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PO, '성장주 빅딜' 줄줄이...'따상' vs '제2의 빅히트' 가를 변수는
윤준영 기자 | jun@chosun.com | 2020.11.20 07:00
Edited by 이재영 차장 | leejy@chosun.com
print인쇄 print공유하기
+ -
카카오페이·카카오뱅크 등 테크핀 계열사 상장 대기
SK그룹 계열사에 바디프랜드·HK이노엔 등 중견기업까지
SK바이오팜과 같은 ‘따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은 핀테크 등 신(新)산업의 '성장주 성격 대장 기업'의 공모가 줄줄이 이어질 전망이다. 성장주는 시장 유동성 확대와 위험선호(Risk-On;리스크온) 현상이 강해질수록 투자 매력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공모 시점의 증시 분위기가 무엇보다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021년 대어급 상장으로 꼽히는 곳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계열회사와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등 SK 자회사들, HK이노엔(옛 CJ헬스케어) 등이 손꼽힌다. 핀테크, 콘텐츠,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등 향후 성장성이 더 큰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들이 대부분이다.

2020.11.12_내년 IPO, '성장주 빅딜' 줄줄이...'따상' vs '제2의 빅히트' 가를 변수는1

내년 예상 빅딜 중엔 카카오 계열사들의 움직임이 가장 재빠르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KB증권과 골드만삭스를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과 JP모간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카카오페이지는 작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주관사로 점찍고 상장 작업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 역시 연내 주관사를 정하고 내년 하반기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SK그룹 계열사인 SK IET와 SK바이오사이언스도 SK바이오팜의 뒤를 이을 후보로 꼽힌다. SK IET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리막 자회사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8년 SK케미칼로부터 분사한 백신 제조회사다.

통상 공모주 시장에서 가치주보다는 성장주의 인기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카카오 및 SK 계열사의 공모 흥행을 점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카카오페이나 SK바이오사이언스, SK IET 등은 이미 기업가치도 높게 추산된다. 수익성이 뛰어나지 않더라도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 반영됐다. 올해 공모 흥행을 기록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역시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는 바이오, 엔터 업종에 속한다.

SK IET의 기업가치는 3조원~5조원 사이로 예상된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 IET의 분리막을 사용하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SK IET 기술력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라며 “평균 영업이익도 35% 수준으로 배터리 소재업종 가운데 가장 높다”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향후 코로나19 백신사업을 주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지난 7월 보건복지부,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코로나19 백신공급을 위한 위탁생산(CMO) 계약도 맺어뒀다. 이르면 1월 국내에서 허가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HK이노엔, 바디프랜드 등 중견기업 상장 역시 예정돼있다. 당초 올해로 예상되던 상장 작업은 지연되고 있지만, 두 회사의 기업가치는 높아졌다. HK이노엔의 기업가치는 약 2조원으로 추산된다. 2018년 CJ제일제당이 해당 기업을 매각했을 당시 가격인 1조3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바디프랜드 역시 약 2조원 수준으로 몸값이 정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구(舊) 산업이 여전히 주력인 롯데그룹은 올해 초 계열사 추가 상장 선언을 했음에도 불구,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한때 '한국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 공모' 기대주로 꼽히던 호텔롯데는 아예 일정을 전망하기 어려워졌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금융회사로 분류되는 벤처캐피탈(VC) 계열사 롯데엑셀러레이터 지분을 인수했는데, 당분간 국내 상장 계획이 없다는 메시지로 시장에 받아들여졌다. 상장이 유력하던 유통계열사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과 롯데지알에스(롯데리아)는 코로나19 국면에서 실적이 꺾여버렸다.

그렇다면 이렇게 성장주 위주로 짜여진 내년 IPO 시장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주식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 늘 그렇듯 현재까지 주요 리서치센터가 제시한 전망은 나쁘지 않다. 올해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는 내년 중 코스피지수가 2700~2800선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코스피 역사상 최고치가 2018년 1월29일 장중 2600선 돌파(마감 2598.19)임을 감안하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쓸 거란 뜻과 같다. 2018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총합은 197조원이었다. 현 시점에서 2021년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총합 컨센서스는 178조원이다. 그간 쌓인 유동성의 힘에 더해, 올해 추정치(129조원) 대비 이익이 37% 이상 성장할 거라는 기대감을 반영한 수치다.

시장 유동성 역시 여전히 풍부한 상황이다. 지난 2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약 53조3452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25조9519억원 증가한 상태를 유지했다.

전망대로 업황이 펼쳐진다면 성장주 공모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 다만 이는 '베스트 시나리오'에 가까운만큼, 향후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우려 역시 만만치 않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유동성 장세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카카오게임즈와 빅히트 등에서 이미 학습효과가 있었기 때문에 개인들이 무작정 투자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일명 ‘따상’이라는 것은 업계에서 보기에는 운 좋게 여러 상황이 맞아 떨어진 '이상 현상'일 뿐, 이를 막연히 기대하고 투자하기에는 위험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0년 11월 12일 07:00 게재]

기사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