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 全금융업 영향…생보 신용위험 높아"
입력 2021.01.07 16:45|수정 2021.01.07 16:45
    저금리 기조 고착화, 생보사 등급에 '악영향'
    증권사 해외 기투자자산 등 자산건전성 주의
    경기회복 변동성에 캐피탈사 전망 '비우호적'
    •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금융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저성장·저금리 국면이 본격화면서 생명보험사의 수익성 저하와 자산건전성 관리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 캐피탈사는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주력 영업 시장 수요 부진을 겪으며 성장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 증권사는 ‘주식투자 열풍’으로 브로커리지 부문 호실적을 누리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 투자한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우려가 커지는 등 올해부터 자산건정성 저하가 추세가 뚜렷해질 것이란 관측이다.

      7일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Post Covid19, 산업별 회복속도는 차별화된다’ 웹세미나를 개최하고 금융부문 크레딧 전망을 발표했다. 생보업에 산업전망 ‘비우호적’과 크레딧 전망 ‘부정적’이 제시됐다. 은행과 캐피탈은 산업전망은 ‘비우호적’이 제시됐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이 부여됐다. 대형증권사와 손해보험사는 중립적인 산업전망과 안정적인 크레딧 전망, 중소형 증권사는 중립적인 산업전망과 긍정적인 크레딧 전망이 제시됐다.

      생보업은 높은 신용리스크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발 경제 침체로 저금리 기조가 고착화하면서 금리차역마진 부담이 지속되는 점이 생보사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평가다. 보험시장 포화로 저성장 국면이 심화하면서 사실상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2023년 도입될 신회계 감독기준 도입 부담도 재부각되고 있다. 단기간 내 보험 포트폴리오 변화는 어려워 시가평가 부담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신평은 주요 모니터링 업체로 한화생명보험(AAA/부정적), 동양생명보험(AA+/부정적), KDB생명보혐(AA-/하향검토)을 제시했다. 한화생명은 보장성보험 신계약 확보를 통해 포트폴리오가 개선되고 있지만 구조적인 이차역마진 부담이 불가피하단 분석이다. 보험이익 및 투자손익 변동성으로 실적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한국산업은행과 PEF인 JC파트너스간 주식매매계약이 체결된 KDB생명의 경우 대주주가 PEF로 변경되면 계열의 지원가능성에 따른 등금 상향이 반영되기 어렵단 분석이다. 최대주주 변경 절차,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체질 개선 여부를 모니터링 해 등급 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인수합병(M&A)을 통한 국내 생보 시장 재편과 경쟁구도 변화도 모니터링 포인트다. 지난해 8월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고, 12월 신한생명이 오렌지라이프를 흡수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와 KDB생명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증권업은 브로커리지 열기 속 투자자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직접투자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도 브로커리지 부문 호실적이 전망된다. 다만 IB부문 성장세 둔화 가능성과 코로나 이전 투자한 투자자산에 대한 유동성 및 투자손실 위험도 부담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코로나로 해외 자산 실사 난항, 비대면 영업의 한계 등으로 딜 소싱 및 셀다운(sell-down)이 감소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 한신평은 2020년 6월부터 대형 증권사 위주로 건전성 대상 자산 요주의이하여신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4분기엔 분기별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해외 자산도 공정가치 평가가 시행되는 만큼, 건전성 저하 추세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코로나 취약 업종(호텔, 항공업 등) 익스포저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자산관리부문의 장기적인 전망은 밝지만 빈번한 금융사고로 인한 투자심리 위축도 고려된다. 라임, 옵티머스 등 사모펀드에서 잇딴 환매중단 사태가 발발하면서 금융사의 평판 하락과 성장동력 상실이 이어졌다는 평가다. 국내외 증시의 높은 성장세로 인한 직접투자로 인한 ‘머니 무브’ 가능성도 상존한다는 분석이다. 인구구조 등을 감안할 때 장기적으로 실적 기여분 확대가 예상되나 단기적으로는 역성장이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캐피탈업은 산업 전망이 ‘비우호적’으로 제시됐다. 팬데믹 장기화로 경기 회복의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고위험 자산 비중 확대로 자산건정성 저하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자금조달 구조 및 유동성 대응능력이 양극화될 전망이다. 절대적인 재무지표 수준이 양호한 점, 사전 리스크 관리 강화 기조 등을 이유로 크레딧 전망은 ‘안정적’이 부여됐다. 다만 2020년 3분기부터 과잉추심 방지 협약으로 개인무담보채권 부실채권 매각이 어려워져 자산건정성 지표가 저하될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신평은 현재의 저금리 환경이 캐피탈사의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통상 금리하락은 캐피탈사의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만, 현재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으로 인해 실제 수익성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은 미미하단 평이다. 최근 금리 하락과 함께 운용수익률 역시 빠르게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한신평은 향후 캐피탈사에 대해 저신용도 차주의 건전성 저하 여부를 집중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고위험자산 익스포저가 많거나 레버리지 수준이 높은 업체는 강화된 모니터링을 지속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