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V 키우기 나선 신세계, 이베이 인수 득실은 '애매'?
하지은 기자 | hazzys@chosun.com | 2021.04.08 07:00
Edited by 이도현 차장 | dohyun.l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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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베이 인수전 참여·네이버 협업·오픈마켓 진출
키워드는 '거래액 늘리기'...이베이 성사여부 관건
자체온라인몰 상충 가능성·수익화 요원 우려 지적

이베이 신세계 본문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적격인수 후보에 들었다. 신세계그룹은 네이버와 지분교환을 신호탄으로 오픈마켓 사업 진출 등 쿠팡, 롯데에 대항할 카드를 하나씩 선보이고 있다. '거래액(GMV) 키우기' 전략이 중요해지면서 이베이 인수 성사 여부는 그룹 유통전략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체 온라인몰을 보유한 만큼 상충 요소는 없을지 인수 득실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이베이 인수전 참여, 네이버와의 전략적 제휴, 오픈마켓 진출. 최근 신세계그룹의 움직임은 '거래액 키우기'로 요약된다. 구체적으로는 쿠팡 식의 직매입 모델보다는 이베이코리아 식의 오픈마켓 모델에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그간 업계에선 쿠팡이 수천억원대 적자를 큰 폭으로 개선하기 시작하면서 직매입 모델에 대한 평가를 달리하기 시작했다. 초기 비용부담 우려를 키운 자체 물류사업이 점차 규모의 경제를 일으키며 수익화가 가능해졌단 점이 증명됐다. 신세계그룹의 행보는 쿠팡과는 상반된다. '원조 오픈마켓' 격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당장의 매출 성과보다는 거래액을 늘려 외형 순위를 챙기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직매입 사업은 거래액 대부분 매출로 반영되지만 오픈마켓 사업은 거래액 가운데 5~10%가량이 매출로 잡히기 때문에 거래액 대비 매출 증대 효과는 적은 편이다. 거래액 늘리기 효과만큼은 확실하다. 국내 이커머스사 대부분 수익 고전 중이다보니 매출 및 영업이익 규모보다는 거래액 기준으로 시장 규모가 책정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 이마트 온라인 거래액은 SSG닷컴(지난해말 3조9236억원)을 포함 24조원대 규모로 커진다. 단순 합산을 가정한 수치다.

신세계는 오픈마켓 사업에 대해 지난해부터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왔다. 내달부터 그룹 통합 온라인몰인 SSG닷컴(쓱닷컴)을 통해 오픈마켓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오픈마켓 사업은 플랫폼 경쟁력과 직결된다. 취급 상품수(SKU)를 늘려야 상품 경쟁력이 생기고 거래액도 는다.

이 같은 관점에서 이베이코리아는 신세계에 매력적인 매물일 수 있다. 거래대금 기준 최대 사업자인 네이버와의 협력 소식이 전해지며 거래액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이미 모인 상황이다. 여기에 오픈마켓 1위 업체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그룹 전체 GMV 퀀텀점프가 가능할 것이란 점이 언급된다. 단기간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려 단숨에 유력 사업자로 도약 가능해진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강희석 이마트·쓱닷컴 대표는 쿠팡식 직매입 모델보다는 오픈마켓 모델에 주로 관심갖는 걸로 전해진다. 오픈마켓 사업 전문가인 최영준 티몬 부사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쓱닷컴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해온 데 이어 네이버와의 연합도 같은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판매사 수수료를 통해 수익화하는 일종의 오픈마켓 모델로 분류된다.

이베이 인수 성사 여부는 그룹 유통사업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룹에선 이마트를 주체로 앞세운 상황이다. 인수 의지는 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는 최근 주주총회에서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진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서 10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면서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는 위기 의식이 자리잡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ON 새로운 대표로 이베이코리아 출신 인물을 내정한 롯데가 당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신세계도 맞불을 놓은 모습이 연출됐다. 시장에선 유통 대기업 두 곳 중 어느 곳이 '이베이 트로피'를 가져갈지가 이 딜의 관전포인트가 될 거라 보고 있다.

인수 효과 측면에선 롯데에 비해 다소 애매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IB업계 관계자는 "이베이 인수 시에도 최적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별도의 플랫폼을 유지해야 한다. 오픈마켓이 별도로 없는 롯데는 이베이 인수로 인한 시너지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자체 온라인몰인 쓱닷컴을 이미 운영 중인 신세계 입장에선 상쇄 효과가 분명히 있을 수 있다"라고 지적도 있다. 카니발라이제이션을 막기 위해 자사 입점 브랜드와 겹치는 상품군 다수 입점을 거부하긴 했지만 이 역시 타사에 비해 매출 한계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인수를 가정하더라도 이베이코리아나 티몬 같은 기존 오픈마켓 업체들의 전략에서 탈피하지 못한다면 시너지는 한계란 평가가 나온다. 각사별 록인(Lock-in) 전략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초기 출혈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티몬은 최근 업계 최초로 입점사들에 한해 판매수수료 -1%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네이버는 중소상인을 저리에 대출해주며 입점사를 모으고 있다. 일단 티몬식 특가딜에 주력하는 모습이지만 타사 시장 점유율을 빼앗아올 만큼의 유입 요인은 못 된다는 지적이다.

GMV는 늘 수 있겠지만 당장 외형 확장에 주력할 만큼 수익화까지 요원할 것이란 점은 우려를 키운다. 쓱닷컴 재무적투자자(FI)들은 오픈마켓 모델이 어느 정도 필요한다고 보면서도 단순히 GMV를 키우는 것만으론 의미가 없다고 보는 분위기로 전해진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3월 30일 16:41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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