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업계가 주목하는 '84년생' 투자심사역들
입력 2020.12.28 07:00|수정 2020.12.30 07:11
    초기기업 대상 벤처투자, 젊은 심사역들에 인기
    1000억대 펀드 단독 운영 등 하우스 핵심 부상
    예비 유니콘 발굴로 최연소 승진·고액 연봉
    최근 스타트업 시리즈A·B 연달아 투자 합심
    • 요즘 몸값이 부쩍 높아진 젊은 스타 투자심사역들이 있다. 최근 몇 년간 굵직한 벤처캐피탈(VC) 딜을 대거 주도, 다수의 예비 유니콘 기업 발굴에 성공하며 이름을 알린 5인이다. 모두 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 고액 연봉자들이다.

      변준영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이사, 손호준 스톤브릿지벤처스 이사, 김희진 한국투자파트너스 투자팀장, 최석원 하나벤처스 이사,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각 하우스를 대표해 유수의 딜을 주도해 왔던 이들 심사역이 모두 1984년생 동갑내기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 '84년생' 심사역들, 다수의 예비 유니콘 기업 발굴에 성공해 업계 최고 대우

      변준영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이사는 창업자들과 벤처캐피탈리스트의 일상을 담은 드라마 '스타트업' 주인공에 가장 가까운 인물로 거론된다. 변 이사는 카이스트를 졸업해 솔본인베스트먼트와 KIS채권평가를 거쳤다. 고액 연봉자로도 유명하다. 변 이사는 지난해 5억2700만원(성과급 3억8700만원 포함)의 연봉을 받았다. VC업계 최고 대우 수준이다.

      컴퍼니케이파트너스는 한국모태펀드 운용기관인 한국벤처투자가 선정한 올해의 '최우수 운용사'다. 올해 1270억원 규모 펀드를 조성, 포트폴리오로는 직방·왓챠·리디·큐로셀 등이 대표적이다. 변 이사는 컴퍼니케이가 결성한 IT 분야 '퀄컴-컴퍼니케이 모바일생태계 상생펀드(570억)'와 초기기업 대상 '컴퍼니케이 챌린지펀드(200억)' 등 다수 펀드 운용을 돕고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손호준 이사는 서울대학교 농경제사회학과를 졸업해 씨티은행에 1년 있었다. 이후 스톤브릿지벤처스의 전신인 스톤브릿지캐피탈 벤처투자본부로 이직, 2018년부터 대표펀드매니저로 있다.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VCNC(쏘카),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크로키닷컴(지그재그), 채널브리즈(직방), 스타일쉐어 등 유수의 예비 유니콘 기업을 배출하며 최연소 이사 승진에 성공했다.

      현재는 한국모태펀드와 성장사다리펀드·혁신성장펀드의 출자를 받아 두 개 펀드의 대표 매니저로 있다. 대표적으로 1050억원 규모로 결성된 '스톤브릿지한국형유니콘투자조합'이 있다. 하우스 결성펀드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주목 받았다. '스톤브릿지오퍼튜니티1호투자조합(171억)' 외 4개 펀드 운용도 겸하고 있다.

      한국투자파트너스의 김희진 심사역은 대기업 출신으로 현장 경험을 살려 투자업계로 이직한 인물이다.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과를 졸업해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선임연구원으로 있었던 김 심사역은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 업계에 입문, 현재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투자팀장으로 있다. IT 분야 경험을 살려 차이코퍼레이션, 세미파이브, 로얄크로우 등 다수의 딜을 주도했다.

      국내 VC업계 1위인 한투파 내 촉망받는 인물 중 하나란 점도 기대감을 키운다. 황만순 신임대표가 이끄는 한투파는 2017년 처음으로 벤처펀드 운용자산규모 1조원을 넘겨 현재 3조원대까지 키웠다. '한투파가 투자하면 뜬다'는 업계 공식으로도 유명하다. 16배 수익을 거둬들인 카카오를 비롯해 마켓컬리, YG엔터테인먼트, 바디프랜드, 카페24 등도 한투파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고 성장했다.

      하나금융그룹 CVC인 하나벤처스의 최석원 이사는 경력이 화려하다. 최 이사는 다수의 투자사를 거쳐온 만큼 잔뼈가 굵은 인물로 정평나 있다.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금융학과를 졸업, 패스트트랙아시아를 공동창업했다.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 티켓몬스터(현 티몬) 투자유치 총괄, 한국투자파트너스 팀장을 거쳐 지난해 하나벤처스로 왔다.

      스타트업을 창업해 중견기업에 매각한 경험이 있는 투자사 대표도 있다. 블록체인 분야 전문 투자업체인 해시드(hashed)의 김서준 대표다. 포항공과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김 대표는 인공지능 수학교육 플랫폼을 개발하는 노리(Knowre)를 공동창업해 대교에 매각했다. 소셜 데이팅업체 '정오의 데이트'와 '아만다' 운영 경험도 있다.

      VC 빅딜 주도해온 5인, 최근엔 '역대 최대' 시리즈B 공동투자 합심

      최근 이들이 한데 모여 동시에 투자를 추가 집행하면서 또 한번 업계 내 주목을 받았다. 지난 10일 국내외 13개 투자사로부터 투자금 700억원을 유치한 핀테크 기업 '차이코퍼레이션(대표 신현성)'이다. 지난 9월말 56억원 규모로 투자조합을 신규 결성한 한화투자증권의 주도로 소프트뱅크벤처스·아든파트너스·SK네트웍스·하나금융그룹·인터베스트·케이투인베스트먼트가 새로 투자자로 참여했다. 한국투자파트너스·해시드·스톤브릿지·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후속투자를 단행했다.

      티켓몬스터(현 티몬)와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창업한 인물이 대표로 있어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국내 시리즈B 중 역대 최대 규모였다는 점에서 투자업계가 특히 주목했다. 위 투자심사역 5인은 차이코퍼레이션의 시리즈A(180억원)부터 참여해 9개월만에 후속투자까지 이어왔다.

      해당 딜의 한 관계자는 "이번 딜은 '인맥이 통했다'는 해석이 많았다. 빅딜 숨은 조력자로 한화그룹 회장 김승연의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전무가 거론되고 있는데 신현성 대표와는 친분도 있고 나이도 36세로 같다. 시리즈A 투자사인 각 하우스 담당자들 간 친분도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시리즈B에도 참여하며 후속투자를 결정했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초기부터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도 유니콘 탄생 기대를 갖고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