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스턴리뷰 M&A 체한 ST유니타스, 투자기회 잡은 베인캐피탈
입력 2020.05.15 07:00|수정 2020.05.18 09:39
    기존 NH투자증권 차입금 대응차 FI 물색
    프린스턴 M&A 차입금 두고 애먹어와
    경쟁사들 대출 형태로 검토한 사이, 바이아웃 구조 제시한 베인
    기존 창업자 업사이드 누리는 구조로 설계
    • 영어 교육 서비스 ‘영단기’, 공무원 시험 브랜드 ‘공단기’로 알려진 ST유니타스가 베인캐피탈로부터 투자유치를 두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올해 IPO가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기존 투자자인 NH투자증권의 대출 상환을 두고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베인캐피탈과 접점을 찾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T유니타스와 베인캐피탈 측은 투자 유치를 두고 막바지 협상을 진행 중이다. 과거 카버코리아 인수 및 매각, 휴젤 인수 등을 단행했던 베인캐피탈 PE본부 내에서 이번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신주 발행 형식을 통해 기존 대출 원리금을 상환하는 수준인 1500억원 내외에서 투자 유치를 추진 중으로, 투자 직후 기업가치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는 지난 2018년 매출 4171억원, 영업이익은 2700만원 수준을 기록했다.

      ST유니타스 측은 지난 연말부터 올해 3월경까지 숨가쁘게 신규 투자자 모집에 나섰다. 기존 NH투자증권 대출 차환을 위해서다. 회사는 지난 2018년 NH투자증권으로부터 일반 대출 45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550억원을 포함 총 1000억원을 대출했다. BW는 선순위 50억, 후순위 500억원 두 트랜치로 구성됐다. 해당 자금으로 지난 2017년 프린스턴리뷰 인수 과정에서 파인트리자산운용 등으로부터 고금리에 차입한 대출금을 갚았다.

      투자 유치 과정에서 양 측은 3년 내 상장(IPO)을 완수하지 못할 경우 투자자 측에 일정 금액을 지급해야하는 조건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일부 조건상 금리를 둔 트리거가 발동해 다소 높은 수준의 이자율을 NH투자증권 측에 물어야 했던 상황이었다. 해당 거래로 NH투자증권 측은 고금리의 이자 수익과 함께 상장 주관사 지위까지 따냈지만, 회사 측에선 연내 상장이 사실상 어려워진데다 이자부담이 커지다보니 새 투자자 물색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ST유니타스 측은 새 투자자 물색을 위해 나섰지만 조건 탓에 수차례 결렬됐다. 지난 2017년 약 1500억원을 투입한 미국 최대규모 입시교육업체 프린스턴리뷰 M&A로 인한 후유증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회사는 2015년 말에도 프랙시스캐피털 등으로부터 3년 내 IPO조건으로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상장에 실패하며 2018년 한 차례 투자자 교체를 단행하기도 했다. 특히 프린스턴리뷰 인수 과정에서 FI들은 고가 인수 등 문제로 반대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진다. 회사 측에선 지난 2018년 상장전 투자(Pre-IPO)유치 시도 당시만 해도 기업가치로 1조원 이상 높은 눈높이를 고수했지만, 이번 투자유치과정에선 3000~4000억원까지 눈높이를 낮추며 투자자를 물색했다.

      당장 NH투자증권 측의 차입금을 갚지 못할 경우 디폴트 상황에까지 몰릴 상황이다보니 주로 한계기업에 투자하는 펀드 중심으로 투자 유치를 검토해왔다. MBK 스페셜시츄에이션(SS) 펀드, 스틱 내 스페셜시츄에이션 펀드 등도 접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회사 측이 고금리 이자를 감내하더라도 투자금의 지분 전환을 막는 조건을 고수한 반면, 투자자 측은 안정성(Downside-Protection)을 고려해 이에 난색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때 과거 프린스턴리뷰 투자 경험이 있던 베인캐피탈 측에서 일종의 바이아웃 형태로 새로운 인수 구조를 제시했다.

      낙점된 베인 측은 기존 산정된 기업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회사에 투자하면서 향후 업사이드를 누릴 수 있는 방안으로 구조를 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인캐피탈 내 글로벌 네트워킹 등을 활용해 추후 IPO 등을 통해 회수 기회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설립자(founder)인 윤성혁 대표의 역량이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윤 대표가 계속 경영을 이끌면서 향후 회사 성장에 따라 일정정도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로 인센티브를 줬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대출금 상환에 실패하면 회사가 디폴트 아니냐는 위기론도 있었지만 파운더의 역량이 회사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보니 상호 이해관계를 맞춘 것”이라며 “프린스턴 리뷰 인수전까진 현금흐름이 괜찮은 회사였고, 프린스턴리뷰도 최근 온라인쪽으로 사업을 강화해서 점차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T유니타스 측은 "아직 협상이 진행중인 사안으로 투자유치 배경 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ST유니타스는 창업주 윤성혁 대표가 지난 2010년 설립한 회사로 올해 10주년을 맞는다. 설립 이후 2014년 스카이에듀('현현교육') 인수를 시작으로 대구한국공무원학원, 유스타 잉글리쉬어학원, 미용학원 뷰티르샤, 온라인 서점 북스리브로, 프린스턴리뷰 등 숨가쁜 M&A로 사세를 키웠다. 윤성혁 대표는 군입대 이전 베인앤드컴퍼니에서 컨설턴트로 경력을 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