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證, 채권 손실發 '트레이딩 부진' 언제 끝날까
입력 23.02.01 07:00
NH투자증권, 2022년 트레이딩 손실만 1661억원 예상
국공채 위주로 채권 담은 영향…금리변동성 유독 컸다
올해는 금리 안정화 예상…이익개선세 기대해볼 수 있나
다만 증권가, 이익증가폭 두고 신중한 태도 보이는 분위기
  • 채권운용에서 비롯된 대규모 손실로 인해 NH투자증권의 실적 부진이 지난 1년간 이어지고 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운용이익 변동성이 커 경쟁사 대비 손실이 컸다는 분석이다.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의 2022년 트레이딩 손실이 1661억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엔가이드가 예상하는 NH투자증권의 2022년 당기순이익(3052억원)의 50%가 넘는 규모다. 연말을 앞두고 금리가 하락하며 손실 폭이 줄긴 했지만 지난해 금리가 급등한 탓에 채권평가손실 누적 여파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은 가격변동이 컸던 국공채 위주로 채권을 담은 영향이라고 설명한다. 강원도 레고랜드 디폴트 사태 이후 자금시장이 빠르게 경색되면서 한국전력공사 및 공기업의 채권 입찰이 줄줄이 유찰됐는데 이에 시장 가산금리(스프레드)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경우 2년물 800억원을 발행하기 위해 민평금리에 90bp를 가산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1일 NH투자증권의 4분기 실적 관련 '운용에서의 눈높이 낮출 필요'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발간하고 "NH투자증권의 운용손익은 108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 증가하고 전년동기대비로는 35% 감소했을 것이다. 2022년 1분기부터 채권운용을 주축으로 실적 부진이 4분기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라며 "운용손익의 변동성 확대로 10월이 부진하고 11~12월이 회복되는 그림일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에 NH투자증권의 작년 순이익은 3017억원으로 전년도 대비 68.2% 감소할 전망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금리에 따른 이익 변동성이 큰 탓에 손실액이 많았고 3분기에 IB 관련 보유 자산 평가손실이 대폭 반영됐다. NH투자증권의 4분기 순이익은 676억원으로 컨센서스를 19.2%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 부진으로 거래대금이 줄었고 이에 수수료수익이 큰 폭으로 감소한 영향이다.

    NH투자증권은 선제적으로 ELS 운용규모를 축소하고 자체헤지 비중을 관리하면서 이익을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NH투자증권은 "당사는 우량 국공채 중심으로 크레딧 리스크를 관리하고 선제적으로 ELS 운용규모를 축소 및 지속적인 자체 헤지 비중 관리, 탄력적인 발행량 조정 등을 통해 손익 안정성을 제고하고자 노력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채권·외환·상품(FICC) 운용에 외국계 출신을 영입하며 전열 가다듬기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지난 26일 FICC 운용 전문가인 이성호 글로벌FI본부장(상무)을 신규 선임했다고 밝혔다. 이 상무는 삼성증권, 외국계 은행인 크레디아그리콜(CA) 등에서 FICC 관련 업무를 30년간 수행한 베테랑이다.

    증권가에선 NH투자증권의 2023년 트레이딩 이익 개선 추이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시장금리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이익 증가가 예상되나 그간의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한 증권사 금융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의 트레이딩 손실 폭이 작년보단 나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이익개선세가 실제로 어떻게 나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NH투자증권도 타사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헤지 전략을 썼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해 손실 폭은 타사 대비 컸다"라고 말했다. KB증권은 하반기 들어 채권 잔고를 줄이는 전략으로 시장 방어에 나섰는데 연간 손실 규모가 2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