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와 다르다'는 롯데리츠, 여전한 유통업 부진 우려
입력 2019.08.29 07:00|수정 2019.08.30 09:24
    공모규모 4000억원 수준, 코스피 상장 도전
    9월 수요예측 시작...'홈플러스와 다르다' 자신감
    성숙기 접어든 '유통업' 우려 불식이 관건일듯
    •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가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하면서 흥행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리츠는 앞서 올해 3월 상장을 철회한 홈플러스리츠의 공모 무산을 고려해 '차별점'부터 강조하고 있다. 업종과 지역을 안배하고 공모 규모를 크게 줄였다.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가 배당 및 안정지향 투자로 선회한 점은 공모 흥행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궁극적으로 부정적인 국내 유통업 전망에 대한 우려는 완전히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설명하느냐가 공모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롯데리츠의 밴드 기준 공모 예정금액은 4084억~4299억원이다. 공모 자금은 롯데쇼핑으로부터 매입할 리테일 부동산 매매 대금으로 활용한다. 롯데리츠는 오는 9월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후 10월 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앞서 홈플러스리츠가 상장 철회한 후 나온 대형 공모 리츠다 보니 자연스레 시장에서는 흥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롯데쇼핑 측은 홈플러스러츠와의 차이를 강조하며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롯데리츠가 지난 7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는 등 이때까지 준비 과정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많이 보였고, 홈플러스 등 기존 리츠와 차별점이 많아 결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 규모가 1조원을 넘은 홈플러스리츠와 달리 롯데리츠는 공모 규모가 4000억원 수준이다. 또 홈플러스리츠가 마트로만 자산을 구성했지만 롯데리츠는 마트, 백화점, 아울렛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는 설명이다.

      무엇보다 롯데쇼핑이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현물출자해 롯데리츠 지분 50%를 보유한 앵커투자자로 참여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리츠를 둘러싼 외부 환경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저금리 기조와 국내 증시 부진으로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얻는 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롯데리츠가 제시한 내년 예상수익률은 6.3~6.7%수준이다.

      다만 롯데리츠 또한 홈플러스가 풀지못한 숙제를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유통업 자체가 이렇다할 성장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운용사 일각에서 '이만한 투자처가 없긴 한데 또 리테일 리츠인가'라는 투덜거림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유통업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향후 매출성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임차인인 롯데쇼핑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 임대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안정성이 강조되는 리츠이지만 여전히 투자위험등급은 1등급(매우 높은 위험)으로 분류된다.

      리츠의 특성이 ‘중장기적인 안정적 투자’인 만큼 롯데리츠도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시장 침체가 빠른속도로 진행되면서 역설적이게도 ‘중장기적 안정성’에 대한 평가가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저금리가 계속되면서 '대박'은 없어도 어느정도 배당수익률이 제시되는 리츠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투자자들의 국내 공모 리츠시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홈플러스리츠도 장기 임대차 계약을 통한 7%안팎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내세웠으나 해외 기관투자자 등 투심을 끌지는 못했다.

      국내외 소비심리 저하로 백화점 및 할인마트의 실적부진은 숫자로 가시화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2분기 창사 이후 첫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쇼핑도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년대비 25.5%하락한 5970억원을 기록하는 등 실적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2011년 7.6%였던 영업이익률도 2018년 기준 3.4%까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3.3%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리츠가 편입하는 지방점포들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롯데리츠에 편입된 지방 점포들 대부분은 수익성에 대한 의문이 던져지고 있다. 롯데아울렛 청주점과 롯데마트 서청주점을 제외하고는 2017년 대비 2018년 매출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금융투자업 관계자는 "최근의 저금리 기조나 증시 부진 등 대내외 환경은 공모 리츠에 관심을 갖기 좋은 시기"라며 "홈플러스리츠의 실패 사례가 있다 보니 롯데쇼핑이 우량 물건을 현물출자까지 해서 구조를 짜는 등 차별화에 공을 들였는데, 현재 외부 환경은 일단 상장 적기로 보이기 때문에 결국 홈플러스리츠때와 마찬가지로 유통업에 대한 중장기적 불안함 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성공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