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흡수할 대한항공, '글로벌 톱10' 지위 다질 수 있을까
이상은·하지은 기자 | selee@chosun.com | 2020.11.19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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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합산 시 글로벌 10위권 진입 예상
코로나로 불황…'승자의 저주' 우려도
재무 부담 관리·정부 간섭 조율 등 과제

대한항공이 정부 지원을 받아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을 공식화했다. 보유 자산이 4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7위권 항공사’ 탄생을 향한 기대가 오르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로 항공업이 위기에 몰려있는 만큼 ‘성공적인 합병’을 점치기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력 구조조정 문제와 정부의 경영 간섭 균형 맞추기 등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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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위 FSC', '동북아 최대 LCC' 기대…코로나 여파는 변수

국내 대표 대형항공사(FSC)의 합병이 성사되면 ‘대형 단일 국적항공사’가 탄생한다. 항공업 재편이란 기조 아래 LCC도 단계적 통합 과정을 거쳐 ‘대형 LCC’가 출범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내년 상반기까지 인수를 마무리하고 2022년 통합법인을 출범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통합 후 규모 및 실적 수준을 구체적으로 예상하긴 이르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대한항공(12조2000억원)과 아시아나항공(6조9000억원)이 합쳐질 경우 매출은 약 20조원, 자산은 40조원에 이른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지난해 여객 및 화물 운송 실적상 세계 항공사 순위에서 양사를 단순 합산시 세계 7위권으로 올라선다.

보유한 항공기는 대한항공 173대, 아시아나항공 86대로 총 259대가 돼 에어프랑스(220여대)와 루프트한자(280여대) 등 세계 10위권 항공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국제 여객 RPK(항공편당 유상승객 수에 비행거리를 곱한 수치) 기준 역시 단순 합산 시 10위인 미국의 아메리칸항공과 비슷한 수준이 된다.

덩치가 커지는 것은 맞지만 ‘메가 캐리어’ 효과가 기대처럼 나타날 지는 지켜봐야 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중복 노선이 양사 전체의 42%를 차지한다. 중국과 일본 등 중·단거리 노선은 절반이 겹친다. 이미 포화인 중·단거리 노선은 줄이되 미국과 대양주 등 장거리 노선을 늘려 경쟁력을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실현 시기는 언제가 될 지 모른다.

코로나로 전 세계 항공업이 불황에 빠져있는 점이 변수다. 올해 전 세계에서 영업을 중단한 항공사는 43곳에 이른다. 글로벌 주요 항공사들도 순손실만 수 조원을 기록하고 있다. 항공업이 당장 향후 몇 년간은 예전 수준의 수요 회복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물론 국내에서 'LCC 포화'가 심각했던 만큼 통합으로 이룰 규모의 경제는 기대 효과 중 하나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를 단계적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동북아시아에서는 최대 LCC로 도약, 아시아에는 에어아시아 다음으로 큰 규모가 예상된다.

에어부산은 부산을 중심으로 한 동남지역 노선에 특화돼있고 진에어는 근거리 해외 노선에 강점이 있어 시너지 효과가 있다는 관측이다. 중복 노선 정리, 대규모 구조조정, 정부 주도의 통합에 따른 시장 불만과 혼란도 예상된다. 지방 공항 활성화 및 제2 허브공항 육성 추진과 관련해 정치적 쟁점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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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회복 미지수…‘승자의 저주’ 피할 수 있을까

합병 이후 재무 부담 완화가 순조롭게 이루어질 지가 관건이다. 정부의 확고한 항공업 지원 의지를 바탕으로 인수 부담 자체는 미미하다. 당장의 재무 우려도 줄어들었다. 산업은행이 전면에 나선만큼 리파이낸싱 불확실성도 줄어들었다. 다만 향후 실적 및 재무 부담 관리에 따라 통합 법인이 ‘글로벌 톱10’으로 거듭나 그 수혜를 받을 지가 달려 있다는 평이다.

코로나 여파로 실적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재무 안정성 회복 시기 예측이 어렵다. 여객수요 부진이 장기화되면 ‘동반 부실’의 우려도 나온다. 3분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각각 76억원, 58억원의 흑자를 냈지만 화물 특수로 간신히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는 약 12조원으로 부채 비율이 2300%에 이른다. 단기 차입금만 2조원 규모다. 신용평가사들은 아시아나항공(BBB-/하향검토)에 대해 이번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등급 재검토에 나설 예정이고, 적시에 추가 자본확충이 없으면 하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인수 후에도 코로나 영향 장기화로 아시아나항공이 경영 개선에 실패하면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운영자금 수혈을 위한 추가 증자를 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

대한항공(BBB+/하향검토)도 여유가 많지 않다. 화물 부문 덕에 적자를 겨우 면했지만 코로나 지속으로 부진한 영업실적 및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은 1099.4%에 달하고, 총차입금은 17조6000억원에 이른다. 당장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도 3조원 규모다.

항공 담당 애널리스트는 “항공업 부진이 우라나라만의 이슈는 아니다 보니 정부도 기간산업인 항공업을 살리기 위해 이렇게 나설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FSC나 LCC 모두 통합시 기재 도입 혹은 유류 구매할 때 규모의 경제 효과 달성, 비용 절감 등 기본적으로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항공업이 코로나가 지속되는 한 어려움이 있어 인수 효과가 어떨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 이슈 · 3자연합 반대 · 정부의 경영 감시 논란 남아

통합 전후 극복해야 할 과제들도 남아있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조원태 회장과 대립하고 있는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소송 등을 통해 산업은행의 한진칼 증자 참여를 저지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고용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산업은행은 양사 통합 이후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이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중복 인력이 약 800~1000명에 달해 업황 부진 속에서 불필요한 인력이 정리될 가능성은 열려있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한진칼 3대 주주 자리를 차지하면서 경영 간섭 논란도 제기된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을 수직으로 지배하는 구조를 선택한 것도 구조조정 등 경영 개입에 용이하기 위함이란 판단이다. 산업은행이 보유할 한진칼 지분(10.7%)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산업은행은 통합 항공사에 대한 경영성과를 매년 평가하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의 기업결합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이번 딜이 정부 주도로 이뤄진 만큼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는 통과가 예상된다. 해외는 심사 시간이나 여부를 지켜봐야하지만 과거 유럽연합(EU)은 그리스의 양대 항공사 합병을 승인한 사례가 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18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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