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앞두고 작년과 '판박이' 제재 나선 금감원... '면피용' 지적
양선우 기자 | thesun@chosun.com | 2020.10.16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print인쇄 print공유하기
+ -
작년 국감 앞두고 DLF 현장 중간검사 결과 발표
올해에도 판박이로 라임 사태 증권사 CEO에 제재 통보
"금감원, 국감장에서 감독 책임 판매사에 돌리려 한다"

라임 제재

금융감독원이 국정감사를 앞두고 라임 사태와 관련해 증권사 CEO에 중징계를 통보했다. 금융사들 사이에선 사모펀드 사태의 책임을 또다시 판매사에 전가하려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DLF사태와 ‘판박이’로 금융사에 비난의 화살을 돌려 책임을 면하려는 금감원의 행태에 금융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금감원은 이달 초 신한금융투자와 KB증권, 대신증권 등 라임펀드 판매 증권사 3곳에 징계안을 사전통보 했다. 이들 CEO에는 중징계 안이 통보된 것으로 전해진다. 임원 징계와 별도로 기관에도 징계수위가 통보됐다. 금감원은 이들이 내부통제 기준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관리를 소홀한 책임을 주된 제재 근거로 내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사들은 술렁이고 있다. 올해 초 DLF 제재와 마찬가지로 CEO에 대한 중징계가 통보되면서 연말인사 등에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현직 CEO의 경우 중징계 제재 대상에 오른 것만으로도 연임에 제동이 걸릴 수 있어 사인이 민감하다.

해당 징계가 통보된 증권사들은 강력저항에 나섰다. 제재심 당일까지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DLF 사태와 마찬가지로 소송까지도 불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아가 금감원 전 직원이 라임펀드 관련해 소송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금감원도 최고 책임자가 내부 관리 소홀로 징계를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처럼 금감원이 대대적인 CEO 제재에 나서자 금융사들 사이에선 금감원이 면피에 나선다는 지적이다. 국감장에서 라임펀드 관련한 책임이 금감원에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적으로 판매사 제재에 나섰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도 느닷없이 DLF 판매사에 대한 중간 검사 결과를 밝힌 바 있다.

당시 금감원은 8월말부터 DLF 상품 설계, 제조, 판매 실태 점검을 위해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합동 현장 검사했다. 검사가 채 마무리가 안된 시점이었지만 금감원은 금융회사들이 투자자 보호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중시하여 리스크 관리 소홀, 내부통제 미흡, 불완전판매 한 점이 있다고 중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DLF 사태의 근본 원인 및 경과에 대해 알리기 위함이라고는 하나 시기적으로 국감을 앞 둔 민감한 상황이었다.

그러다 보니 금융사들 사이에선 마무리도 안된 현장검사 결과를 굳이 중간 발표란 이름으로 국감 직전에 발표한 것은 DLF 사태의 책임을 금융사에 돌리기 위함이란 비판이 있었다. 올해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국감 전에 라임 사태 판매사 CEO에 전격적으로 중징계가 통보되면서 또다시 면피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국감을 앞두고 제재 결과가 발표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라며 “판매사들의 문제를 부각함으로써 금감원은 감독책임을 다했다는 주장을 피기 위함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조만간 은행들에 대한 제재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사들 사이에선 증권사들의 반발이 워낙 거세다 보니 은행 제재까지는 아직 손을 대고 있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미 DLF사태로 금감원이 일부 은행들과 행정소송을 벌이는 상황에서 라임 사태로 또다시 중징계 조치가 이뤄질 경우 은행들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은행들과 증권사의 제제 결과가 다소 다를 수는 있다. 증권사 CEO에 대한 제재는 지배구조법에 근거해 이뤄졌다. 지배구조법에 따르면 CEO에 대한 중징계를 금감원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은행의 경우 이미 지배구조법으로 DLF사태 관련해 CEO들이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라임펀드 사태에도 또다시 지배구조법을 근거로 CEO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는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이 경우 자본시장법에 근거해 징계를 내릴 수는 있으나, 자본시장법에는 금감원은 주의적 경고 수준의 경징계만 가능하다, 은행에 대한 중징계 처분을 내리기 위해선 금융위원회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제재 수위는 증권사와 다를 수 있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DLF 제재안을 놓고도 금감원 단독으로 CEO 중징계 처분을 내린 것이 논란이 된 바 있다”라며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까지도 CEO 중징계가 나올 경우 금융사들의 반발이 매우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0월 13일 07:00 게재]

기사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