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승리'가 레미콘업체 M&A를?…빅뱅의 PEF 진입설 실체는
입력 2018.10.15 07:00|수정 2018.10.15 11:12
    • 입이 딱 벌어지는 학연과 혼맥으로 이어져 그들만의 리그(V.V.I.P)로 불려온 사모펀드(PEF)업계에 빅뱅의 승리가 '아이돌'이 될까.

      빅뱅의 멤버인 승리(본명 이승현, 27)의 PEF 진입설은 올해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본인이 스스로 밝히며 공개됐다. 승리는 언론을 통해 자신이 직접 사모펀드운용사 BCH페레그린파트너스(이하 BCH페레그린)의 일원으로 참여했다고 밝힌 바 있다.

      BCH페레그린은 최근 성신양회와 함께 레미콘 업계 7위권 업체인 한라엔컴 인수를 성사하며 첫 투자에 성공했다. 곧 다른 베트남 투자도 집행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성신양회와 함께 3600억원에 달한 한라시멘트 인수전에 뛰어들었지만 자금 부족으로 쓴 맛을 보기도 했다.

      BCH페레그린은 지난 2017년 4월 설립된 ‘페레그린인베스트먼트’가 전신이다. 최성민(43) 전 모간스탠리 프라이빗에쿼티(이하 모간PE) 대표가 독립해 꾸려왔다. 최 대표는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후 메릴린치를 거쳐 모간PE에 합류해 10년 이상 모간PE에서 활동해왔다. TPG 대표로 이직한 이상훈 대표와 모간스탠리PE의 공동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SC증권, IMM PE를 거치며 잔뼈가 굵은 김태영 부대표도 창립 무렵부터 합류했다. 총 5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다.

      빅뱅의 승리와 PEF 업계간 접점은 올 초 페레그린인베스트먼트가 지금의 BCH페레그린으로 사명을 바꿀 무렵부터 본격화된것으로 알려진다.

      베트남 등 동남아 투자로 영역을 넓히려던 페레그린 측이 BC홀딩스에서 투자 유치를 받으며 일정 수준의 협력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이 때 페레그린이 유한회사 형태로 전환되면서 BC홀딩스(BCH)를 따 사명을 변경했다.

      승리는 이 BC홀딩스의 주주사와 관계가 깊다. 본인이 대표로 등재된 지주사격 회사 유리홀딩스(Yuri holdings)의 포트폴리오 중 하나가 BC홀딩스다. 현재 유리홀딩스는 유인석(33), 이승현(27) 공동대표 체제로 BC홀딩스 외에도 일본 라면 체인점 아오이라멘, 강남구 청담동 라운지바 몽키뮤지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4월 이후엔 회사의 사업목적에 경영자문 컨설팅, 부동산전대업 등을 추가해 본격적으로 투자업에 발을 들이기도 했다. 다만 두 대표의 투자업계 내 이력 혹은 경력 등은 아직까지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회사에 따르면 BC홀딩스는 지난해 기준 약 335억원(3000만달러) 수준의 투자금을 운영 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빅뱅이 인기를 끌고있는 베트남과 일본에 각각 해외 사무실도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 부동산개발 업체인 탄호잉민그룹(Tan hoang minh), 일본 내 부동산 디벨로퍼 및 엔터테인먼트 업체 KRH그룹을 자신들의 관계사로 소개하고 있다.

      다만 승리와 BC홀딩스는 BCH페레그린의 국내 투자 활동에는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라엔컴을 비롯한 국내 M&A딜은 BC홀딩스와 관계 없이 페레그린 내부의 단독 의사결정을 통해 진행될 전망이다. 승리가 직접 공언한 본인 주도의 벤처투자(VC) 조직은 BCH페레그린 대신 본인 소유의 다른 법인들을 통해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에선 연예계 셀러브리티의 PEF 혹은 VC업 진출은 생소하지만, 이미 해외에선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 아일랜드계 락밴드 U2의 리더 보노는 지난 2004년 처음으로 본인 소유 PEF 운용사를 차렸다. 헐리우드 배우 애쉬튼 컬처와 '아이언 맨'으로 알려진 로버트 다우너 주니어도 본인 소유 VC운용사를 소유 중이다. 스눕독과 나스, 모델 티아라뱅크스도 VC 투자업에 관여하고 있고, 농구스타 중에서도 일찌감치 투자사를 차렸던 매직존슨, VC 투자가로 변신한 코비 브라이언트도 널리 알려져 있다.

      공교롭게도 PEF 진출은 승리가 소속돼 있는 YG엔터테인먼트가 먼저 시도했지만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루이비통 그룹 산하의 투자조직 'L캐피탈'의 투자를 받았지만 투자금만 묶인 채 이렇다할 시너지를 보진 못했다. 해당 포트폴리오를 전담하는 L캐피탈 한국대표이자 YG엔터 비상임이사까지 역임한 허석준 대표는 올해 SK텔레콤으로 이직하면서 투자업계에서 손을 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