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빛나는 CJ대한통운"…경기방어주 재주목 받는 '육상운송'
입력 2019.08.16 07:00|수정 2019.08.15 20:18
    글로벌 악재 속 증시 변동성 심화…증권가 '옥석가리기'
    육상운송 전통적 경기방어주…성장성 보이는 드문 섹터
    빅3 대기업 계열…업황 외에 고려해야 할 부분 다양
    • 글로벌 악재 속에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진 만큼, 증권가에서도 ‘옥석가리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산업 전반적으로 반등 요인을 쉽게 찾기 어려운 가운데, 시장에서 경기방어주로 꼽히는 육상운송(택배) 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CJ대한통운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업계 내에 ‘제값받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점도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업계에선 수익성 중심의 체질 개선이 예상되는 몇 안되는 산업으로 ‘육상운송’을 꼽았다. 비용에 대한 우려가 점차 낮아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 포인트로 평가했다.

      비용에 대한 우려가 낮아진 건 최저임금 상승률에서 찾을 수 있다. 그간 고정비 상승 요인으로 지목되던 최저임금 상승률이 낮아진 점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2018년과 2019년 최저임금은 각각 전년 대비 16.4%, 10.9%로 인상된 반면, 2020년 최저임금은 전년대비 2.9% 인상에 그쳤다. 8590원으로 전년대비 3% 인상에 그쳤다. 물가 상승률이 2%대인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수준의 인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업계 톱티어(Top-tier)인 CJ대한통운을 필두로 택배판가 인상 등의 운임 상승 역시 지속될 전망이라, 고정비에 대한 우려가 상쇄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소형화물운송 시장은 공급이 수요를 넘어서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맞아지는 것을 넘어 오히려 공급 부족을 우려하는 상황”이라며 “성장성이 확실히 보이는 산업이 손에 꼽히는 데다 경기방어주이기도 하니까 육상운송업에 투자자들이 점수를 잘 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수혜가 CJ대한통운에 반영될 것으로 보는 동시에 그룹별 상황 등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현재 택배시장 점유율은 대기업 계열의 빅3(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가 80%를 차지하고 있다. 대기업이 영위하는 만큼 그룹 의존도를 무시할 수 없고, 그룹 이슈가 해당 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한 계산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롯데글로벌로지스(롯데택배)에 대한 반일 여파 우려가 한 사례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IPO 가능성 등으로 장외시장에서 인기가 있으나, 무리한 외형확대로 아직 적자를 못 벗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육상운송의 성장성에 이견이 없더라도 증권가에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 상장사인 CJ대한통운과 한진에 대해서는 그나마 호평이 우세하지만 각사별로 우려되는 부분은 존재한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올 2분기 실적 개선세는 긍정적이지만 운임 인상 이후 점유율이 하락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다.

      앞서 증권가에선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시장 지배력이 공고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경쟁 심화로 물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2분기 이후 꾸준히 하락하며 예상을 빗겨가고 있다. 택배단가 인상으로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은 소폭 상승하고 있어, 증권가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하는 상황이다.

      한진은 그룹 내 ‘알짜’인 데다 이익 모멘텀이 있다는 점이 프리미엄 요인으로 꼽힌다. 한진은 그간 인위적인 판매단가 인상보다는 수익성 높은 화주 위주로 운임을 개선시켜왔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의 작년과 올해 상반기 운임은 전년대비 각각 2.5%, 4% 올랐으며, 물량도 꾸준히 10% 이상 늘었다.

      이처럼 무리하게 외형확대를 하는 대신 운임 중심의 체질개선을 도모하고 있지만 다른 변수로 한진에 대한 평은 다소 엇갈리는 상황이다. 5년 사이에 차입금이 40%가량 증가한 데다 향후 규모의 경제에서 밀릴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옥석 유무’를 판단하기 모호하다는 평가다.

      특히 본업의 영업가치에 수렴하지 않는 주가 움직임을 보이는 등 지배구조 기대감에 따라 높아진 변동성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CJ대한통운의 올 2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감보다 잘 나와서 비용 증가에 대한 우려가 낮아지면서 육상운송업에 대한 증권가의 평가가 개선되는 분위기”라며 “전통적인 경기방어주라는 측면에선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이 클 때 ‘옥석’으로 분류될 여지가 있지만, 독립계가 아니라 모회사의 이슈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순 없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GS그룹도 GS네트웍스를 활용해 물류 및 택배업에 뛰어드는 등 대기업들의 육상운송 관련 확장 수요가 부각되고 있다”며 “성장성이 보이는 섹터인 것에 이견은 없지만, 어려운 경쟁환경 속에서 개별기업 옥석을 가리는 것도 중요해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