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실형 선고로 삼성株 폭락…'삼성물산' 사법리스크 부각
입력 2021.01.18 17:25|수정 2021.01.19 08:42
    재판부 이재용에 2년6개월 실형 선고
    삼성물산 -6.84% 등 그룹株 전반 폭락
    사법리스크 취약한 지배구조 핵심 '물산'
    전자·SDI와 달리 경영공백 우려 장기화 가능성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며 장중 삼성그룹주 전반이 폭락했다. 경영 공백 우려가 현실화하며 투자자들이 그룹 계열사 전반 주식을 투매한 것이다. 그룹 계열사 안에서도 급락의 모양새는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올해 성장전망이 좋은 계열사를 제외하면 사법리스크로 인한 타격이 삼성물산에 집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파기환송심 재판 결과가 발표된 18일 오후 2시20분을 기점으로 삼성물산을 비롯한 삼성그룹 전반 주가가 급락했다. 18일 종가 기준 삼성물산은 전 거래일 대비 6.84% 하락마감했다. 이어 ▲삼성생명 4.96% ▲삼성SDI 4.21% ▲삼성전자 3.41% ▲삼성SDS 3.19% ▲삼성바이오로직스 1.99% 순으로 하락마감했다.

    • 이날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재판장)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란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다. 지난해 삼성그룹이 재판부 지적에 따라 준법감시위원회(준법위)를 출범시켰지만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양형 조건 참작에 적절치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단기적으로 경영 공백 현실화로 인한 삼성그룹 전반 주가 전망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지난 11일 장중 한 때 각각 9만6800원과 77만3000원을 기록했다. 이번 재판 결과로 인해 일주일만에 연초 상승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그러나 양사의 최근 주가흐름이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 아닌 만큼 이 같은 조정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물산의 경우 이 부회장 사법 리스크로 인한 타격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에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3분기말 기준 삼성물산 지분 17.3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그룹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에 대한 지배력 역시 삼성물산을 통해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 주가는 지난 2017년 2월 기소 이후 4년여 동안 이 부회장의 사법리스크를 가장 크게 반영해왔다.

      최근 삼성물산 주가가 이 부회장 사법리스크 해소 기대감을 선반영한 데 따른 후폭풍이란 평가도 나온다. 삼성물산은 지난 수년간 이 부회장의 재판 영향으로 소극적 모습을 보여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 부회장이 지난 1년 동안 재판부와 준법위 권고 등을 받아들여 대국민 사과에 나서는 등 전향적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에 시장도 사법리스크 해소 가능성을 점쳤을 거란 이야기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지분가치가 큰 폭으로 뛰었고 새 주주환원책으로 인한 배당수입 확대 등 삼성물산 주가에 긍정적 요인도 있다"면서도 "이 부회장 상속 문제 마무리와 향후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삼성물산의 역할이 필수적인 만큼 삼성물산의 불확실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