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8월 상장 노린다...조선업 호황 틈타 '속전속결'
입력 2021.04.07 07:00|수정 2021.04.08 16:44
    5월 상장 예비심사...이르면 8월 말 상장
    연내 현대重 IPO·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 마무리
    • 현대중공업이 이르면 8월 말을 목표로 상장 작업에 한창이다. 5월 상장 예비심사를 위해 본격적인 기업실사에 돌입했다. 최근 회복세를 보이는 조선 업황을 틈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속도전을 꾀하는 모양새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5월 초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거래소 심사에 두 달가량,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및 공모청약 등의 일정에 약 두 달 소요된다. 이르면 8월 말 상장이 가능할 예정이다.

      현대중공업은 1월 말 ‘깜짝’ 기업공개를 발표한 데 이어 2월 말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8월 말 상장을 마무리 짓는다면 주관사 선정 후 6개월 만인 셈이다. 과거 대기업 기업공개에서 주관사 선정 이후 예비 심사청구까지 1년에서 2년까지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서두르는 모양새다.

      최근 조선업 경기가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현대중공업 상장을 빠르게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으로 풀이된다. 당초 현대중공업이 다른 계열사보다 앞서 상장을 진행하게 된 것 역시 이 같은 조선업 호황의 분위기를 예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국내 중공업 회사의 대형 수주세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조선해양은 해운사 완하이라인으로부터 컨테이너선 5척을, 삼성중공업 역시 같은 시기 해운사 에버그린으로부터 20척의 컨테이너선을 단독 수주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발주규모는 1월과 2월에 약 53.2만 TEU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3월에도 수주 호황 분위기가 이어졌다.

      이동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 증가에 따른 자산 인플레이션, 경기개선 기대로 원자재가가 급등하고 있다”라며 “선주나 해운사들이 선박을 발주하기에 좋은 환경이다. 아직 선가가 크게 오르지 않아 발주 경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반기 LG에너지솔루션 등 대어급 상장이 줄지어 대기하는 점도 현대중공업이 상장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크래프톤 등이 상장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급 공모주 흥행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조 단위 공모주들이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상대적으로 투자자의 관심이 적은 중공업이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대어급 공모주보다 앞서 상장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의견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기업공개를 서둘러 끝낸 뒤 지난해부터 지연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 지을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본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 심사가 늦어지면서 아직까지 실질적 인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해당 심사를 받는 대로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를 실시해 재무구조 개선을 꾀할 계획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기업공개가 8월 말, 늦어도 9월 초까지 끝난다면 연말 즈음 여유 있게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를 마무리 할 수 있는 스케줄이 나올 것”이라며 “그룹 내에서도 연말까지는 자회사 IPO와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완료한다는 계획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