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젊어진 롯데그룹…식품BU장 교체, 유통·화학BU장 재신임
입력 2020.11.26 15:46|수정 2020.11.27 08:04
    대표이사에 50대들 전면으로 나서
    식품BU장 이영호 사장 물러나
    이영구 롯데칠성 신임 대표가 승진 보임
    • 롯데그룹이 예년보다 한 달가량 빨리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50대 대표이사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인적쇄신을 단행했다는 평가와 함께 임원 직급단계 슬림화 작업도 이뤄졌다.

      롯데그룹은 26일 롯데지주를 비롯해 유통·식품·화학·호텔 부문 35개사 계열사의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앞서 지난 8월 처음으로 비정기 인사에서 황각규 부회장이 물러나고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롯데렌탈 등의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도 교체됐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관심은 BU장이었다. 그동안 실적 악화에 따른 문책성 인사와 함께 대대적 세대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었다. 4개 BU장 중 강희태 유통BU장, 이영호 식품BU장(사장), 김교현 화학BU장(사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거취에 관심이 모였다.

      그중에서 롯데그룹의 식품 분야를 이끌었던 식품BU장 이영호 사장은 물러났다. 신임 식품BU장에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가 사장으로 승진하며 보임했다.

      유통 BU장을 맡고 있는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으로부터 재신임을 받았다. 강 부회장은 롯데쇼핑의 ‘혁신 드라이브’를 주도하고 있는 ‘키맨’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쇼핑은 지난 10월 기획전략본부장(상무)에 보스턴컨설팅 출신의 정경운 본부장을 선임하기도 했다. 그룹 유통업의 구조조정 성과를 보기 위해선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김교현 화학BU장도 유임됐다.  코로나 이후 국제 유가 하락과 범용 제품군 가격 하락으로 롯데케미칼의 실적은 크게 악화하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분리막'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중이고, 국내외 기업들과의 합작회사 설립에도 속도를 내는 등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롯데케미칼이 마주한 현안들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김교현 사장이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롯데칠성음료 신임 대표이사는 50세의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전무로 승진, 내정됐다. 롯데네슬레 대표이사였던 강성현 전무(50세)는 롯데마트 사업부장을 맡게 됐다. 롯데푸드 대표이사에는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51세 이진성 부사장이,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대표이사에는 LC USA 대표이사였던 52세 황진구 부사장이 승진 내정됐다. 신임 롯데지알에스 대표이사에 내정된 롯데지주 경영개선팀장 차우철 전무,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보임하는 DT사업본부장 노준형 전무까지 포함하면 50대 초반의 젊은 대표이사들이 대거 등용됐다.

      롯데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의 실장도 변화가 있었다.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롯데건설의 고수찬 부사장이 승진 보임했고, 준법경영실장으로는 컴플라이언스 강화를 위해 검사 출신 박은재 변호사를 부사장 직급으로 영입했다. 롯데지주는 최근 2년 새 6개실 수장들을 모두 교체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는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대대적인 인적쇄신과 임원 직제 슬림화가 특징”이라며 “롯데는 철저한 성과주의에 입각한 인사로 승진 및 신임 임원 수를 지난해 대비 80%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고 전했다.

      임원 직급단계는 기존 6단계에서 5단계로 축소하고, 직급별 승진 연한도 축소 또는 폐지했다. 젊고 우수한 인재들을 조기에 CEO로 적극 배치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부사장 직급의 승진 연한이 폐지돼 1년만에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할 수 있게 됐다. 신임 임원이 사장으로 승진하기까지는 기존 13년이 걸렸지만, 이번 직제 개편을 통해 승진 가능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