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회복에 훈풍 부는 ELS…기대감 오른 증권사
입력 2019.04.11 07:00|수정 2019.04.10 23:01
    올해 들어 반등한 주가지수에 ELS 시장도 활기
    신규발행 늘고 조기상환 급증...증권사 '기회 잡아라'
    증권사 건전성 영향·불완전 판매 등 우려도
    • 최근 증시 회복에 힘입어 지난해 부진을 겪은 주가연계증권(ELS)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ELS 조기상환 금액이 급증하고 증권사들의 신규 발행도 늘었다. 지난해 ELS 운용 손실로 실적 부진을 겪은 증권사들도 되살아난 시장 분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다.

      ELS는 코스피나 홍콩 일본 미국 등 각국의 주요 주가지수나 특정 종목 주가 등 기초 자산이 일정기간 미리 정해둔 범위에 머물면 약정된 수익금을 주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만기가 보통 3년이지만 만기 전에도 미리 정한 조건을 만족하면 조기에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올해 들어 홍콩H지수(HSCEI)와 코스피 200 지수 등 주요 기초지수가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에 지난 연말 부진하던 ELS 발행 금액 (ELB 제외)은 올 1분기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ELS 발행금액은 지난 1월 3조9233억원, 2월 4조1073억원으로 집계됐다. 3월엔 7조9316억원까지 늘었다. 지난해 12월 발행금액인 2조5350억원과 비교하면 급증한 수치다.

      조기상환 금액도 급증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3월 ELS 조기상환 금액은 7조612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월 5조8661억원 기록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다. ELS 조기상환액은 지난해 11월 급격히 하락한 후 올해 들어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에는 이와 달리 증권사들의 ELS 신규 발행이 부진했다. 상반기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정도였지만 7월 홍콩H지수가 1만선 수준까지 하락하는 등 시장이 좋지 않아 하반기엔 발행을 늘리기 어려웠던 때문으로 풀이된다. KB증권의 경우 저조한 실적의 이유로 ELS 손실이 꼽히기도 했다. NH투자증권도 4분기 ELS 운용 손실로 실적 부진을 겪었다.

      ELS시장 활기로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회복도 전망되고 있다. NH투자증권도 1분기 컨센서스를 20% 웃돌 실적이 예상되고 있다. IB부문에서 양호한 수익을 거둔 것도 있지만 우호적인 시장 상황에 힘입은 ELS 헤지 운용 손익 정상화의 효과도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ELS 발행액은 1조 4000억원으로 늘었다.

      증권사 관계자는 “지난해 폭락한 증시가 올해 들어 회복하면서 다시 내려가기보단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과, 아무래도 ELS를 대체할 중위험·중수익 상품이 없다는 이유 등으로 ELS 에 투심이 쏠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에도 HSCEI와 코스피200 등이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신규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처럼 시장이 살아나면서 발행사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자체 헤지(리스크 회피) 규모를 늘려온 대형사는 신규 발행으로 자금을 유입해 규모를 늘려야 알맞은 헤지 운용이 가능하다. 시장 분위기를 틈타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공격적인 ELS 모집에 나서고 있다.

      1분기 크게 늘어난 발행액으로 인해 올 2분기가 올해 헤지 운용 성과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성락 전 한국투자증권 전무와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팀장을 영입한 미래에셋대우와 ELS 관련 조직개편을 단행한 KB증권 등 증권사들은 ELS 운용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증권사의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가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순 없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특히 지난해부터 파생결합증권 발행 증가가 증권사 자산건전성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계속 나온 바 있다.

      최근 금융감독원은 증권사의 ELS를 비롯한 파생결합증권(DLS) 판매 적정성에 대한 검사를 예고했다. 검사 대상으로는 대신증권, 현대차증권, 유안타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지난 검사에서 점수가 낮았던 4곳이 선정됐다. 다만 금감원은 리스크 검사 차원에서 전 과정을 살펴보기 보다는 불완전 판매 등 영업행위에 집중된 검사라고 선을 그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장 검사에서 위법한 행위가 발견되면 더 구체적인 검사에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이번 검사가 직접적인 영향은 없겠지만 아무래도 증권사들이 판매에 조심스러워지면 ELS 등 파생결합증권 시장이 다소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