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맥킨지 리포트'부터 철수까지…경영진 책임론 부각
양선우·정낙영 기자 | thesun@chosun.com | 2021.04.06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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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대규모 유증 이후에도 사업 지속 부진
오너일가 판단 착오 및 경영진 전략 부재 거론
3700명 MC사업부 직원들 생계 고민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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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완전 철수를 확정 발표했다. 한때는 세계 판매량 3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제는 인수할 곳도 찾아 사업을 지경에 이르렀다. '맥킨지 리포트' 사태로 스마트폰 시장 진입 타이밍을 실기하고, 여러 차례 만회를 시도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경영진의 잘못된 판단에 3700명에 이르는 모바일커뮤니케이션(MC)  사업부 직원들의 앞날도 불투명하게 됐다.

지난 2011년, LG전자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애플과 삼성전자에 뒤진 스마트폰 경쟁력 강화를 위한 극약처방이았다. 투자금액을 살펴보면 MC 사업부 시설투자에 1400억원, R&D 개발에만 4600억원이 투입하는 대규모 투자 건이었다.

당시 시장은 환호했다. 시중 자금 4조원이 몰리며 청약 경쟁률은 178.1대 1 달했다. 2009년까지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0% 내외로 3위를 지키던 명성이 다시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었다. 하지만 유증 이후에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잠깐 반짝일 때도 있었다. 2017 미국 시장에서 7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시장점유율 20% 기록하며, 점유율 기준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LG전자 주가가 7%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역시도 수익성을 담보하진 못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2015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내리 적자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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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막을 내린 데에는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 않을 없다.

스마트폰 사업은 단추부터 꼬였다. 대표적인 사건이 '맥킨지 리포트' 사태다. 컨설팅 업계에서는 아직도 잘못된 컨설팅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2007 LG전자는 스마트폰 진출을 고민하던 시기 맥킨지에 해당 시장 컨설팅을 의뢰했고, 스마트폰 시장을 과소평가한 보고서를 맹신해 LG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진출이 늦었다고 알려진 사건이다. 하지만 해당 책임을 맥킨지에 떠넘기기엔 경영진의 착오가 컸다. 실제 LG그룹은 다시금 맥킨지와의 컨설팅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직 임원들 사이에서도 "오해가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당시 맥킨지와 남용 부회장에게 화살이 돌아갔지만, 최종 의사 결정은 오너 일가에서 이뤄졌다"라며 "결국 오너의 잘못된 판단으로 스마트폰 사업은 애당초 잘못 출발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해당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구본준 당시 부회장이 직접 스마트폰 사업을 이끌고 대규모 투자를 실시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초콜릿폰' 신화 주인공인 조준호 사장이 이끈 스마트폰 사업도 10분기 연속 적자에 2조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후 LG전자 사장인 권봉석 사장과 이연모 부사장이 MC 사업부를 2019년부터 이끌었지만, 그들이 받아든 성적표는 '사업 중단'이다. 애플-삼성 양강 체제에서 중국 업체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시장에서 '우왕좌왕'하다가 결국 스마트폰 사업은 '실패' 끝난 것이다. LG전자는 스마트폰도, 반도체도 없이 글로벌 IT 업체와 경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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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그나마 매각 결정이 년만 빨랐어도 어느 정도의 투자원금은 건졌을 것이란 평가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 쏟아부은 자금만 유상증자 금액에 누적적자만 따져도 6조원 이상이 투입된 마당에 얼마라도 건졌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M&A 업계 관계자는 " 전만 하더라도 베트남 동남아시아 국가 등에서 스마트폰 사업에 관심을 보였다"라며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이제 피해는 고스란히 해당 사업부의 직원들에게 돌아가게 생겼다. MC 사업부의 37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은 위로금 명목으로 100만원 받고 다른 사업부로 뿔뿔이 흩어진다. 이들은 고용유지 약속 정도만 받고 새로운 사업으로 내몰리는 신세가 됐다.

반면 LG 스마트폰 사업을 책임진 구본준 부회장과 조성진 부회장은 퇴직금을 두둑히 챙겨서 떠났다. 2019년 퇴직한 구 부회장의 퇴직금은 98억4200만원, "스마트폰 매각은 없다"던 조 부회장은 지난해 퇴직금만 45억2900만원을 받았다. 더불어 LG 스마트폰의 마지막을 책임진 권봉석 사장은 스마트폰 부진에도 가전실적을 내세워 상여금만 3억2900만원을 지난해 받았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05일 16:5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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