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확보 돈 더 쓴다…개발자 공격 수혈하는 쿠팡
입력 2021.03.30 07:00|수정 2021.03.29 17:18
    쿠팡 내부선 "우린 커머스사 아니라 IT기업"
    개발자 인력 풀이 곧 회사 경쟁력이라 보고있어
    상장 조달 자금 등 통해 추가 영입 경쟁나설 전망
    • 쿠팡이 막대한 인센티브를 앞세워 개발자를 대거 영입하고 있다. 상장 조달 자금 중 상당부분을 개발인력 확보에 추가로 쓸 계획으로 전해졌다. 네이버·카카오·우아한형제들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개발자 영입전쟁을 이어가는 만큼 '우리는 그 이상을 해야 한다'는 기조가 깔려있다.

      기업들이 고액연봉과 스톡옵션 등 파격조건을 내걸고 치열한 개발자 영입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쿠팡의 기세가 무섭다. 이미 대규모 개발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규모를 더 키울 계획이다. 재무여건이 크게 개선된 데 이어 최근 미국 뉴욕증시에 성공적으로 입성하며 개발자 영입에 돈을 더 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쿠팡 내부선 '쿠팡은 커머스 기업이 아니라 IT기업이다'라는 인식이 있다. IT기업인 만큼 개발자가 곧 조직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보유한 IT 인력풀도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자부심이 엿보인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쿠팡 개발자 상당수는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 출신이다.

      어렵게 영입해온 만큼 대우도 업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이미 판교에 개발자를 위한 전용 사무실을 마련하는가 하면 최근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인공지능(AI) 담당 임원이 연봉 1.5배에 스톡옵션까지 받고 쿠팡으로 이직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신입 개발자 연봉도 초봉 6000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5년차 이상 개발 경력직 채용에는 입사 보너스 5000만원을 제시했다.

      데이터센터 관리, 인공지능 설계, 시스템 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 기본 업무에 더해 사업기획까지 총체적인 역할을 해야 해서 체감 노동강도도 센 편이다. 그래도 이들은 보통 2개월 이내로 회사가 원하는 수준 이상을 들고 온다는 후문이다.

      네이버·카카오·배달의민족 등 IT서비스 기반 기업들이 저마다 고액연봉과 스톡옵션 등 파격조건을 내걸고 치열한 개발자 영입 전쟁을 벌이는 상황이다. 업계선 '개발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 쓸 만한 개발자가 없다'고 말한다. 능력 있는 개발자가 희소하다는 점이 몸값 폭등 배경으로 지목된다.

      쿠팡은 이에 '우리는 경쟁사 그 이상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 어렵게 해외 출신 개발자를 영입해온 만큼 타사에 빼앗겨선 안 된다는 불안감도 있다.

      업계선 업계 최고를 요구하는 쿠팡의 인재 영입 공식이 회자된다. 쿠팡은 상장 전 사내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기 위해 사내 법무팀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꾸렸다. 상장 전 기준 사내변호사 수 50명 이상, 시일 내로 100여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기도 했다. 초대형 기업인 네이버가 20여명, 동종업계 사업자인 위메프가 10여명임을 고려하면 상당한 규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