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코리아 인수 어피너티, 2년 뒤 인수금융 차환방안까지 미리 마련
위상호 기자 | wish@chosun.com | 2021.04.08 07:00
Edited by 현상경 취재본부장 | hs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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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까지 SPC-잡코리아 합병 허용할 듯
합병 시 차입 조건까지 지금 정할 가능성
어피너티는 2년 뒤 차환까지 챙겨가는 셈
금융사는 2년 간 불확실성…”셀다운 의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가 본격적으로 잡코리아 인수금융 조달에 나섰고 대주단은 2023년까지 특수목적회사(SPC)와 잡코리아의 합병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때 합병 때 대출 조건도 미리 정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때라면 2년 후 추진해야 할 리파이낸싱 작업을 지금 마무리하는 셈이다. 애초 어피너티의 인수 가격이 낮지 않은 데다, 앞으로 사업 환경이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재매각(셀다운) 작업이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1일 M&A 업계에 따르면 잡코리아 인수금융 주선사는 최근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대주단 참여 의향을 묻고 있다. 어피너티는 지난달 23일 잡코리아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9000억원이며, 4000억원가량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할 계획이다. 차입금리는 4% 초반이다.

협의 중인 안에 따르면 대주단은 어피너티가 차주인 SPC와 사업 주체인 잡코리아를 2023년까지 합병할 수 있도록 허용할 예정이다. 이때 합병법인이 새로운 차입금을 일으켜 기존 SPC가 빌렸던 돈을 갚게 된다. SPC의 차입금이 사업회사로 내려가는 구조(Debt push down)다.

SPC와 잡코리아를 합쳐도 실질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핵심은 잡코리아 주식이고, 금융사들은 이에 대해 담보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대주단으로선 사업회사의 현금흐름을 직접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과거 세아상역이 태림포장을 인수할 때도 이와 유사한 구조를 썼다.

문제는 합병시의 차입 조건도 현시점에 정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조건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 SPC의 차입금리보다 향후 합병법인이 빌릴 때의 이자율을 소폭 낮게 설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가 합병을 택할지, 혹은 어느 시점에 합병을 할지는 불투명하지만 차주로선 나쁠 것 없다. 업계에서 어피너티의 깐깐한 인수금융 조건 쇼핑은 익히 알려져 있다.

잡코리아 인수금융 대주단 입장에선 2년 가까이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 있다. 보통의 경우라면 향후 상황을 살펴 리파이낸싱을 해야 하지만, 이번엔 시작 단계에 리파이낸싱까지 점 찍고 가는 셈이다.

올해 들어 각국 시장금리는 경기 회복 기대감에 조금씩 상승세다. 극단적인 예지만 지금 미래의 차입 금리까지 고정했다가 시장금리가 급등하기라도 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있다. 금융사는 약정을 해뒀으니 잡코리아 운영에 큰 변수가 생기더라도 대출은 집행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금융사 입장에선 어피너티의 잡코리아 인수가격이 그리 낮지 않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잡코리아는 자금 소진이 급한 대형 PEF들이 각축을 벌이며 몸값이 크게 뛰었다. 구인·구직 중개 분야 1위지만 아직 초기적인 게시판 서비스에 그치고 있다. 서비스를 확장할 여지가 많은 반면, 다른 사업자의 진입을 막을 장벽도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실물 자산이 없는 회사다 보니 담보가치를 중시하는 은행들이 투자하기 어려운 대상이란 평가도 나온다.

한 금융사 관계자는 “아직 인수금융 조건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합병 시 대출조건까지 지금 정하는 것은 차주에게 유리하고 금융사엔 불리하다”며 “2년 뒤 마진이 날지 안 날지도 모르는 데다 어피너티의 투자 밸류도 높았던 터라 재매각이 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4월 01일 16:43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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