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베이코리아 매각 최적기?…원매자들은 “다음 기회에 사야 싸다”
위상호·하지은 기자 | wish@chosun.com | 2021.01.08 07:29
Edited by 현상경 취재본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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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어 다시 매각설 고개…IB 통해 원매자 물색 움직임
안정적 시장 지위에 코로나 수혜도…기업가치 최고점 평가
5조 거론 몸값은 의문…우량 회사지만 시너지 찾기 어려워
경쟁 심화에 성장도 고착화…”몇 년 후 더 싸질 것”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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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 매각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G마켓, 옥션 등을 거느린 오픈마켓 1등 업체로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있다. 최근 코로나 영향으로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 매각하기에 가장 호기를 맞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형 유통회사와 이커머스업체, 사모펀드(PEF)들이 모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흥행 여부는 불투명하다. 압도적인 경쟁 우위가 없는 이베이코리아를 혁신 성장기업들과 동일 선상에 놓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기업가치가 고점이라면 굳이 이번에 후한 값을 쳐주기보다 다음 기회를 노리는 편이 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21일 M&A 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는 이베이코리아를 매각하기 위해 작년 말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IB)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미 잠재적 원매자들엔 인수 의향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여전히 매각설은 사실무근이라며 본사 차원에서의 움직임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베이는 2001년 영국법인을 통해 옥션 지분 절반가량을 인수하며 한국 시장에 들어왔다. 2004년까지 옥션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했고, 2009년엔 G마켓도 사들였다. G마켓 인수 당시 국내 오픈마켓 시장점유율(거래액 기준)은 70~80%에 달했다. 이후 경쟁자가 늘며 점유율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오픈마켓에선 1위고, 온라인쇼핑 영역에서도 네이버, 쿠팡 등과 수위권을 다투고 있다.

오픈마켓 시장은 키워드를 검색해서 쇼핑을 하려는 소비자와 그 반대편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판매자로 구성된다. 이베이코리아의 강점은 20년간 구축한 판매자 네트워크다. 가장 직접적인 비교 대상인 11번가에 비해 두 배가량 많은 20만 곳의 업체가 입점해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G마켓에 올려야 잘 팔린다는 것이다. 2004년부터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흑자를 냈다. 2017~2019년 평균 영업이익은 574억원이다.

작년엔 코로나 여파로 온라인 쇼핑이 각광받았는데 이베이코리아도 수혜를 봤다. 이베이 본사에 따르면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늘었다. 1분기에서 3분기로 갈수록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가 잠잠해지지 않고 있어 당분간 좋은 실적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이 이베이코리아의 기업가치가 가장 높은 시기, 즉 이베이가 매각에 나서기 가장 좋은 때라는 평가가 나온다. 작년에 적극 움직이지 않았던 것이 득이 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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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코리아의 적정 몸값을 얼마로 봐야 하느냐는 별개다. 예상 거래액은 최대 5조원으로 거론되는데, 이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많다. 대형 유통사나 이커머스 업체, PEF 등 모두 저마다 걸리는 부분이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2019년 연간 거래액(GMV)은 16조원 수준이었는데 작년엔 이보다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몸값이 5조원이라면 GMV 대비 0.3배 언저리다. 11번가가 2018년 투자를 받을 때 배수가 0.24배, 위메프(2019년)가 0.6배였다. 쿠팡(2018년)은 1.42배, 쓱닷컴(2018년)은 1배 수준이었다. 최근 공정위 문턱을 간신히 넘은 배달의민족은 0.6배다. 이를 감안하면 5조원도 무리라고 보긴 어렵다. 작년에 거론된 희망 가치(0.5배 이상)에 비해서도 낮다.

그러나 원매자 입장에선 5조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안정적 현금흐름을 내는 좋은 회사이긴 하지만 어떤 성장 스토리를 마련해야 하는지는 불투명하다. 오픈마켓 1위라지만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쿠팡 아이템마켓 등 쟁쟁한 경쟁자들이 많아졌다. 이미 이익 실현 모델을 구현해냈고, 이익 규모도 큰 성장이나 변동 없이 유지하고 있다. ‘지금 손해가 나더라도 나중에 더 많이 돌려받을 것’이란 기대는 어렵다. 즉 다른 혁신 성장 기업들처럼 GMV 기준의 가치 산정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최근의 성장이 생필품, 소모품에 기댄 영향이 컸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롯데그룹의 경우 지난해 출범한 통합몰 롯데온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반전의 계기가 필요하지만 굳이 그 대상이 이베이코리아여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내부에선 여전히 자체 육성 목소리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쇼핑 시가총액이 3조원 수준이다. GMV가 탐나더라도 매년 500억~600억원대 영업이익을 더하기 위해 수조원을 쓰긴 부담스럽다. 작년 대규모 인사로 M&A를 담당하던 전략부서가 사실상 와해된 점도 변수다. 기업결합 문제 역시 신경써야 한다.

신세계나 현대백화점 등도 동일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이베이코리아의 판매자 네트워크를 활용하려면 그에 매칭할 고객군이 있어야 하는데, 유통기업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쿠팡은 상대적으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다. 기존 아이템 마켓과도 접목하면 급격히 GMV를 키울 수 있다. 이는 기존 대형 유통사들이 바라지 않는 시나리오다. 쿠팡으로의 인수를 막기 위해 대기업이 참여할 가능성은 있다.

네이버나 카카오 등 대형 테크 기업도 쇼핑에 관심이 많다. 그러나 이들은 굳이 다른 사업체를 얹을 필요성이 크지 않다. 네이버는 이미 온라인 쇼핑 검색 트래픽 상당 부분을 잠식했다. 카카오는 '선물하기’ 기능만으로도 앉아서 목돈을 만지고 있어 급할 것이 없다.

대형 PEF들은 올해 미소진 자금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대형 거래가 나오면 살피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이베이코리아는 꾸준히 이익이 나오니 여타 플랫폼 기업에 비해선 금융사로부터 레버리지를 일으키기도 좋다. 단 기업과 같은 시너지 효과는 없다 보니 기댈 것은 결국 ‘이익’ 뿐이다. 매년 1500억원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2018년 1304억원)을 내고, 20배 가치를 인정하더라도 3조원이다. 롯데쇼핑과 현대백화점의 EV/EBITDA 배수는 10배 미만이다. 지금의 이익 규모를 유지할 지도 불투명하다.

사정이 이러니 지금 목돈을 들이는 것보다 다음 기회를 노리는 게 나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시간이 지나더라도 기업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무형 자산이 많아 대기업들이 인수를 검토하기엔 부담스럽다”며 “다만 대기업들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니 가격이 떨어지고 적절한 기회가 되면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의 판매자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고, PEF가 단독으로 인수한다면 기업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라며 “원매자 입장에선 지금보단 몇 해 뒤 값이 떨어지길 기다리는 편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07일 07:00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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