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재확산 맞닥뜨린 IPO 빅 위크...카뱅ㆍ카페이ㆍ크래프톤 중 승자는?
이재영ㆍ이지훈 기자 | leejy@chosun.com | 2021.07.22 07:00
Edited by 현상경 취재본부장 | hsk@chosun.com
print인쇄 print공유하기
+ -
게임주 재조명받으며 크래프톤 공모가도 재평가
카카오뱅크는 '결국 은행주' 평가 넘기 만만찮아
'셋 중 하나라면 카카오페이'...'거부감'은 여전

빅3IPO내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다음 주부터 기업공개(IPO) '빅 위크'가 시작된다.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카카오페이 3사 모두 비대면을 기반으로 급격히 성장해 온만큼, 초반의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넘어 흥행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비대면이 이들의 성공 공식이었던 점은 맞지만, 4차 대유행이 각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전망은 다소 갈린다. 증권신고서 제출 초기 가장 많은 비판을 받았던 크래프톤은 최근 게임주의 약진과 함께 재조명되고 있으며, 무난하다는 평을 받았던 카카오뱅크의 경우 '결국 은행'이라는 한계가 다시 부각하고 있다.

오는 7월 마지막 주부터 8월 첫째 주까지의 2주간은 올해는 물론, 국내 IPO 시장 역사상 대규모의 공모 청약이 이뤄지는 시기가 될 전망이다. 이 기간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은 물론, HK이노엔ㆍ원티드랩ㆍ한컴라이프케어등 중견ㆍ중소기업 공모주 청약이 잇따라 이어진다.

2주간 무려 9개 기업이 최소 6조3000억여원을 공모로 조달한다. 이는 삼성생명과 만도가 차례로 공모에 나서며 2주간 5조4000억여원을 조달했던 2010년 5월 첫째 주~둘째 주의 기록을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당초 카카오페이 공모 청약까지 이어지며 역대급 ‘빅 위크’가 예고됐지만, 16일 금융감독원에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며 일정이 뒤로 밀렸다.

개인투자자들의 청약 전략은 다소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뱅크ㆍ크래프톤ㆍHK이노엔의 청약 일정이 정교하게 맞물려 이른바 '풍차 돌리기'식 투자가 가능한 까닭이다. 카카오뱅크에 먼저 청약한 뒤 환불금을 곧바로 HK이노엔에 청약하고, HK이노엔 환불금을 크래프톤에 이어서 청약할 수 있다.

반면 기관투자가들은 쉽지 않은 선택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비교적 많은 금액을 투입해야 하는데다, 보호예수로 인해 단기 매매에 제한을 받는다. 많이 받아 오래 들고 있을 기업과 덜 받을 기업을 나누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일단 가능한 양을 모두 청약해 최대한 주식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긴 하다"며 "카카오페이가 정정 요구를 받아서 그나마 다행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지경"이라고 말했다.

빅3IPO1

빅 위크의 포문을 여는 카카오뱅크나 올해 최대 규모 공모가 될 것으로 전망되는 크래프톤의 경우 기업가치나 공모가 적정 수준에 대한 스터디는 대부분 진척이 돼있는 상황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공모희망가 밴드를 한 차례 하향 조정한 후에도 여전히 공모가 고평가에 대한 이슈가 제기됐다. 다만 6월 이후 게임주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며 당장 공모가에 대한 왈가왈부보다는 신작 및 미래 실적 모멘텀으로 시선이 일부 이동하는 모습이다.

게임주 등이 속한 KRX미디어엔터테인먼트 지수는 6월 말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 및 규제 완화를 앞두고 뚜렷한 조정을 받다가, 거리두기 4단계 결정 이후 다시 전 고점을 갱신하는 흐름을 보였다. 게임주만 떼어놓고 봐도 중국 판호 발급, 신작 모멘텀,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실적 기대감 등으로 상승 탄력을 회복하는 모양새다.

크래프톤도 매출의 80%가 중국 텐센트로부터의 기술 로열티라는 점이 우려되는 요인이지만, 한편에서는 올해 말 런칭 예정인 '뉴스테이트' 등 신작 기대감을 왜 반영하지 않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최근 크래프톤의 신작 2개가 배틀그라운드 급으로 글로벌 히트한다는 가정 하에 2022년 예상 순이익을 1조1000억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물론 신작 게임의 흥행 여부는 현 시점에서 예측이 불가능하다. 국내 1위 게임사 엔씨소프트의 시가총액이 18조원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24조원 가치로 상장하는 크래프톤의 주가가 상장 후 얼마나 더 상승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도 여전한 상황이다.

카카오뱅크는 증권신고서 제출 초반의 무난한 평가는 옅어지고, 다소 보수적인 시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정책에 따라 중금리 대출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뒤로 청사진은 애매해지고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다는 평판이 많다.

대놓고 '공모가가 비싸다'라고 주장하는 레포트까지 등장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15일 카카오뱅크 관련 '플랫폼이기 전에 은행이다'라는 제목의 레포트를 발간했다. 이 레포트를 통해 유안타증권은 "카카오뱅크는 국내 은행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이라며 "비대면 영업은 방식의 차이일 뿐 사업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레포트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국내 1위 여신은행이 되기 위에선 자기자본 15조원을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2년 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0%에 도달하고, 그 ROE가 10년간 유지되며, 그 사이에 단 한 번도 배당을 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이렇게 해도 최소 15년이 걸린다. 여기에 저신용자 대출이 확대되면 ROE가 하락에 이를 달성하기 위한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국내 은행과 비슷한 순이자마진(NIM)에 비슷한 ROE가 기대되는 '결국 은행'에 왜 최소 6배 이상의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을 줘야하는지 의문을 가지기 시작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한 수익성 추가 증가도 기대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정정 요구를 받으며 공모희망가 밴드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싹트고 있다. 신고서 제출 이후 공모가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았던 까닭이다.

'은행의 쇠퇴, 비은행 선호'라는 트렌드가 뚜렷한 상황에서, 카카오페이만큼 확실한 비금융 플랫폼이 없다는 분석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 공모가 상단 기준 12조원, 코스피 30위권의 시가총액은 거부감이 든다는 의견 역시 만만치 않다.

다만 공모 일정이 최소 8월 중순 이후로 밀린 점은 의외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기간에 ‘빅딜’이 딱히 없는 상황이라 투자자들의 관심을 독차지할 수 있는 까닭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란 게 결국 시장과 관련된 것인데, 4단계로 인해 새로운 시장 충격이 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미 학습효과가 다 됐고, 새로운 변수가 아니라 IPO 시장에서 큰 문제로 삼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21년 07월 20일 07:00 게재]

기사 목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