33.53%를 들고 있다. 협업의 효과는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와의 주식계좌 개설 이벤트를 연 덕에 계좌 개설 수가 크게 증가했다. 당월 기준 카카오뱅크의 한국투자증권 비대면 주식계좌 수는 85만개 가량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도 네이버파이낸셜에 8000억원을 출자하며 지분 17.66%를 보유하게 됐을 뿐만 아니라 네이버 플랫폼을 기반으로 전자결제대행(PG) 시장 진출의 초석을 마련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네이버파이낸셜은 고액 PG 수수료 논란에 휩싸여 있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우아한 형제들 뿐만 아니라 네이버파이낸셜의 PG 수수료가 2.8%로 높은 수준이라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네이버파이낸셜이 "카드사에 지불해야 하는 결제 수수료도 포함돼 있다"고 반박했다.

이런 '잡음'은 일부 금융사들이 테크핀 기업과의 협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다.

신사업에 대한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만큼 사업이 좌초될 경우 기존 금융사는 보유한 데이터 등 자산을 공개했음에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또한 신규 테크핀 기업의 경우, 수익 모델을 세워 흑자 전환하기까지의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 알 수 없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한 관련업계 관계자는 "기존 금융사들은 테크핀의 성장 가능성에 공감을 하지만 사업의 불투명성이나 현금 살포식의 성장에 대해서는 굉장히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라며 "직접 플랫폼을 제작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기존 고객에게 제공하는 방식으로 협력 불참을 메우려고 하고 이를 지주사 회장들도 어느정도 독려하는 추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금융사와 테크핀 기업의 협력은 '시대적 흐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금융사들은 테크핀 기업의 혁신적인 플랫폼을 통해 모객을 할 수 있고 투자한 지분의 가치 상승분에 따른 자산 증식 효과를 볼 수 있다. 반대로 테크핀 기업은 금융사의 경험을 토대로 금융산업에 연착륙할 수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강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테크핀 기업들을 적극 이용할 수밖에 없고 상품제공업자 시장은 이런 흐름을 타는 게 필요하다"며 "플랫폼 때문에 정보 비대칭성이 해결되며 대출금리 등이 비교되고 경쟁이 붙더라도 시대 흐름을 따라 전략을 새로이 세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테크핀 기업들의 금융산업 이해도는 낮은 편이다. 일례로 '투자의 혁신'을 일으키겠다고 공언했던 한 테크핀 기업의 대표이사는 규제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후 "어떻게 이런 규제가 다 있나"라며 푸념하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토스도 토스뱅크 출범을 앞두고 자산운용사 출신 컴플라이언스 전문가를 영입해 지배구조 등 금융산업 규제에 대해 면밀히 살피고 있다. 기존 금융사의 경험이 테크핀의 사업 영위에 반드시 필요한 셈이다.

그럼에도 여전한 걸림돌로 지적되는 것은 문화 차이다. 먼저 기존 금융업계에서는 테크핀 기업들이 기존 금융사들보다 우월하다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존 금융사 역시 테크핀을 '예의없는 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조직 내에서 우대받는 직종도 다르다. 기존 금융사에서 우대받는 직종이 '펀드매니저' 등 금융상품을 소개하는 것이었다면 테크핀 기업에서는 IT 기반 엔지니어 등 '개발자'가 프론트에 나서고 있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서로가 쌓아온 경험들을 존중하고 포용해야 한다"며 "테크핀과 금융지주사가 협력하고 같이 해나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만큼 서로 무시하는 듯한 제스쳐를 삼가야 한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09월 11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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