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SK, 분리막 특허침해 아냐" 예비결정…숨통 트이는 SK IET 상장
입력 2021.04.01 10:49|수정 2021.04.01 10:49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별건…분리막 특허침해 한정
    최종 판결 8월…분리막 자회사 IPO에 힘 실릴 전망
    2월 ITC 최종 판결에 미칠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어
    LG "아쉽지만 존중"…SK "배터리 독자성 인정받아"
    •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31일(현지시각) LG에너지솔루션(LGES)이 제기한 분리막 특허침해 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예비 결정을 내렸다. ITC의 이번 예비 결정으로 분리막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을 추진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이 다소 숨통을 트일 전망이다.

      이번에 ITC가 다룬 분리막 특허침해 여부는 지난 2월 결정된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는 별건이다. LGES는 2019년 4월에 이어 9월 SK이노베이션이 분리막 관련 특허 4건을 침해했다며 ITC에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양사는 2011년 이후 수년간 세라믹 코팅 분리막 특허소송을 지속하다 2014년 향후 10년간 소송과 분쟁을 벌이지 않겠다고 부제소 합의한 바 있다.

      최종 판결은 오는 8월 2일로 예정돼 있다. 판결까지 4개월이 남았지만 SK이노베이션은 지난 ITC 최종 패소 판결 이후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는 카드를 쥐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은 전일 분리막 자회사인 SK IET의 상장을 통해 보유 중인 구주 1283만4000주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SK IET의 공모희망가는 최저 7만8000원에서 최고 10만5000원이다. ITC가 분리막 특허에서 SK이노베이션의 손을 먼저 들어주며 SK IET의 상장 작업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구주 매출을 통해 최대 1조3000억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의 재무 악화에 대한 시장의 우려도 일부 해소가 가능하다. 현재 윤활기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소수지분 매각 작업도 최종 발표를 앞두고 있다. 연내 SK IET의 상장과 SK루브리컨츠·SK종합화학 소수지분 매각 작업을 완료하면 수조원대 현금이 유입되는 구조다.

      최근 큰 폭의 조정을 거치던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주가는 개장 직후 전 거래일 대비 14.61% 오른 25만1000원까지 치솟았다가 오전 10시 현재 10%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예비 결정이 LGES와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합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양사의 합의금 눈높이는 여전히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경영진은 현재 미국 현지에 주재하며 백악관의 거부권 행사 유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악의 경우 미국 공장 철수 가능성을 거론하는 만큼 양사 갈등은 미국의 거부권 시한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SK이노베이션이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이번 결정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기존 판결에 영향을 주기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영업비밀은 특허기술 외에 경영상 정보를 포괄하고 있어 특허에 비해 독립·차별화한 경제적 가치를 보호받는다.

      LGES는 이번 예비 결정에 대해 아쉽지만 존중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남아 있는 소송절차에 따라 특허침해 및 유효성을 인정받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 배터리 기술의 독자성이 인정되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라며 "LG가 이번 결정에 불복해도 충분히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