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ECM 1위 KB證…대한항공ㆍ한화솔루션 증자 덕분
입력 2021.04.01 07:00|수정 2021.04.02 10:44
    [2020년 1분기 집계][전체 주관·인수 순위]
    KB證, 1위 탈환…'유상증자' 덕
    1분기 유상증자 딜만 7兆 수준
    신한금투는 순위표서 사라졌다
    • KB증권이 ECM(주식자본시장) 집중 투자의 결실을 맺었다. 2021년 1분기 ECM 전체 주관 및 인수에서 1위를 차지했다. 아직 한 분기밖에 지나지 않은만큼 순위를 지킬 수 있느냐가 변수다. 카카오뱅크 연내 상장 완료 여부가 '수성'에 중요해진 모습이다.

      '전통의 강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도 여전히 상위권을 지키는 모습이다. 기업공개(IPO) 주관 1위를 차지한 미래에셋대우는 전체 순위 4위를 기록했다. 반면 ECM 인력 이탈이 잦았던 신한금융투자는 순위표에서 사라졌다.

      이번 ECM 리그테이블 순위를 결정지은 것은 '유상증자'였다. 1분기 주요 딜(Deal)도 대부분 유상증자로 조(兆) 단위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관심을 받았던 기업공개(IPO) 딜은 총 2조7000억원 수준의 규모를 기록한 반면 유상증자 딜의 전체 규모는 6조9844억원(모집주선 제외 기준) 에 달했다. 1월 한때 코스피가 3200을 넘어서는 등 '폭등장'이 이어지자 기업들이 잇따라 주식을 활용한 자본 조달에 나선 결과다.

      30일 인베스트조선이 집계한 EC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이 올해 1분기 ECM 공모 발행 시장에서 1조9710억원을 주관하며 1위에 올랐다. KB증권은 1분기 빅 딜(Big Deal)로 꼽히는 대한항공 유상증자,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씨에스윈드 유상증자, 포스코케미칼 유상증자,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IPO에 모두 주관사로 참여했다.

      KB증권은 ECM 시장 호황기의 수혜를 가장 크게 입었다. 올해 1분기 ECM 시장의 총 공모 규모는 9조7310억원이다. 불과 한 분기만에 총 공모 규모가 11조원이었던 지난해보다 조금 덜한 수준을 기록했다. ECM 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매우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유상증자'에서 빅 딜이 많았다. 올해 1분기 유상증자 딜 규모는 7조원 수준이다. 규모 기준, 주요 딜로 꼽히는 대한항공 유상증자(3조3159억원), 한화솔루션(1조3460억원), 포스코케미칼(1조2735억원) 등 덕분이다. 1분기 IPO 거래 규모는 총 2조7000억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1위를 차지했던 한국투자증권은 2위를 수성, 상위권을 유지했다. 다만 수 년 간 라이벌이던 NH투자증권과는 격차를 크게 벌리지 못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한 전체 딜 건수가 NH투자증권의 2배임에도 공모금액 차이는 1616억원에 그친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모든 빅 딜에 NH투자증권도 주관사로 참여한 까닭에서다. 그 외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참여한 딜들은 규모가 크지 않다.

      미래에셋대우는 IPO 주관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을 여유롭게 제쳤다. 미래에셋대우가 1분기 동안 주관사로 참여해 성사시킨 딜 건수도 한국투자증권의 2배 정도며 금액 규모도 200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1분기 SK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은 빅 딜을 비롯해 솔루엠, 네오이뮨텍 등 규모가 작은 딜도 적극 수임한 데 따른 결실을 맺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ECM 리그테이블에서 모습을 감췄다. 지난해 신한금융투자는 유상증자 딜 7건을 수임하면서 전체 주관 7위를 차지한 바 있다. 그러나 올해는 100억원 단위의 딜만을 주관하며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향후 상장이 예고된 빅 딜에서도 대부분 주관사로 이름을 올리지 못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투자 ECM 본부의 인력 이탈이 상당히 잦아 내부적으로 준비가 덜 된 상태라는 평이 나온다.

      일년 만에 7위에서 10위로 하락했던 삼성증권도 IPO 딜을 여럿 수임하며 순위가 5위로 올랐다. 대한항공 유상증자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IPO에 주관사로 참여한 덕택이다. 지난해 리그테이블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던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9위를 차지했다.

      향후 ECM 리그테이블 순위는 IPO 딜로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야놀자,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등 조 단위의 딜들이 상장을 앞두고 있다. 이를 위해 증권사의 주요 임원들도 딜 수성을 위해 분주히 움직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