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파이낸셜 두고 네이버-미래에셋 힘겨루기?...외부투자 가능성 거론
입력 2021.01.26 07:00|수정 2021.01.27 10:09
    미래에셋대우, 보통주 지분 우선주로 전환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 관련 대주주적격성 문제 때문
    네이버파이낸셜, 외부투자자 유치 가능성
    네이버에 우호적인 주주 초빙 목적도 거론
    • 네이버가 금융으로 본격적으로 영역확장에 나서고 있다. 사업이 조금씩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주주간의 관계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금융업 진출을 위해 미래에셋금융그룹과 손을 잡았지만 오히려 미래에셋대우 때문에 마이데이타 사업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등 주주간 갈등 양상도 빚어지고 있다. 새로운 주주를 초빙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래에셋대우가 네이버금융 계열사인 네이버파이낸셜 보통주 10만9500주를 전환우선주(CPS)로 변경한다. 변경후 의결권이 있는 지분율은 기존 17.66%(21만4477주)에서 9.5%(!0만4977주)로 줄어들게 된다.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는 경우는 있어도 보통주를 우선주로 전환하는 경우는 흔한 케이스는 아니다. 2대 주주입장에선 그만큼 의결권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은 회사가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검찰 수사를 받음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의 마이데이타 사업자 선정에서 배제 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피하기 위해서 지분율을 10%이하로 줄인 것이다. 네이버파이낸셜로선 2대주주인 미래에셋대우가 핵심 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된 셈이다.

      비단 이 건만이 아니더라도 투자금융 업계에선 네이버파이낸셜 주주들 간의 이상기류가 감지된다는 언급들이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20년 1월15일 네이버파이낸셜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21만4477주, 우선주 14만9750주를 취득한 바 있다. 미래에셋대우 외에도 미래에셋캐피탈,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펀드서비스 등 미래에셋금융그룹 주요 계열사가 증자에 참여했다. 이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의 주주는 네이버(82.34%), 미래에셋대우(17.66%)로 구성됐다.

      네이버가 최대주주이긴 하지만 미래에셋금융그룹도 2대 주주로서 네이버파이낸셜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미래에셋금융그룹 입장에선 전략적 투자자로 네이버파이낸셜 증자에 참여하기도 했고, 금융분야에선 경험이나 연륜이 앞선다고 생각하고 있다. 네이버가 사업을 주도하긴 하지만, 실질적인 주도권을 놓고 싶어하지는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금융 업계 관계자는 “박현주 회장 등이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해 관심도가 높고, 경영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라며 “이러다 보니 네이버 측에선 미래에셋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해 경계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라고 말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외부주주를 새롭게 초빙할 것이란 말들도 나온다. 비단 자본확충뿐만 아니라 미래에셋금융그룹 견제 차원도 있다는 설명이다.

      일례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사모펀드인 TPG와 앵커PE를 새롭게 주주로 맞이했다. 새로운 주주초빙은 카카오 측에서 주도적으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지분 31.78%를, 한국금유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27.10%), 한국투자금융지주(4.67%)를 보유하고 있다. 1대 주주와 2대 주주간 지분율 차이가 크지 않고 양측 모두 회사 경영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결국 새 투자자를 초청함으로써 카카오뱅크에 대한 한국금융지주 영향력을 줄이고 1대주주 카카오의 영향력이 커지는 효과를 노렸다는 의미. 네이버파이낸셜 마찬가지로 카카오뱅크의 사례를 참고해 비슷한 검토를 한다는 예상인 셈이다.

      한 사모펀드 관계자는 “주주가 네이버와 미래에셋금융 두 곳이다 보니 네이버 입장에선 미래에셋금융그룹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라며 “우호적인 외부투자자 유치를 통해 자본확충과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라는 두가지 목적을 이룰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