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보니 BEP 곧 도달?…상장 분위기 무르익는 쿠팡
하지은 기자 | hazzys@chosun.com | 2021.01.12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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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쿠팡, 2분기에 기업가치 32조로 상장"
10조 평가 받은 2018년보다 몸값 3배 이상 올라
커머스 분야 흑자, 신사업 투자비용 상쇄할 수준
2020년 연간 손익분기 달성 추정

쿠팡 상장이 코앞까지 다가온 분위기다. 상반기 내로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거란 관측이 나왔다. 상장설을 계속 부인해 온 쿠팡이지만 예비심사 승인 등 사실상 상장 절차에 착수한 정황이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만큼의 '숫자'를 보여줄 수 있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지난 7일 블룸버그통신은 쿠팡 기업공개(IPO)가 올해 2분기 내로 진행될 수 있으며 계획대로 이뤄질 경우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약 32조6700억원) 이상으로 평가받을 거라고 전했다. 2018년엔 기업가치가 연간 거래액(7조원)의 1.42배에 달하는 약 10조원으로 평가 받았는데 2년만에 몸값이 3배 이상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쿠팡의 '2021년 미국 나스닥 상장' 추진설은 지난해 1월 본격화했다. 2분기라는 구체적인 상장 시기까지 거론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지난 1년은 쿠팡에 격변의 시기였다. 영업환경, 사업 영역, 수익성, 세간의 인식까지 모든 것이 달라졌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쿠팡의 영업적자 규모는 1조원대까지 달해 수익성 우려를 키웠다. 위워크와 우버 사례를 경험한 당시의 미국 실리콘밸리는 '수익성이 담보되지 않는 성장성은 더 이상 밸류에이션으로 인정해주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10조원에 이르는 쿠팡의 기업가치는 설득력을 크게 얻지 못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거래가 급증하면서부터는 수익성을 크게 개선,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하반기에 이르러선 연간 기준 손익분기점(BEP) 도달 가능성까지 점쳐졌다. 흑자전환도 노려볼 만큼의 대규모 턴어라운드 예상도 제기됐다.

쿠팡이츠,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진출에 막대한 규모의 투자금을 투입하며 상장 전까지 자금 타임라인이 빠듯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커머스 부문에서 각종 비용을 상쇄할 만큼의 수익을 내 결국 BEP 도달에 가까워진 것으로 파악된다. 규모의 경제만으로도 영업손실 폭을 크게 줄였는데 이익 질이 좋은 풀필먼트까지 본격화하면서 비약적인 회복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쿠팡 실적2

그간 업계에선 쿠팡이 2020년 BEP를 달성하려면 매출이 전년 대비 100% 이상 성장해 20조원 이상 나와야 한다고 봤다. 지난해 매출액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거래액(GMV)이 크게 는 만큼 성장 추이를 어느 정도 가늠은 해볼 수 있다. 쿠팡은 직매입을 하기 때문에 거래액이 대부분 매출로 반영된다. 연간 GMV는 2018년 7조원, 2019년 17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고 2020년엔 그 이상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정비 부담을 낮출 만큼 공헌이익을 키웠다는 평가다. 직매입 구조에선 매출이 늘수록 비용도 비례해 증가하다 보니 사입재고 부담도 커졌지만 '로켓제휴'를 본격화하면서 자산회전과 재고비용 감소, 매출 증가 등의 이점이 있었다.

직매입 상품판매 중 마진율이 높은 상품 위주로 판매한 점도 주효했다. 쿠팡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해 물류비용 대비 마진율이 높지 않은 제품군 판매도 늘면서 일시적으로 역마진 현상이 발생했으나 가전 부문이 이를 크게 상쇄시켰다.

가전 부문 마진율은 25~30% 정도로 매우 높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가전 판매시장 주력 사업자인 롯데하이마트의 매입력도 상당 부분 따라잡았다는 평가다. 롯데하이마트가 삼성전자나 LG전자 등 거래처로부터 연간 매입하는 규모 중 절반가량까지 매입액이 늘었다. 올해는 이를 따라잡는 것을 목표로 그 규모를 2배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 방역비용, 스포츠 중계권 등 쿠팡플레이 콘텐츠 구매 및 제작비용 추정치는 연간 5000억원 수준"이라면서 "신사업 투자금 규모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커머스 분야 실적이 이를 상쇄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출범해 최근 전국적 확장에 나선 쿠팡이츠의 수익화가 관건이다. 쿠팡은 대규모 흑자전환을 기정사실화하면서도 쿠팡이츠 확장을 위해 의도적으로 적자를 낼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1위인 배민을 따라잡기 위해 공격적으로 투자 중이지만 사업 초기인 만큼 수익 실현 시점을 예측하긴 어렵다. 다만 내부적으로 계획하는 최대 적자 수준이 현 시점인 점을 고려하면 수익성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쿠팡은 미국 투자자들에게 단기간 영업손실 규모 축소, 한국 내 압도적 시장 지배력, 아마존식 종합플랫폼 등을 내세워 상장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추정대로 지난해 BEP 도달에 성공했을 경우엔 더욱 설득력을 얻게 된다.

일각에선 그럼에도 기업가치 32조원까지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32조원은 2019년 GMV(17조원) 기준 멀티플 2배 수준이다. 그동안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 중 GMV 멀티플은 쿠팡이 지난 2018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부여 받은 1.42배가 최고였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1월 08일 14:38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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