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원 돌파한 삼성전자…새해에 더 오를 수 있을까
입력 2021.01.04 07:00|수정 2021.01.06 08:46
    18거래일만에 '7만전자'→'8만전자'로 급등세
    배당락 조정도 제한적…내년 주가 전망에 주목
    메모리 업황 반전에도 영업익 전망 잠잠한데
    5G·파운드리發 매출확대,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 삼성전자가 8만원 고지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12월 4일 7만원을 돌파한지 18거래일만이다. 시장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에 투자자들은 지금 매수해도 괜찮을지 조급증을 내고 있다. 8만원을 넘어선 삼성전자 주가가 새해 더 오를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45% 상승한 8만1000원에 마감했다. 전일 배당락 여파로 개장 직후 하락출발했지만 기관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난달 24일에 버금가는 급등장을 펼쳤다. 삼성전자우 역시 전일보다 1.94% 상승해 7만3600원에 마감했다.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한 시가총액 규모는 544조원을 돌파했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속도는 시장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지난해 11월 8만5000원 안팎에 형성돼 있던 증권가 목표주가를 한 달여 만에 목전까지 따라잡았다. 배당락으로 인한 조정 효과도 제한적이었다. 배당락일이던 지난달 29일 삼성전자와 삼성전자우는 각각 전일보다 0.51%, 0.96% 하락했다. 특별배당에 대한 기대감만으로는 현재 상승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 결국 시장의 관심은 2020년 마지막 거래일 8만원을 돌파한 삼성전자가 새해 얼마나 더 오를 수 있을지로 좁혀진다.

      삼성전자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8GB D램 현물가는 24.91% 상승했다. 지난 2019년말에도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가 반등 조짐을 보이자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랠리를 펼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반도체 현물가의 반등에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전망은 큰 변화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4분기 들어 증권가의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50조원 아래에 형성돼 있다. 연간 59조원으로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던 지난 2018년과 비교하자면 수익성이 20%(약 10조원) 정도 줄어들었지만 주가는 50% 이상 높은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를 설명하기 위해선 영업이익보다는 파운드리 등 신사업 성장에 따른 매출액 증가와 이로 인한 기업가치 재평가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증권가에선 현재 삼성전자의 2021년과 2022년 매출액 전망치를 각각 300조~320조원 안팎으로 높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240조원을 넘기지 못하던 연간 매출액이 향후 2년 동안 30% 이상 상승폭을 보일 것이란 설명이다. 이 경우 영업이익이 지난 2018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더라도 삼성전자의 기업가치는 할증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매출 성장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5G 통신장비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삼성전자 비메모리 반도체의 주축인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0년 846억달러(한화 약 91조8756억원)에 달하는 파운드리 시장 규모는 새해에도 6% 이상 성장이 예고된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를 제재 대상에 포함하여 파운드리 업종 전반의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1위인 대만 TSMC와의 점유율 경쟁에서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파운드리 시장에 공급부족 신호가 켜진 만큼 기업가치 평가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에 유리한 국면이라는 분석이 많다.

      인텔이 탈락한 상황에서 선단공정 기준으로 내년 4분기 중 TSMC와 삼성전자의 점유율 격차는 각각 65%, 35% 수준으로 좁혀질 거란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추격자인 삼성전자의 기업가치 재평가가 더 가파르게 이뤄질 수 있기 떄문이다. 주식시장에선 매출액이 같을 경우 파운드리 사업부가 메모리 반도체보다 더 높은 기업가치가 부여되는 편이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무려 7년이나 정체돼 있던 삼성전자 매출액이 내년 들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라며 "영업이익률만 높아지는 것은 불완전한 성장이고 공격적인 신사업 진출로 인한 매출액 확대로 투자자들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현재와 같은 추세적 상승세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신사업으로 인한 매출액 확대와 파운드리 성장으로 재평가가 진행되고 있지만 연말 상승폭이 너무 가팔랐기 때문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2020년 연말 증시는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예외적인 강세장을 펼치며 삼성전자와 코스피 모두 최고가에서 마감했다"라며 "장기적으로 환율 하락으로 인한 수급 호전과 실적 개선 기대감 등은 이어지겠지만 새해 2분기 중 하락 우려가 두드러질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