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産銀 회장 "금호타이어 독자 생존여부 판단이 우선"
입력 2017.09.20 16:04|수정 2017.09.20 18:18
    "독자 생존 가능성이 구조조정 최우선 기준"
    "특정 개인 이해관계는 고려대상 아냐"
    "대기업 중심 경제 구조 탈피 위해 노력할 것"
    "대우건설 이달 매각 공고 대우조선은 안정화 우선"
    • 이동걸 산업은행 신임 회장은 기업구조조정의 최우선 원칙은 독자 생존 가능성이며 금호타이어 역시 이를 충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 특정 개인의 이해관계는 고려할 대상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동걸 회장은 20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조조정에서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기업의 독자 생존이고, 이는 일자리의 지속적 유지를 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인력 감축을 수반할 수 있으나 이 또한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일자리가 유지된다면 정부의 일자리 정책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그룹의 자구 계획을 검토 중이며 내주 중 채권단과 수용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자구안의 실행 가능성을 살피고, 이후 이를 수행할 경우 회사를 회생시킬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로 했다. 이동걸 회장은 이 판단에 특정한 개인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대우건설 매각은 이달 중 공고를 내며 내년 초쯤 완료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최소한의 회생 기반이 마련됐다고 평가하며, 매각은 회생 가능성이 확실히 확보된 후 검토하기로 했다.

      이동걸 회장은 산업은행이 앞으로 대기업이 아니라 혁신·창업·벤처 기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기업 중심 정책이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잠식하고 있다”며 “산업은행은 작은 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이동걸 회장 일문일답.

      - 금호타이어 구조조정에서 기업의 생존 여부를 원칙으로 내세웠는데 살아날 수 있다고 보는지? 기업 구조조정 원칙은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지?

      “기업 구조조정은 독자생존이 가능한지가 최우선 기준이다. 그런 대전제 아래 지원할 것은 지원하고 매각할 것은 매각해 조속히 정상화되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금호타이어는 2015년 워크아웃 졸업 후 이렇게 심각하게 빠른 속도로 경영이 악화된 이유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그 검토를 전제로 앞으로 금호타이어가 살 수 있는지 판단할 것이다. 섣부른 판단은 어렵지만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고통을 분담하면 회생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회사의 자구안은 실행 가능성 여부, 실행 시 기업이 회생 가능한지 여부를 심도 있게 검토 중이다. 다음주쯤 모종의 결론이 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문재인 정부 화두 중 하나가 일자리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 있을 텐데?

      “기업의 독자생존은 결국 일자리가 하루 이틀, 1~2년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에서 약간의 인력 구조조정이 있을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정부 정책과도 맞다고 생각한다. 일자리 창출과 구조조정이 크게 배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 금호타이어는 호남 지역 특수성도 있고 정치권 압박도 적잖이 있었는데?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은 알고 있고 정치권도 당연히 관심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 지속 가능한 일자리 유지는 기업 회생 목적과도 일치하기 때문에 정치권도 우리의 집행을 반대할 이유는 없다. 잘 설득하면 정치권도 지원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산업은행의 이해와 국가의 이해가 다르지 않다.”

      - 박삼구 회장이 기회가 되면 이동걸 회장을 만나 이야기 할 생각이 있다고 밝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박삼구 회장과 면담이 필요하다면 만나 뵙겠지만 의례적인 면담은 의미가 없다. 자구안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구조조정은 기업을 독자생존 하게 해서 지역 경제,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게 하는 것이다. 특수한 개인이 개입될 여지는 없다.”

      - 장기하(장하성‧경기고‧하나금융)가 회자되고 있다. 앞으로 산업은행의 독립성을 어떻게 지키고 청와대의 압력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

      “특정인 중심의 라인을 말하는 것 같은데 그런 것은 없다. 국정 철학이나 원칙에 어긋나는 요구는 이 정부에선 없을 것이라고 본다. 만약 있다고 해도 기관장으로서 의견을 전달하고 잘 협의해 나가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 산업은행을 어떤 점에 주안을 두고 이끌 것인지?

      “정부 정책철학에 맞춰 4차산업 혁명을 이끌고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에 일조해야 한다. 산업은행은 기업의 다양한 니즈를 성장 단계별로 공급할 수 있는 최적의 기관이다. 구조조정이 마무리 되고 여유가 생기면 내부 전문성 강화 및 다양한 업무의 시스템화에 집중할 계획이다.”

      - 산업은행이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 것인지? 전임 회장은 벤처 스타트업 센터를 운영했는데 차별화된 전략은 있는지?

      “기관의 영속성은 유지돼야 하고 전임 회장과 공유하는 바도 있다. 나 역시 벤처투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우리나라 기업생태계는 대기업 중심이고 작은 기업이 중견,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어 국가 서장 잠재력을 잠식하고 있다. 기업금융이 중요하다. 혁신, 창업, 벤처 기업을 대출, 직접투자, 간접투자, 플랫폼투자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다. 은행과 고객사가 같이 크는 것이 바람직하고 그런 기조를 만들겠다.”

      - 그 동안 학자, 금융전문가로서 개혁적, 진보적 말씀을 많이 해왔다. 산업은행이 혁신, 개혁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고 보는지?

      “개인적으로 진보적이고 개혁적이라고 생각해본 적 없다. 나는 합리적인 원칙주의자라고 생각한다. 시장이나 금융산업이 원칙이나 합리성에 의해 바뀌어야 한다면 내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고 산업은행의 생각과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 대우조선해양 자금 지원이 많았는데 독자 생존이 가능하다고 보는지. 회사 정상화, 구조조정은 얼마나 와 있는지?

      “일단 위험한 고비는 넘겼다. 유동성 개선되면서 2차로 지원하기로 했던 2조9000억원 중 6000억원만 지원했다. 한숨은 돌렸지만 앞으로 조선업 전망이 어떤가와 맞물려 생각해야 한다. 필요하면 다운사이징도 해야 하고 내부 구조조정도 더 해야 한다. 매각은 회생 가능성이 확보된 다음에야 할 수 있다.”

      - 대우건설 매각도 중요한데 주가가 많이 떨어져 있다. 언제쯤 매각할 것인지?

      “대우건설은 내부 방침에 따라 실사 중이며 이달 말 매각 공고를 내기로 결정했다. 내년 초에는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까 예측한다. 성공 확률을 말하긴 힘들지만 성공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