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직상장 1호 교촌, 밸류 눈높이 '식품도매상'에 맞췄다
입력 2020.10.07 07:00|수정 2020.10.08 09:57
    유사회사에 해외기업 빼고 시총 '2조' 캡
    PER 16.1배로 시장 눈높이엔 '부합' 평가
    상반기 순익 급감으로 4000억 못넘겼지만
    IB 내 프랜차이즈 상장 '가이드라인' 제시
    • 교촌에프앤비가 기업공개(IPO)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식품도매업체'를 핵심 비교대상으로 삼았다. 대규모 식자재를 확보하고, 이를 가공ㆍ배송하는 사업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랜차이즈 사업으로서의 확장성이나, 로열티 수입 등 핵심 업태를 몸값에 어떻게 반영할 지에 대해서는 여전한 숙제로 남겨둔 셈이다. 프랜차이즈 2호 상장사가 될 것이 유력해보이는 더본코리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다.

      교촌에프앤비는 5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내달 최대 713억4000만원 규모 주식공모에 나선다고 밝혔다. 희망공모가액은 1만600원에서 1만2300원으로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공모가격을 확정한다. 일반청약은 다음달 3일부터 2일간 진행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이번 공모로 조달한 재원을 평택 물류센터 설비투자(약 200억원)와 연구개발(R&D) 비용에 투자할 계획이다.

    •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공모희망가 최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약 3100억원이다. 할인율 적용 전 평가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지분 100%가 3880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제시했다. 당초 상장 준비 과정에서 최대 50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던 것과는 다소 낮은 수준이다.

      직상장 첫 사례로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시장의 눈높이를 의식했다는 평가다. 국내에 음식료 프랜차이즈 상장사가 제한적임에도 불구하고 해외기업은 포함하지 않았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인기 공모주 대부분이 덩치가 큰 해외 상장사를 유사회사로 선정한 것과 대비된다. 사업 성격이 비슷한 상장사 중에서도 시가총액 2조원 이하, PER 10배~30배라는 제한을 뒀다.

      교촌에프앤비에 적용된 주가수익비율(PER) 멀티플은 16.1배로 당초 시장 예상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평이다. 사업 성격이 가장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 해마로푸드는 상반기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유사회사에서 제외됐다. 대신 가공식품 도매업 상장사인 동원F&B, 풀무원, 롯데제과 등이 대거 포함됐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유사회사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해마로푸드가 PER이 14~15배 사이에 형성돼 있어 교촌에프앤비 역시 시장 눈높이에는 부합하는 수준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교촌에프앤비가 해외기업을 포함하지 않은 것은 해외진출 사업이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한 측면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 교촌에프앤비 순이익이 하락한 영향도 크다는 평가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기준으로 동일한 PER 멀티플을 적용하면 평가 시총은 4750억원에 달한다.

      교촌에프앤비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약 54억원으로 연환산하더라도 전년 대비 36% 수준이다. 법인통합조사 과정에서 과징금 66억여원이 법인세 비용으로 반영되며 순이익이 급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과징금을 환입해 연환산 당기순이익을 241억원으로 반영한 3880억원을 기업가치로 최종 평가했다.

      이번 증권신고서 상에 담긴 공모가 산정기준은 후발주자인 더본코리아의 상장 추진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는 현재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해 상장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투자금융(IB) 업계 한 관계자는 "교촌에프앤비가 첫 타자이기 때문에 제시한 방식이 하나의 가이드라인 역할이 될 수밖에 없다"라며 "유사회사에서 해외기업을 빼고 PER이나 시가총액에 캡(상한)을 씌우는 등 방식이 계속해서 비교대상으로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