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에 기대는 제이콘텐트리…메가박스는 여전히 안갯속
입력 2021.05.07 11:51|수정 2021.05.07 11:51
    1분기 방송 매출 전년比 64.5% 증가, 영화관 적자
    JTBC스튜디오 지배력 강화 및 외부투자 유치 나서
    메가박스 IPO는 현재로서 사실상 진척 없는 상황
    • 제이콘텐트리가 올 1분기 JTBC스튜디오 등 방송 부문 호실적으로 적자 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영화관 부문(메가박스중앙) 부진이 계속됐다. 콘텐츠 부문의 성장이 기대되면서 제이콘텐트리가 JTBC스튜디오의 지배력을 높이는 등 그룹 내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메가박스는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서 IPO(기업공개) 추진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제이콘텐트리는 극장 부문 매출 감소에도 방송 부문 매출 신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29.5% 증가한 1334억8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은 34억3000만원으로, 극장 부문 영업적자가 지속됐지만 방송 부문 호실적에 적자 폭은 전년 동기 대비 축소됐다.

      방송 부문은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4.5% 증가했다. 1분기 드라마 방영 편수 증가, 글로벌 OTT 동시 방영으로 해외 유통 매출이 증가하면서 전년 대비 흑자전환했다. 해외 유통 매출은 342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181억원) 대비 88.5%, 전분기(295억원) 대비 16% 올랐다.

      메가박스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며 실적 부진이 계속됐다. 1분기 전국 관람객 수가 전년대비 68.7% 감소하는 등 관객 회복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1분기 매출은 181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했다. 적자(190억원) 폭은 전년 동기대비, 전분기 대비 모두 확대했다.

      지난달 29일 제이콘텐트리는 모회사인 중앙홀딩스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확정했다. 제이콘텐트리가 중앙홀딩스로부터 JTBC스튜디오 지분 6.4%를 현물출자 받고 이에 대해 신주를 발행하는 구조다.

      이는 제이콘텐트리의 JTBC스튜디오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함과 동시에 외부 투자유치로 인한 지분률 희석 보완을 위한 그룹 차원의 교통정리로 해석된다. JTBC스튜디오는 지난해 말 프랙시스캐피탈과 텐센트로부터 총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현재 프랙시스캐피탈은 최대주주 제이콘텐트리에 이어 지분 19%가량을 보유한 2대 주주다.

      동시에 제이콘텐트리는 외부 투자 유치도 진행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는 제이콘텐트리에 100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CB) 투자를 한다고 밝혔다. 제이콘텐트리의 콘텐츠 성장성에 대한 기대에서다.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JTBC스튜디오 투자를 시도했다가 고배를 마셨다.

      한편 메가박스는 올해 들어 유동화시장에서 자금 조달을 이어가고 있다. 3월 1년물 사모채를 200억원 규모로 발행한 데 이어 4월 사모채로 300억원을 마련했다. 부진한 실적과 낮은 신용등급(BBB+/부정적)에도 불구하고 지난해가 저점이었다는 기대감으로 투자 수요를 확보했다.

      메가박스의 상장 계획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메가박스는 지난 2017년 재무적투자자(FI)와 올해 4월 또는 10월까지 IPO를 완료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2019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IPO 준비를 해왔지만 여러 이유로 마땅한 시기를 잡지 못했고, 지난해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 상장이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결국 지난해 11월 말 제이콘텐트리는 상장 시기를 늦추는 것과 동시에 투자자들과의 절충점을 찾기 위해 1100억원 규모의 FI 지분을 되사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지난달 제이콘텐트리가 일부 원매자들과 메가박스 매각을 위해 접촉하고 있다는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제이콘텐트리 측은 “메가박스 매각 의향이 없고 IPO를 추진중”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영화관 사업자의 상장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업계에 따르면 현재 메가박스의 IPO 관련 계획이 진척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백신 보급이 이뤄지면서 영화관 사업자의 실적 반등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지만, 코로나로 산업의 ‘성장성’ 자체가 질문받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영화 제작사를 보유한 많은 미디어 업체들이 OTT 산업에 진출하면서 OTT와 영화 동시 개봉 작품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 5년간 넷플릭스를 비롯한 OTT의 성장이 전세계 영화관 관객수 성장을 저지한 것을 지켜본 바, 영화관 편에 서있던 기존 할리우드 큰 손들의 입장 변화는 향후 영화관 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